[백준 서비스 종료 ⑨] 종료 3일 앞두고 마지막 글..."LLM이 문제 잘 푼다고 코딩 테스트 무의미하다는 의견에 동의 어렵다"
2026년 4월 26일
5분
백준 서비스 종료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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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 서비스 종료 ②] 백준 온라인 저지 운영자 최백준, 종료 배경 추가 입장 발표..."고민은 수년 전부터"
[백준 서비스 종료 ③] solved.ac, 백준 종료에도 난이도 정보 계속 제공..."별조각 10배 이벤트도 즉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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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 서비스 종료 ⑧] 백준 이후 어디로 가나...이용자들 대체 플랫폼 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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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BOJ를 1인 운영한 최백준 씨가 서비스 종료 직전 알고리즘 학습의 가치, 코딩 테스트의 본질, AI 시대 문제 해결 능력의 의미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백준 온라인 저지(BOJ) 운영자 최백준 씨가 서비스 종료를 3일 앞둔 25일, 게시판에 추가 글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번 글은 4월 15일 종료 공지, 16일 추가 해명에 이은 세 번째 공식 입장문으로, 종료 사유에 대한 설명이 아닌 알고리즘 문제 풀이의 가치와 코딩 테스트, 그리고 AI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담고 있다. 서비스 종료라는 무거운 국면 속에서도 코딩 테스트 무용론에 대해 분명한 반론을 제기한 점에서 개발자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백준 씨는 글 서두에서 모든 내용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종료 공지 이후 쏟아진 반응 중 LLM이 문제를 잘 풀어서 코딩 테스트가 의미가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한 문장이 이번 글의 핵심 메시지다.

정보올림피아드에서 BOJ까지, 문제 풀이가 키운 개발자
최백준 씨는 자신의 프로그래밍 이력을 처음으로 상세하게 공개했다. 그는 정보올림피아드를 시작으로 ICPC 대회에 출전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항상 콘솔 환경에서만 코딩을 해왔기에 인터랙티브한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이를 계기로 2009년 웹 프로그래밍을, 2010년 초부터는 iOS 앱 개발을 독학해 실제로 꾸준한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그가 강조한 것이 특정 알고리즘이나 자료구조의 활용이 아니라, 문제를 풀면서 체득한 사고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최백준 씨는 문제를 풀 때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구현 방법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이러한 경험이 다른 분야의 프로그래밍에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특정 알고리즘의 사용보다 꾸준한 프로그래밍 경험과 생각의 깊이가 더 중요했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물론 알고리즘을 직접 활용한 경험도 있었다. 그는 BOJ 기능을 만들 때 다이나믹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적은 없지만, 일직선 상에 겹치는 선분의 개수를 세는 알고리즘을 사용한 적은 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이론으로만 배운 알고리즘이 실무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 16,500원 가상 서버에서 시작된 BOJ, 디버깅 능력이 키웠다
최백준 씨는 BOJ의 기술적 성장 과정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BOJ의 초창기는 월 16,500원짜리 가상 서버 호스팅에서 오픈소스 온라인 저지인 hustoj를 활용해 운영하던 소규모 서비스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보면서 시스템 전체를 다시 구현했고, 이때 hustoj 측의 허가를 받아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아 비효율적인 코드도 문제없이 돌아갔지만, 이용자가 늘면서 성능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 것이 알고리즘 문제 풀이에서 익힌 디버깅 능력이었다고 최백준 씨는 강조했다. 문제를 제출하고 틀렸을 때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단련된 디버깅 역량이 BOJ의 코드 디버깅은 물론, 로드 밸런싱이나 데이터베이스 서버 오류 같은 인프라 수준의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표현한 과거 UCPC 서버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디버깅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 사람이 16년간 대규모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 알고리즘 학습을 통해 쌓은 문제 해결 능력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고백이다.
"코딩 테스트의 목적은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을 뽑기 위함이 아니다"
최백준 씨는 코딩 테스트의 본질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딩 테스트의 목적은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을 뽑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만약 그런 목적이라면 프로그래밍 대회를 열면 된다는 것이다. 코딩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 되어 있는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과 구현 능력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이러한 목적 때문에 코딩 테스트에 사용되는 알고리즘과 자료구조의 범위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변별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어려운 알고리즘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코딩 테스트의 본래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또한 좋은 코딩 테스트 문제는 단순히 문제를 위한 문제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서 마주하는 상황에 조건을 추가하면서 만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코딩 테스트의 한계도 인정했다. 그는 코딩 테스트가 만능은 아니라며, 짧은 시간 안에 제한된 형태의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모두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코딩 테스트를 잘 풀지 못하더라도 뛰어난 개발자는 많이 존재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코딩 테스트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과 한계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시각이다.
AI 시대에도 문제 해결 능력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AI에 대한 최백준 씨의 입장은 명쾌했다. 그는 LLM이 존재한다고 해서 코딩 테스트가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코딩 테스트라는 형식이 사라질 수도 있고, 더 나은 평가 방법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 자체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문제는 BOJ나 코딩 테스트의 문제가 아니다. 주어진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기능을 구현하는 것, 서비스가 느려지는 원인을 찾고 개선하는 것, 오류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것 등 실제 개발 현장에서 마주하는 모든 종류의 문제를 의미한다. 알고리즘 문제 풀이는 이러한 범용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하나의 경로라는 것이다.
최백준 씨는 문제 해결을 알고리즘과 풀이를 암기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그러한 접근과 자신이 강조하는 사고력 중심의 문제 해결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시사했다.
"접근성이 낮아진다고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글의 마지막은 짧지만 함축적인 두 문장으로 마무리되었다. 접근성이 낮아진다고 해서 쉬워지는 것은 아니며, 아는 것이 있을수록 활용할 수 있는 폭은 상상 이상으로 넓어진다는 것이다. AI가 코딩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지만 그것이 곧 개발의 본질적인 어려움까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그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 역량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진다는 역설을 담고 있다.
종료 직전 남긴 철학적 유언, 커뮤니티 반응은
이번 글은 앞선 세 차례의 공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서비스 운영이나 종료 절차에 대한 안내가 아니라, 16년간 알고리즘 문제 풀이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철학을 정리한 일종의 에세이다. 자신이 정보올림피아드 출신이되 최상위권은 아니었고, 웹이나 iOS 개발에서도 이름을 날린 사람은 아니었다고 겸손하게 밝히면서도, 문제 풀이를 통해 체득한 사고력이 BOJ라는 서비스를 16년간 혼자 운영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고백은 울림이 크다.
앞서 일부 언론은 BOJ의 종료를 AI 시대 코딩 테스트 무용론의 연장선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백준 씨의 이번 글은 그러한 해석에 대한 직접적인 반론으로도 읽힌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당사자가 오히려 알고리즘 학습과 코딩 테스트의 가치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종료의 원인이 코딩 테스트의 쇠퇴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BOJ는 종료를 하루 앞둔 오늘 저녁 6시부터 마지막 대회 Good Bye, BOJ가 개최되며, 4월 28일을 끝으로 16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다. 최백준 씨의 이번 글이 BOJ 게시판에 남는 마지막 공식 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전호재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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