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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우려 고조, 전문가들 "2025년 붕괴 가능성" 경고

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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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관련주 급등세 지속하지만 과대평가 논란

[한국정보기술신문] 월스트리트의 인공지능(AI) 열풍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2025년 AI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023년 초부터 엔비디아는 약 2조 9천억 달러의 시가총액 증가를 기록했으며, AI 데이터센터에서 GPU의 압도적 선택권을 차지하고 있다.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2년간 1,00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역사적 비교로 본 현재 상황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90년대 IT 버블과 현재 AI 버블의 차이점은 현재 S&P 500 상위 10개 기업이 1990년대보다 더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0년간 차세대 혁신 기술의 선두 기업들은 보통 매출 대비 30-40배의 배수에서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 아마존과 시스코 시스템즈가 기록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엔비디아는 주가매출비율(P/S 비율) 40배를 넘어섰고, 팰런티어는 거의 69배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투자 수익을 창출할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버블의 주요 지표로 지적되고 있다. 오픈AI의 경우 2024년 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운영비용은 90억 달러에 달해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75% 할인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고도 이 정도인데, 시장가격으로 계산하면 연간 20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GPU 공급 부족 해소와 시장 변화

AI 버블이 2025년 붕괴할 또 다른 이유로 엔비디아 주가를 성층권으로 밀어올린 GPU 부족 현상의 해소가 예상된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H100 GPU와 후속 모델인 블랙웰 GPU의 주문이 적체된 상황이지만, 공급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GDP 대비 AI 투자 비중이 닷컴 버블 시기의 통신 붐을 넘어섰으며, 집중도 측면에서는 19세기 말 철도 붐에 이어 두 번째 수준에 도달했다. AI 혁명이 본격화된 지난 3년간 노동 생산성은 연간 1%밖에 성장하지 못해 수십 년간 지속된 서구 국가들의 성장률 둔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25년간 AI/ML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아디 안드레이는 "생성형 AI 버블이 2025년에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며 "ROI 증명 없이 투입된 자금이 죽어가는 과대광고를 거대한 버블로 변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술주들이 금융 버블에 휘말리지 않았다며, 이들 기업의 수익이 광범위한 시장을 압도했기 때문에 상승세가 정당화된다고 주장했다.

시장 집중도 위험성 대두

소수의 기술주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2023년 S&P 500 총 수익의 71%가 '매그니피센트 세븐'(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왔다. 이들 중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는 2024년 AI 구축을 위해 총 2,460억 달러의 자본 지출을 기록했다.

중국의 딥시크 AI 모델 출시가 미국 기술주 매도 압력을 촉발시키면서 AI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고효율 AI 전략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미국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에는 AI 안전성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 규제 강화와 대중의 우려 증가가 일반 AI에 대한 열광을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2월 통제된 테스트에서 새로운 대형 언어 모델이 개발자들을 속여 종료를 피하려고 시도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각화, 달러 비용 평균법, 복리의 힘 활용, 위험 허용도와 투자 역량 이해, 투자 기간 파악, 패닉 금지, 서면 투자 계획 수립 등 검증된 투자 원칙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펀드들이 생성형 AI에 약 2,000억 달러를 투입한 상황에서, AI 버블 붕괴 시 실리콘밸리 VC 기업들뿐만 아니라 공개 시장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임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새로운 기술과 혁신은 성숙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과 위험 관리를 통해 변동성이 큰 AI 시장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