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조소혜·국민대 류서현, '취향 넓히는' 책 추천법으로 대학생 IT논문경진대회 디지털인문학 대상...작품을 정서·속도 등 여러 축으로 쪼개 '부분 전환 추천' 중간지대 제안, 읽는 순서 따라 추천 달라지는 방향의존성도 확인
조소혜·류서현 연구팀이 취향을 넓히는 책 추천법으로 대상을 받았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대구한의대학교 조소혜 학생과 국민대학교 류서현 학생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2026 하계 대학생 IT논문경진대회 디지털인문학 트랙에서 대상을 받았다. 수상 논문의 제목은 '독서 취향 확장을 위한 축 분석 기반 작품 추천 방식의 예비적 연구'다. 연구팀은 좋아하던 취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한 걸음 새로운 책으로 옮겨 갈 수 있게 돕는 추천 방식을 제안했다.
책이나 영화를 골라 주는 추천 시스템은 그동안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정확히 맞히는 데서 출발해, 최근에는 다양성·참신성·의외성처럼 접해 보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다양성은 추천 목록이 서로 얼마나 다른가를, 참신성은 얼마나 새로운가를, 의외성은 예상 밖의 것을 얼마나 잘 건네는가를 뜻한다. 연구팀은 이런 흐름이 결과가 얼마나 다양하고 새로운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취향의 어떤 요소를 지키고 어떤 요소를 바꿔야 새 작품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연구팀은 작품과 독자의 취향을 여러 특성의 조합으로 바라본 점, 그리고 취향을 모두 유지하거나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닌 중간 영역을 조절 가능한 대상으로 제안한 점을 이 연구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았다.

"취향은 유지하되 한 걸음 새롭게"...중간지대 제안
연구는 '내가 좋아하는 책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내 취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조금 새로운 책을 추천받을 수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같은 책을 좋아하더라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연구팀은 작품을 장르나 키워드로만 나누는 대신 정서, 전개 속도, 관계성 같은 여러 특성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연구팀은 두 작품이 거의 비슷한 경우와 너무 다른 경우 사이에, 일부 취향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경험하는 '부분 전환 추천'이라는 중간 영역을 제안했다. 조소혜 학생은 이 연구가 "계속 비슷한 책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으면서도 한 단계 새로운 책을 찾아 주는 취향 확장형 추천 방식을 연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7개 축으로 쪼개다...A·B·C 세 단계로
연구팀은 단편소설 10편을 골라 각 작품의 특성을 정서 톤, 전개 속도, 사유 강도, 관계 중심성 등 7개의 기본 축으로 구조화했다. 이 축을 이용해 작품 사이의 거리를 재는 공식을 세우고, 두 작품 사이의 추천 관계를 완전 유사 추천(A), 부분 전환 추천(B), 과도 전환 추천(C)의 세 단계로 나눴다. A에서 C로 갈수록 두 작품 사이를 옮겨 가는 폭이 커진다.
연구팀은 공식으로 계산한 거리와 실제 평가자가 느끼는 거리를 따로 뽑아 견주며 판정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이때 기본 축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체감 차이가 나타나, 논의를 거쳐 5개의 보정 축을 더해 보완했다. 마지막으로 기준 작품을 하나씩 뺀 채 규칙을 다시 만들어 빠진 작품에 적용해 보는 방식으로, 규칙이 지금 자료에만 지나치게 맞춰진 것은 아닌지도 검증했다. 이렇게 90개의 방향 쌍을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거리별 구분과 중간지대의 존재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 공식이 성립한다는 것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고 봤다.

같은 두 책도 읽는 순서 바꾸면 다르다..'방향의존성' 발견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뜻밖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예비 평가에서 한 평가자는 작품 쌍을 방향까지 따진 90개의 쌍으로, 다른 평가자는 방향을 묶은 45개의 쌍으로 이해해 서로 다른 평가를 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방향 쌍'이라는 관점을 새로 끌어냈다. x라는 책을 읽고 y를 비교할 때와, y를 읽고 x를 비교할 때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조소혜 학생은 "작품 사이의 기본 거리값 자체는 방향을 바꿔도 같지만, 실제 평가에서는 서로 다른 범주로 판단되는 경우가 나타났다"며 "추천을 단순한 작품 간 거리가 아니라 독자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가의 문제로도 볼 수 있겠다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방향을 명시적으로 나눠 다시 평가하느라 기간은 늘었지만, 이 발견 덕분에 오히려 좋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사람마다 다른 취향 경계...영화·음악으로 확장도
연구팀은 핵심 결론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부분 전환 추천(B)이 A와 C 사이에서 조절 가능한 중간 범주로 쓰일 가능성을 확인했고, 같은 작품과 지표를 써도 사람마다 추천을 받아들이는 경계가 다를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어느 작품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추천 결과가 달라지는 방향의존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고정된 기준보다 독자별 허용 범위를 반영한 개인화 추천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활용 방안으로는 독자가 자신의 취향을 조금 더 넓게 탐색하도록 돕는 추천 경험을 첫손에 꼽았다. 연구팀은 독자가 직접 추천의 범위와 방향을 조절하는 도서 추천 앱을 만들거나, 기존 전자책·독서 플랫폼에 부분 전환 추천 기능을 얹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작품을 여러 축으로 쪼개 두 콘텐츠 사이의 이동 정도를 재는 방식인 만큼, 축을 다시 정의하면 영화·드라마·음악 같은 다른 콘텐츠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두 사람이 함께 작품을 읽고 분석하며 방향과 기준을 계속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소혜 학생이 전반적인 설계와 기본 축·가중치 설계, 평가와 데이터 분석을 맡아 중심을 잡았고, 류서현 학생은 선행연구와 독서·추천 흐름 조사, 후보 축 보완, 발표 자료 구성과 시각화를 맡았다. 연구팀은 서로 전공과 관점이 다른 만큼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역할을 나누되 교차 검토로 하나의 연구로 이었다고 밝혔다.

조소혜 학생은 이번 연구가 가능성을 살펴본 예비 연구에 가깝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측정 신뢰성 강화와 외적 타당성 검증을 거쳐 실제 서비스 구현으로 단계를 넓혀 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논문을 쓰는 이들에게 "집필보다 그 이전의 연구 과정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발견되는 한계를 외면하지 않고, 이를 줄이거나 확인할 검증 절차를 함께 설계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류서현 학생은 사실상 처음 제대로 써 본 논문이었다며 "읽는 것과 쓰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비슷한 논문을 많이 읽으며 구조와 표현 방식을 함께 살피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 하기보다 수정과 피드백을 거치라고 권했다. 연구팀이 독자에게 남긴 한 문장은 이렇다. "다음에 펼칠 페이지에 아직 몰랐던 나만의 취향이?!"
연구팀은 대회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조소혜 학생은 "연구 대회에서의 경쟁은 다른 참가자와 겨루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가 얼마나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필요성과 확장성을 보여 줄 수 있는지를 스스로 겨뤄 보는 의미"라고 말했다. 류서현 학생은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을 특히 고마워하며 "결과가 어떻든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후회 없이 도전하다 보면, 그 경험들이 쌓여 언젠가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디지털인문학분과 남유리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