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 출범...정책 논의 넘어 '실행형 협력체계'로 전환
과기정통부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를 실행형 조직으로 새로 출범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는 인공지능(AI)을 키우기 위한 민·관 협력체를 한층 강화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월 19일(금) 더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피지컬 AI(Physical AI)란 화면 속에서 글이나 그림을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와 달리, 로봇이나 기계처럼 실제 사물에 들어가 현실에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AI를 가리킨다. 얼라이언스는 같은 목표를 가진 기업·대학·연구기관·단체가 함께 모인 협력체를 뜻한다.
이번 출범식에는 배경훈 부총리를 비롯해 정동영·최형두·황정아 국회의원,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 산업계·학계·연구계 및 협·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1기는 '논의', 2기는 '실행'...왜 바꾸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AI 경쟁은 화면 속 생성형 AI를 넘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제조, 자율주행, 조선, 의료, 국방 등 주요 산업에서 생산성과 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흐름에 앞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1기를 출범한 바 있다. 1기는 산업 현장의 수요와 애로사항을 발굴해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국내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주요 과제를 도출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피지컬 AI에서 앞서 나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정책 제언과 논의 중심의 활동을 넘어, 실제 기술 개발과 산업 적용, 표준화, 보안·안전으로 이어지는 '실행형 협력체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지컬 AI는 AI 모델만으로는 구현되지 않고 데이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망, 컴퓨팅 인프라가 한데 결합해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복합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2기는 기술 개발부터 현장 적용, 구축·운영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토탈 솔루션 플랫폼'으로 기능하도록 새로 꾸려졌다.
개편 방향 3가지...국산 기술 자립과 全 산업 확산
2기 개편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K-피지컬 AI 풀스택' 확보다. 풀스택(full stack)이란 어떤 기술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구성 요소를 빠짐없이 갖춘 상태를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외국산 솔루션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국산 AI반도체, AI모델, 소프트웨어, 로봇·센서, 컴퓨팅 인프라를 서로 연결해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기로 했다.
둘째는 '피지컬 AI 토탈 솔루션 플랫폼'으로의 고도화다. 모델·솔루션 개발에 머물던 기존 협력을 넘어, 개발된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설치·적용되도록 통신망, 시스템 통합, 데이터센터, 보안, 표준·인증, 운영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협력으로 기능을 넓힌다. 셋째는 제조에 국한되지 않는 '전(全) 산업 확산'이다. 피지컬 AI는 제조뿐 아니라 물류, 농업, 의료, 국방, 행정, 재난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쓰일 수 있는 범용 기술인 만큼, 2기 얼라이언스는 여러 산업의 수요와 기술 공급 역량을 잇는 상위 협력 플랫폼 역할을 맡기로 했다.
공동의장 체계로...10대 분과를 3대 핵심 분과로
운영 체계도 대폭 손질했다. 의장 체계는 과기정통부와 한국AI·SW산업협회(KOSA)가 함께 맡는 공동의장 체계로 바꿔, 정부의 정책 지원과 민간의 실행 역량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5대 생태계 분과와 5대 도메인 분과로 나뉜 10대 분과 체제였으나, 이를 ▲K-피지컬 AI 풀스택 분과(기술 자립) ▲버티컬 산업 브릿지 분과(도메인 확산) ▲기반 거버넌스(표준·보안 등) 등 3대 핵심 대분과로 재편했다. 각 분과 아래에는 '액션 그룹'을 두어 실제 과제를 발굴하고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하는 협·단체도 크게 늘렸다. 한국AI·SW산업협회, 한국피지컬AI협회, 한국AI·로봇산업협회, 제조혁신피지컬AI협회,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6G포럼, AI 네트워크 얼라이언스 등 12개 협·단체가 참여한다. 이들은 AI모델·소프트웨어 개발, 로봇·센서·엣지디바이스 연계, AI반도체 설계, 시스템 통합·구축, 고성능 컴퓨팅 자원 공급, 안정적이고 지연이 적은 네트워크 지원, 보안 요구사항 도출, 표준화·상호운용성 검증 등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한다. 팹리스(fabless)는 반도체를 직접 만들지 않고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아울러 피지컬 AI 얼라이언스는 관계 부처 및 다른 얼라이언스와도 긴밀히 연계할 계획이다. 특히 제조 분야는 'M.AX 얼라이언스'와 협력해, 얼라이언스에서 발굴·개발한 기술과 프로젝트 성과를 현장 수요와 연결하고 실증·확산으로 이어 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술 공급과 산업 수요가 끊기지 않고 개발부터 현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민관 협력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출범식서 기술 시연...로봇 두 대가 협동 포장
이날 본행사에 앞서 참석자들은 국내 피지컬 AI 기업들의 기술 시연을 지켜봤다. 피지컬 AI 기업 리얼월드는 로봇 두 대가 서로 협동해 마우스를 포장하고 지정된 위치에 놓는 고난도 시연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이번 시연으로 차세대 모델 'RLDX-1'이 특정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는 범용 모델이면서, 동시에 손끝의 미세한 힘까지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세계 정상급 기술임을 보여 줬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RLDX-1은 로봇 성능을 재는 글로벌 공인 평가 '로보카사 키친'에서 처음으로 70점을 넘긴 70.6점을 기록했고, 휴머노이드 전용 평가 'GR-1 테이블탑'에서는 엔비디아 최신 모델(GROOT N1.6)을 10.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또 다른 기업 마음AI는 월드모델 기반 AI 학습부터 기기 자체에서의 실행, 완제품 로봇 적용으로 이어지는 구현 흐름을 중심으로 성과를 소개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장비 안에서 스스로 인지·판단하는 자율지능 모듈 'MAIED'와 네 발로 걷는 로봇 플랫폼 '진도봇' 등을 전시했다. 월드모델은 AI가 주변 환경의 작동 방식을 머릿속 모형처럼 학습해 다음 상황을 예측하도록 돕는 기술을, 온디바이스(on-device)는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안에서 직접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회사 측은 로봇이 현장에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대화·명령을 이해하며 순찰과 안전관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는 "작년 9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처음 출범할 당시만 해도 피지컬 AI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글로벌 AI 경쟁의 핵심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며 "피지컬 AI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역량과 산업 확산 기반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편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가 기술개발 성과를 실제 현장에 연결하고, 현장에서 다시 발생하는 데이터와 수요를 기술개발로 환류하는 '피지컬 AI 토탈 솔루션 플랫폼'으로 진용을 갖추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개편은 협력 체계를 새로 짜고 목표를 제시한 출발점에 해당한다. 3대 분과와 액션 그룹이 실제로 어떤 과제와 프로젝트로 이어질지, 국산 풀스택 확보와 전 산업 확산이라는 목표가 현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앞으로의 운영 과정을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안지환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