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바다생물이 붓 되는 추상화 도구 '스플래시 캔버스' 공개...'블롭 오페라' 만든 데이비드 리 신작, 제미나이·처프로 말 거는 다섯 생물이 그림 평까지...물감처럼 번지는 유체 효과에 실시간 소리, 웹브라우저서 바로 체험
구글이 AI 바다생물을 붓 삼아 그리는 추상화 도구를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구글(Google)의 예술·문화 플랫폼 '구글 아츠 앤 컬처(Google Arts & Culture)'가 인공지능(AI) 바다생물을 붓처럼 사용해 추상화를 그리는 새로운 디지털 그림 도구 '스플래시 캔버스(Splash Canvas)'를 6월 18일 공개했다. 스플래시 캔버스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그림 도구로, 화면 위를 헤엄치는 문어와 오징어, 거북이 등이 사용자의 붓이자 미술 선생님 역할을 한다. 추상화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고 색과 형태만으로 표현하는 그림을 말한다.
이 도구를 만든 사람은 컴퓨터 기술을 말랑말랑하고 엉뚱한 디지털 장난감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알려진 작가 데이비드 리(David Li)다. 그는 앞서 노래하는 물방울 캐릭터 '블롭 오페라(Blob Opera)'와 첼로 연주를 흉내 내는 새 캐릭터 '비올라 더 버드(Viola the Bird)' 등을 선보인 바 있다. 구글에 따르면 블롭 오페라는 전 세계 200여 개 나라에서 1억 번 넘게 이용됐고, 비올라 더 버드 역시 첼로풍 연주로 많은 이용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는 그가 가상의 그림 그리기로 눈을 돌려 스플래시 캔버스를 내놨다.

문어·오징어·거북이가 붓...칠하고 섞고 지우는 역할 나눠
스플래시 캔버스에는 다섯 마리의 바다생물이 등장하며, 저마다 맡은 역할이 다르다. 문어 '스플로시(Splosh)'와 '스플리시(Splish)', 오징어 '스플랫(Splat)'을 화면에서 끌고 다니면 선명한 색이 물감처럼 화면에 퍼진다. 그림을 고치고 싶을 때는 거북이 '스머지(Smudge)'로 색을 부드럽게 섞고, 거북이 '스크레이프(Scrape)'로 그림을 지우고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 생물들을 붓처럼 움직이며 자유롭게 추상화를 완성하면 된다.
이 바다생물들은 단순한 붓에 그치지 않는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와 음성 기술 '처프(Chirp)'가 더해져 저마다 성격을 갖게 됐고, 사용자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실시간으로 말을 건다. 그림에 대한 장난스러운 평을 하거나 미술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제미나이는 글·그림 등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 모델을, 처프는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음성 합성 기술을 가리킨다. 생성형 AI란 사람의 요청에 따라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AI를 말한다.
결국 바다생물 하나하나가 붓이면서 동시에 그림을 평가하는 비평가 역할을 함께 맡는 셈이다. 구글은 스플래시 캔버스를 화면을 만지는 손동작과 눈으로 보는 그림, 귀로 듣는 소리와 대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멀티모달(multimodal)'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멀티모달이란 글·소리·영상처럼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를 한꺼번에 다루는 방식을 말한다. 화면에 색을 칠하는 단순한 동작에 AI의 말과 소리가 실시간으로 얹히면서, 사용자가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작업하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그림 끝나면 "어디에 걸까"...미술관·치과·기념카드 중 선택
그림을 다 그린 뒤에는 작품을 어디에 두면 좋을지 고르는 단계가 이어진다. 사용자는 자신의 작품이 미술관에 걸릴 만한지, 치과 대기실에 어울릴지, 아니면 기념일 카드에 들어가면 좋을지 등을 직접 정할 수 있다. 진지한 창작 도구라기보다 누구나 가볍게 즐기며 추상화를 만들어 보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유체 효과에 실시간 소리까지...브라우저서 구현
스플래시 캔버스는 여러 기술을 한데 묶은 체험형 도구다. 구글에 따르면 이 도구는 절차적 그림 물리, 실시간 기계학습, 제미나이·처프 기반의 생성형 대화 기능을 결합해 웹브라우저에서 곧바로 작동한다. 절차적 그림 물리란 미리 그려 둔 그림을 불러오는 대신, 정해진 규칙(절차)에 따라 물감의 움직임을 그때그때 계산해 만들어 내는 방식을 말한다. 기계학습은 컴퓨터가 많은 자료를 스스로 익혀 규칙을 찾아내는 AI 기술을 가리킨다.
특히 데이비드 리는 가상의 액체 물리에 기기 자체에서 돌아가는 AI를 더해 물감이 실제처럼 번지고 색이 섞이도록 구현했다. 여기에 쓰인 '신경 세포 자동자(neural cellular automata)'는 화면을 잘게 나눈 각 점이 주변 점의 상태를 보고 스스로 색을 바꿔 나가도록 한 방식으로, 생물의 세포가 옆 세포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무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착안한 기술이다. 또 붓질을 할 때마다 그에 맞는 소리가 실시간으로 만들어져, 보는 것뿐 아니라 듣는 감각까지 자극하도록 했다. 이는 화면 속 그림이 마치 실제 물감을 다루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 장치다.
구글 아츠 앤 컬처의 실험 조직 '구글 아츠 앤 컬처 랩(Lab)'은 작가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체험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플래시 캔버스도 이 프로그램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다만 이번 도구는 정확한 묘사나 전문적인 그림 실력보다 누구나 손쉽게 색을 칠하며 즐기도록 한 체험형 작품인 만큼, 그 의미와 활용 폭은 이용자들이 직접 써 보며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실감형콘텐츠분과 박성빈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