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기술진흥원2026 제7회 청소년 IT경시대회 개최안내

충남과학고 성지원, 변이에도 안 변하는 '바이러스 약점' 찾는 파이프라인 개발해 청소년 IT학술대회 대상...알려진 표적에 기대지 않고 서열만으로 치료 표적 후보 추천, 여러 ssRNA 바이러스로 확장 가능성 확인

충남과학고 성지원 학생이 바이러스 치료 표적을 찾는 도구를 개발해 대상을 받았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충남과학고등학교 성지원 학생이 2026 하계 청소년 IT학술대회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트랙에서 대상을 받았다. 수상 논문의 제목은 '보존 구간 기반의 ssRNA 바이러스 치료 표적 탐색 지원 파이프라인 개발'이다. 바이러스가 아무리 변이해도 잘 변하지 않는 부위를 컴퓨터로 찾아, 치료제가 공격할 만한 표적 후보를 추천해 주는 분석 도구를 만든 연구다.
ssRNA 바이러스는 단일 가닥 RNA로 유전 정보를 담은 바이러스로, 코로나19를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여기에 속한다. 성지원 학생이 다룬 생물정보학은 생물학 문제를 컴퓨터와 데이터 분석으로 푸는 분야다. 파이프라인은 여러 분석 단계를 자동으로 이어 붙인 처리 흐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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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과학고등학교 성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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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서 시작된 질문..."변하지 않는 약점을 찾아라"

연구의 뿌리는 중학생 때 겪은 코로나19였다. 성지원 학생은 당시 매일 확진자 그래프를 보며 걱정하다 직접 확진돼 심한 고통을 겪었고, 그때부터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고 했다. 고등학교 생명과학 수업에서 바이러스의 빠른 변이가 백신이나 치료 전략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의문이 생겼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모두 높은 새 바이러스가 나타나 변이를 거듭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이 분야는 가르쳐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성지원 학생은 고교 3년 동안 생물정보학과 바이러스학, 면역학에 관심을 갖고 자료와 논문을 직접 찾아 해석하며 한 줄씩 공부해 왔다고 했다. 수천 번 코드를 고치고 수만 번 실행하며 지금에 이르렀다며, 이번 수상이 스스로 선택해 걸어온 연구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전문가들에게 확인받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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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하기 때문에 치료제가 공격하는 부분까지 변하면 약효를 잃는다는 데 주목했다. 다만 모든 부분이 똑같이 변하는 것은 아니어서, 종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교적 오래 보존되는 부위가 있다. 성지원 학생은 이를 "자신을 감추려고 계속 모습을 바꾸는 범인이 쉽게 바꾸지 못하는 약점을 찾는 일"에 빗댔다. 그래서 수많은 바이러스의 유전 서열을 비교해 변이가 적은 부분을 찾고, 표면 단백질의 특성을 평가해 항체나 치료제가 공격하기 좋은 부위를 골라내는 도구를 개발했다.

알려진 표적에 기대지 않는다..."다음 표적을 찾는 법"

성지원 학생은 이 도구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이미 밝혀진 표적 정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점을 꼽았다. 항체가 인식하는 표적 부위를 에피토프라고 하는데, 기존 도구들은 대체로 알려진 에피토프가 새 변이에도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보고 "여기가 아직 남았으니 표적하자"는 식으로 접근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이미 알고 있는 표적이 모두 변이돼 버렸을 때 다음 표적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풀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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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표면의 특징을 유전 서열만으로 직접 평가해 표적할 부위를 추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성지원 학생은 이 아이디어가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2년에 걸쳐 한 기능씩...컴퓨터로만 분석

이 연구는 처음부터 지금의 도구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발전했다. 교내 활동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보존 서열을 찾는 비교적 단순한 도구를 먼저 만들었고, 새로운 질문과 한계가 나타날 때마다 기능을 하나씩 더해 지금의 도구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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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실제 실험 대신 컴퓨터로 수행하는 분석으로 진행됐다. 문헌 연구로 생물학적 평가 기준을 세우고, 공개된 대규모 서열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 표적을 발굴한 뒤 머신러닝으로 유효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도메인 정의와 일부 설정만 바꿔 메르스, 니파, 지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표적까지 뽑아냄으로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뿐 아니라 다양한 ssRNA 바이러스에 두루 쓸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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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과정은 고됐다.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 등을 돌릴 때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자리를 뜨지 못해 동이 틀 때까지 모니터를 지켜보는 날이 이어졌다고 했다. 코드 오류로 파이프라인이 멈추면 고쳐서 처음부터 다시 돌리는 일을 수천 번 반복했다.

읽었던 논문의 표적이 다시 나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자신이 과거에 읽은 논문 속 치료 표적과 같은 후보가 파이프라인에서 나온 때를 꼽았다. 2학년 때 사스코로나바이러스1의 표적이던 부위가 17년 뒤 유행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도 보존돼 있어 이를 노려 항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읽었는데, 이 논문이 파이프라인 개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시간이 지나 그가 직접 만든 도구에서 같은 서열이 후보로 도출된 것이다. 성지원 학생은 "이것만으로 성능이 모두 검증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흥미롭게 읽었던 논문이 준 아이디어로 개발한 도구에서 같은 표적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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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시간이나 피로가 아니라, 파이프라인이 추천한 서열이 진짜 적합한지를 실험으로 입증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최선을 다해 평가 기준을 세우고 구상대로 작동하는 파이프라인을 완성한 뒤에도, 실험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는 사실에 도구가 큰 허점을 가졌거나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럴 때 한 특강에서 만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대희 센터장의 말이 큰 힘이 됐다. 고등학생이 세상에 없던 도구를 만들었는데 허점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니, 실험 검증을 하지 않았음을 당당히 밝히고 한계를 분명히 강조하라는 조언이었다. 그런 도구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중요하니 표현에 있어 겸손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성지원 학생은 이 말을 붙잡고 논문을 완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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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사인 백정현 교사의 지도 방식도 언급했다. 백 교사가 논문을 직접 고쳐 주는 대신 어떤 점을 고민해 보면 좋을지를 늘 짚어 주었고, 그 안에 수정 방향이 담겨 있어 스스로 깨닫고 고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도구가 신약 개발에서 표적 후보를 빠르게 탐색하고 실험 검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 더 많은 서열과 실험 데이터가 쌓이면 평가 기준과 가중치를 보완해 더 정교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논문을 쓰는 이들을 향해서는 어려운 용어로 대단해 보이게 하려 하기보다, 일반인도 흐름을 따라 읽으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문장으로 쓰는 연습을 권했다. 대학생이 되면 도구가 뽑은 서열을 실제 세포·동물 실험으로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번 대상이 연구의 마침표라기보다 더 큰 질문에 도전해 보라는 격려라고 받아들였다. 성지원 학생은 "당장의 결과만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말 궁금한 질문이 있다면 실패하더라도 그 안에서 질문을 찾아 계속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여러 선생님과 학교 밖 연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한 문장으로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그 길을 처음 내딛는 도전과 혁신이라고 믿는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디지털인문학분과 남유리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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