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OS "구글, GPLv2 명백히 위반"...픽셀 커널 소스 공개 방식 논란
깃 태그 공개 대신 구글폼 신청·드라이브 배포로 전환
[한국정보기술신문] 프라이버시 특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그래핀OS(GrapheneOS)가 구글이 오픈소스 라이선스인 GPLv2를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구글이 픽셀 스마트폰의 커널 소스 코드 공개 방식을 기존 자동 배포에서 수작업 신청 방식으로 바꾸면서, 그동안 자유롭게 소스를 내려받아 개발하던 커뮤니티가 큰 제약을 받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래핀OS는 지난 8일 자사 마스토돈 계정을 통해 "구글이 특정 소스 코드를 깃(Git) 태그로 공개하던 방식을 구글폼(Google Forms) 신청 후 구글 드라이브로 받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고, 요청 처리 속도도 점점 느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구글은 GPLv2를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 공개에서 '신청·대기'로
문제의 핵심은 리눅스 커널 소스 코드다. 커널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잇는 저수준 코드로, 구글은 GPLv2 라이선스에 따라 이 코드를 반드시 공개할 법적 의무가 있다. 과거 구글은 픽셀 커널 코드를 공개 개발자 플랫폼에 자동으로 갱신해 올렸고, 전체 변경 이력(커밋 로그)과 함께 기기 트리, 드라이버 바이너리까지 제공해 GPLv2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소스를 개방해 왔다.
그러나 그래핀OS에 따르면 구글은 이제 개발자가 구글폼으로 커널 소스를 직접 신청하고 수 주간 기다려 구글 드라이브 링크를 받도록 절차를 바꿨다. 게다가 변경 이력은 하나의 파일로 압축돼 사실상 읽기 어려운 형태로 제공된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커밋 내역을 살펴보던 기존 방식과 크게 달라진 셈이다.
보안 패치 지연 우려
이러한 변화는 커스텀 롬(사용자 제작 OS) 개발에 이중의 병목을 만든다. 그래핀OS 같은 대체 운영체제는 커널 소스를 받아 시험을 마친 뒤에야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와 보안 패치를 배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스 확보에 수 주가 걸리면 그만큼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보안 패치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운영체제일수록 타격이 크다. 커널 없이는 커스텀 롬이 정상 작동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변경은 개발 전 과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된다.
영향은 그래핀OS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픽셀은 부트로더 잠금 해제, 검증 부팅, 티탄급 보안 요소 등 대체 운영체제를 올리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춰 그동안 커스텀 롬 개발자들에게 사실상 표준 실험 기기로 쓰여 왔다. 소스 접근이 까다로워지면 픽셀을 기반으로 초기 빌드를 시험하고 대체 OS를 검증하던 개발 관행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논란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개방성을 점차 줄여 온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16 배포 시점부터 AOSP(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기준 기기를 픽셀에서 '커틀피시(Cuttlefish)'라는 가상 기기로 바꾸고, 픽셀의 기기 트리와 드라이버 바이너리 제공을 중단했다. AOSP 소스 공개 주기도 연 2회로 축소한 바 있다. 그래핀OS 측은 "픽셀 10은 자체 칩으로 옮겨가며 오히려 더 많은 부분을 개방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움직였다"며 "픽셀 지원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반 여부' 놓고는 시각차
다만 이번 방식 변경이 곧바로 라이선스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GPLv2가 소스 코드 제공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소스를 배포 후 3년간 요청에 응하도록 하는 조항을 두고 있어 신청 절차를 마련한 것 자체를 곧바로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아직 법적 판단이나 구글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는 '위반'보다 '개방성 후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구글은 수작업 절차로 바꾼 이유나 대기 시간 단축 계획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래핀OS, 모토로라와 손잡아
그래핀OS는 이러한 제약을 피하기 위해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모토로라와의 장기 협력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픽셀 전용이던 그래핀OS는 모토로라 기기로 지원 범위를 넓히게 되며, 모토로라는 구글의 배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소스 코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래핀OS는 구글의 폐쇄적 전환이 "모토로라가 먼저 협력을 제안하도록 직접적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래핀OS를 정식 지원하는 모토로라 기기는 하드웨어 메모리 태깅 등 엄격한 보안 요건을 갖춘 차세대 제품으로, 2027년께 출시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픽셀 이용자는 기존 방식대로 지원을 받게 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최수하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