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 침수 위험, 실시간으로 감시한다...국가유산청·국립재난안전연구원, 문화유산에 첫 침수계측장비 시범 설치...계측 데이터를 침수모니터링시스템 'RAINSYS'와 실시간 연동해 상시 예측
안동 하회마을에 문화유산 첫 침수계측장비가 설치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함께 세계유산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침수계측장비를 시범 설치한다고 지난 7월 21일 밝혔다. 문화유산 현장에 이런 장비를 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침수계측장비란 비가 내려 물이 얼마나 차오르는지를 자동으로 재는 장치로, 이번에 설치되는 장비는 잰 정보를 실시간으로 재난 당국의 감시 시스템에 보내 침수 위험을 미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두 기관은 실시간 감시와 예측을 통해 문화유산의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위험에 미리 대비하는 재난 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의 밑바탕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두 기관은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문화유산의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지난해 펴낸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강수강도와 호우일수, 시간당 50mm 이상 비가 쏟아지는 횟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일이 잦아질수록, 오래된 문화유산이 물에 잠길 위험도 함께 커진다. 특히 나무와 흙으로 지은 전통 건축물은 물에 잠기면 손상되기 쉽고, 한 번 훼손되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문화유산 현장에서 침수 위험을 더 정밀하게 살피고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두 기관의 설명이다.

낙동강이 감싸 안은 하회마을, 침수 위험 큰 지역
시범 설치 대상지인 안동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듯 휘돌아 흐르는 지형이다. 이런 지형 탓에 여름철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 마을이 물에 잠길 위험이 큰 곳으로 꼽힌다.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조선시대 마을의 모습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러한 하회마을의 원형을 지키고 재난에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크다고 보아, 여러 문화유산 가운데 이곳을 우선 설치 대상지로 정했다.
연구원이 직접 만든 장비...예산 적게 들고 설치 간편
이번에 설치되는 침수계측장비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침수예측연구팀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장비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장비는 시중에서 파는 기존 제품보다 예산이 훨씬 적게 들어 만들기와 설치가 간편하고, 들인 비용에 견줘 효율이 높다. 장비는 설치 방식에 따라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계측 장치와 지지 구조물을 한 몸으로 짠 '일체형'이고, 다른 하나는 장비를 상자 모양 함체에 담아 세운 '함체형'이다. 두 형태 모두 현장 여건에 맞춰 세워, 마을 곳곳의 물이 차오르는 상황을 살피게 된다.
RAINSYS와 실시간 연동...침수 위험 상시 감시
장비가 잰 데이터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침수모니터링시스템 'RAINSYS(레인시스)'와 실시간으로 이어진다. RAINSYS는 여러 지점에서 모은 침수 정보를 한데 모아, 물이 차오르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고 앞으로의 위험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계측장비가 현장에서 잰 수치를 이 시스템으로 곧바로 보내면, 하회마을의 침수 위험을 24시간 감시하고 미리 대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현장에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도 물이 위험한 높이까지 차오르는 상황을 떨어진 곳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방식의 강점이다. 그동안 문화유산의 침수 위험은 현장 점검이나 비가 그친 뒤의 확인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사업은 침수 위험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그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 분석할 수 있는 계측장비를 문화유산 현장에 처음 적용하는 사례다.
두 기관은 연구형 책임운영기관으로, 2025년부터 문화유산 재난관리를 위한 협력체계를 만들어 왔다. 책임운영기관이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도록 운영의 자율성을 넓게 부여한 정부 기관을 말한다. 두 기관은 그동안 문화유산의 침수 위험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미리 대응할 방안을 함께 논의해 왔으며, 이번 시범 설치는 그 협력이 맺은 첫 결실이다.
전국 주요 문화유산으로 확대 방침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번 시범사업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의 협력을 넓혀, 문화유산 침수 감시 체계를 다른 문화유산 현장으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두 기관은 이번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문화유산으로 장비 보급을 늘려, 촘촘한 재난안전망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여러 문화유산에 장비가 설치되면 각 현장의 침수 정보가 한 시스템으로 모여, 어느 곳이 위험한지를 한눈에 견주며 대응 순서를 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통신분과 김민재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