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화요일

농촌진흥청, 농생명 논문 학습한 '전문가 AI' 개발...답변마다 근거·출처 제시하고 내부 서버로 보안 강화
농촌진흥청이 농생명 연구자료 3만2천 건을 학습한 전문 AI를 개발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농생명 분야 논문과 국가 연구 데이터로 학습시킨 '농생명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거대언어모델은 많은 양의 글을 학습해 사람처럼 문장을 이해하고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이다. 이 모델은 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 나빅)에 탑재돼 이달부터 농촌진흥청 연구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2027년 1월부터는 일반 국민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범용 AI로는 국내 농업 자료 찾기 어려워 현재 널리 쓰이는 범용 거대언어모델은 우리나라 농업 정보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연구자가 원하는 국내 자료를 찾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답변의 근거를 원문이나 개별 데이터 단위로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보안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범용 모델은 대부분 외부 업체의 서비스로 제공된다. 공개되지 않은 연구 자료나 민감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기관 밖으로 정보가 새어 나갈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연구 현장에서는 그동안 활용이 쉽지 않았다. 학회 논문 2만 편 등 연구자료 3만2천 건 학습 연구진은 먼저 학습 자료 확보에 나섰다. 원예·육종·작물·약용작물·식물병리 등 농생명 5개 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학술논문 약 2만 편을 확보했다. 여기에 농촌진흥청이 국제학술지(SCI(E))에 실은 논문 1만여 편과 연구개발(R&D) 보고서 약 3,000건을 더했다. 농촌진흥청이 공개한 붙임 자료에 따르면 용어집과 농업백과, 콩·벼·고추 유전형 데이터베이스 등을 포함한 학습 자료는 모두 3만2천 건에 이른다. 그림 파일 형태로 저장돼 있던 과거 논문도 활용했다. 글자 인식 기술로 이미지 속 글자를 읽어 국문·영문 문헌 2만 6,711편을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질문과 답변을 짝지은 자료 48만 1,968건과 풀이 자료 2만 9,480건을 새로 만들었다. 공개 모델 4종을 두 단계로 다듬어 연구진은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공개된 기반 모델 4종을 가져와 미세 조정했다. 미세 조정은 이미 만들어진 인공지능에 특정 분야 자료를 추가로 가르쳐 전문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붙임 자료에 따르면 기반 모델로는 EXAONE 4.5, QWEN 3.6, A.X 4.0, Gemma4가 쓰였다. 학습은 두 단계로 진행됐다. 첫 단계에서는 농생명 논문과 자료를 읽혀 분야 지식을 익히게 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질문·답변 자료로 전문가처럼 답하는 방식을 가르쳤다. 두 단계 모두 모델 전체가 아닌 일부만 효율적으로 고치는 '로라(LoRA)' 기법을 썼다. 이후 품질 검증을 거쳐 최종 모델을 골랐다. 답변마다 근거 문헌과 출처 번호 붙여 농촌진흥청 제공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답변과 함께 근거와 출처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콩의 꽃 피는 시기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최근 국내 연구 동향을 물으면 관련 국내 논문 12건을 찾아 준다. 학회지 논문과 나빅의 유전형 자료 등 출처에는 번호를 매겨 함께 정리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검색 증강 생성(RAG)' 방식을 도입했다. 검색 증강 생성은 인공지능이 답하기 전에 관련 자료를 먼저 찾아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답을 만드는 기술이다. 의미가 비슷한 글을 찾는 방식과 핵심 낱말이 일치하는 글을 찾는 방식을 함께 쓴다. 필요할 때는 나빅 데이터베이스의 원본 기록을 직접 불러와 출처로 제시한다. 나빅은 국립농업과학원이 운영하는 농생명 연구 데이터 전문 정보센터다. 농생명 자원의 유전체·대사체 자료 등 연구에 필요한 국가 연구 데이터를 모아 연구자에게 제공한다. 기관 내부 서버에서만 운영해 유출 막아 보안도 강화했다. 이 모델은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운영된다. 온프레미스는 외부 서비스를 빌리지 않고 기관이 자체 서버에 시스템을 직접 설치해 관리하는 방식이다. 자료와 인공지능, 계산 과정을 모두 기관 안에서 처리해 정보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했다. 농촌진흥청은 원본 데이터베이스와 검색용 색인, 훈련 데이터도 엄격히 분리해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인공지능이 배우고 일하도록 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소버린 AI', 즉 자체 통제가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AI 이삭이'·'AI 새싹이'와 연계해 확장 농촌진흥청 제공 이번 개발로 농촌진흥청은 세 종류의 농업 인공지능을 갖추게 됐다. 농업인에게 영농 정보를 제공하는 'AI 이삭이', 청 내부의 연구 기획과 행정 업무를 돕는 'AI 새싹이', 그리고 이번에 개발한 연구용 '농생명 특화 거대언어모델'이다. 세 인공지능은 각각 별도 모델로 운영되며, 청내 보고서와 발간물을 매개로 연계된다. 농촌진흥청은 시범 서비스를 거쳐 2027년 1월부터 본격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2028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농생명 분야 연구를 돕는 에이전트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에이전트는 사람의 지시를 받아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붙임 자료에 따르면 이 에이전트는 가설 수립부터 분석 수행, 결과 해석까지 연구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답변의 정확도 등 구체적인 성능 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연구 현장에서의 효용은 시범 서비스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농업생명자원부 옥현충 부장은 "농생명 특화 거대언어모델은 농생명 논문과 데이터로 직접 학습시켜 만든 전문가 시스템"이라며 "앞으로 'AI 이삭이', 'AI 새싹이'와 연계해 연구 현장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추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김현서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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