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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신입 채용서 학력 제한 전면 폐지...17일 수시채용부터 실력·성장 가능성 중심 선발...최태원 회장 'AI 인재상' 따라 설계 등 주요 직무 세 자릿수 대규모 채용

SK하이닉스가 신입 수시채용부터 학력 제한을 없앤다.
[한국정보기술신문] SK하이닉스가 6월 17일 시작되는 신입사원 수시채용부터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맞춰 학력 장벽을 허물고, 실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인재를 뽑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채용 혁신이 AGI(일반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AGI는 사람처럼 여러 분야의 문제를 두루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말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채용 공고에 적혀 있던 '4년제 학사 학위 이상 지원 가능' 같은 학력 자격 요건은 모두 사라진다. 지원자가 갖춘 경험과 직무 역량, 기업문화와의 적합성이 맞으면 학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 수시채용이란 정해진 시기에 한꺼번에 인력을 뽑는 공개채용과 달리, 필요한 직무에 맞춰 그때그때 사람을 선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치를 학력이라는 기준 하나를 더 본 것이 아니라, 그 기준을 아예 없애고 직무 수행 역량과 성장 가능성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채용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경험과 역량을 갖췄더라도 학력이 자격 요건에 못 미쳐 지원조차 하지 못하던 인재들에게 문을 열어 주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바뀌는 AI 기술 환경 속에서 정형화된 조건만으로는 미래 인재의 경쟁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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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회장의 'AI 인재상'…핵심은 '3대 근육'

이번 변화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AI 시대 인재상과 맥을 같이 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이른바 '3대 근육'을 제시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생각 근육', 빠르게 바뀌는 기술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적응 근육',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협업하는 '공감 근육'이 그것이다. 신체의 근육처럼 평소에 길러 두어야 하는 핵심 역량이라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미래 인재들의 경쟁력은 특정 학위나 정형화된 스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채용 기준을 혁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펙은 학력이나 자격증, 점수처럼 취업을 위해 갖추는 조건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학력 제한 폐지가 최 회장이 제시한 인재상을 채용 현장에 실제로 적용한 첫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설계' 등 주요 직무 세 자릿수 대규모 선발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번 수시채용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이끌 '설계' 직무를 비롯한 주요 분야에서 수시채용으로는 이례적으로 '세 자릿수' 규모의 대규모 선발을 진행한다. 설계는 반도체 칩의 구조와 동작 방식을 짜는 일로, 반도체 개발의 핵심 단계로 꼽힌다. 보통 수시채용은 필요한 만큼만 소수를 뽑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처럼 100명 단위로 인력을 선발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SK하이닉스는 잠재력이 큰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잠재력을 지닌 신입사원을 대거 선발해 청년 고용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인재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지속해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선발은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AI 연산에 쓰이는 메모리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하려면 설계를 비롯한 핵심 직무에서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학력 요건을 없애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의 폭을 넓히고 동시에 채용 규모까지 키운 것은 우수한 인재를 한발 앞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류 접수 17~23일…홈페이지서 일정 확인

이번 신입사원 수시채용의 서류 접수는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약 일주일간 진행된다. 지원 방법과 상세한 전형 일정은 SK하이닉스 채용 홈페이지(talent.skhynix.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력을 보지 않고 사람을 뽑겠다는 시도가 채용 시장에서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기업이 주요 직무에서 학력 요건을 전면 없애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정보기술(IT)·반도체 업계에서는 학위보다 실제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흐름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 조치는 그러한 변화를 대기업 차원의 공식 채용 기준으로 끌어올린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학력 요건을 없앤다고 해서 선발 기준 자체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직무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위라는 한 줄의 정보가 사라진 자리를 경험과 실력, 잠재력을 가려내는 더 정교한 평가가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채용에서 실제로 어떤 인재가 선발되고 새 제도가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채용이 마무리된 이후에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시도가 다른 기업으로도 번질지, 채용 시장의 학력 중심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권가영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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