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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요일을 돌려달라”—IT업계 ‘급여 삭감 없는 주 4일제’ 전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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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기느니 금요일을 포기하겠다.” 2025년 1분기 실리콘밸리 투자설명서엔 ‘4-Day Week 도입 여부’가 인재 유치 지표로 새겨졌다. 벤처캐피털들은 “주 4일제가 기업가치를 높인다”고 단언한다. 핵심 논리는 ‘100 : 80 : 100’—급여 100 %, 근무시간 80 %, 성과 100 %. IT노조는 “이 숫자가 지켜지는 한 고용주·직원·사회의 삼중 승리”라며 정부에 제도화를 압박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생산성 검증이 먼저”라며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정책·채용·문화 전반을 뒤흔들 조짐이다.

세계가 남긴 숫자—실험은 끝났다

영국 ‘UK 4-Day Week Pilot’ 61개 기업은 근무일을 하루 줄이고도 매출을 35 % 늘렸다. 92 %의 회사가 “계속 시행”을 선택했다. 공공부문까지 뛰어든 아이슬란드는 4년 실험 끝에 직원 만족도 ‘매우 높음’ 비율이 70 %p 급등했다. 벨기에는 2022년 법개정을 통해 “임금 삭감 없는 4 × 9.5시간 근무” 권리를 국민에게 보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한 달간 금요일을 휴무로 지정, 생산성을 40 % 끌어올리고 전력 사용을 23 % 줄였다. Harvard Business Review는 “지식노동에서 4일제가 의료·제조 업종보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해외 결과가 쌓이자 IT업계는 “더는 실험이 아닌 실행 단계”라며 정부에 속도를 촉구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핀테크 Bolt는 2022년 전 직원 급여를 유지한 채 4일제를 도입했다. 버그율이 11 % 감소하며 ‘성과 방패’가 됐다. 크라우드펀딩 Kickstarter 역시 급여를 깎지 않은 채 32시간제를 정착, 고객 지원 티켓 처리 시간을 30 % 단축했다. 소셜 툴 Buffer는 금요일을 ‘성장·케어’ 데이로 지정해 번아웃 체감도가 71 % 떨어졌다고 자사 블로그에 공개했다. 다만 Bolt는 2024년 수익 악화로 일부 팀에 4일제를 유연 적용하면서 “제도 지속 가능성엔 수익 방어책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기업들의 공통 해법은 ‘회의 30분 제한·이메일 CC 최소화·비동기 협업 도구 확대’였다. 결국 시간 단축이 아니라 ‘낭비 절삭’이 생산성을 견인했다. 경영 컨설턴트들은 “주 4 일제는 문화 개조 프로젝트”라며, 시간표보다 ‘업무 설계’가 먼저라고 강조한다.

돈은 줄지 않았다—임금 보전의 경제학

영국 파일럿 종합 보고서는 “근무시간 19 % 단축에도 매출은 평균 35 % 증가”라는 역전 현상을 보여줬다. 회의 65 %가 줄어든 덕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CC 제한, 회의 축소 같은 ‘디지털 다이어트’가 4일제 효과의 70 %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노동개혁은 ‘임금 삭감 금지’ 조항을 넣어 급여 보전을 법으로 잠갔다. 이 강제성 덕분에 노사 불신이 줄었다는 평가다. Buffer는 “비동기 협업 툴 사용량이 2배 증가해 응답 지연 손실을 메웠다”며, 시간 단축보다 프로세스 혁신이 핵심이라 강조했다. 경제학자들은 “주 4 일제 도입 비용보다 이직·채용 비용 절감 이익이 크다”고 분석한다. Autonomy 연구소는 채용 비용 19 % 절감을 계산했다. 요컨대 급여 삭감이 필요 없었던 건 ‘시간 절약’이 아닌 ‘낭비 제거’가 이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국 IT―“4.5일도 부족하다”

대통령 공약인 ‘주 4.5일제’는 고용부 검토 단계지만, 노조는 “IT 경쟁력 위해선 4일제가 맞다”며 협상 테이블을 요구한다. 토스·카카오는 ‘격주 금요일 OFF’로 채용 지원자가 30 % 늘었다고 내부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업계는 “금요일 복지 없이 인재 못 구한다”고 귀띔한다. 반면 SI 대기업은 파일럿에서 팀별 생산성 편차가 25 %p 발생해 “성과급 차등 지급”을 검토 중이다. “제도화보다 관리 교육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투자업계는 “4일제를 디폴트로 삼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10 % 높다”고 분석한다. 주 4일제가 한국 스타트업 씬의 ‘필수옵션’이 될 조짐이다. 그러나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는 단가가 ‘시간 × 주’여서 소득 감소 우려가 크다. 고용부는 특수고용 보호 조항을 별도 검토 중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규정, 하루 8시간 한도를 명시한다. 하루 10시간×4일 근무를 허용하려면 연장수당·휴게시간 조항을 재정비해야 한다. 법학계는 ‘총주기 평균’ 근로시간으로 법 해석을 바꾸고, 휴일·연차를 시간 단위로 산정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제시했다. 벨기에 식 ‘6개월 평가 뒤 철회 가능’ 보호조항은 한국 입법 과정에서도 거론된다. “실패 시 복귀 통로를 확보해야 시장 충격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고용부는 중소기업 부담을 덜기 위해 “4일제 전환 기업에 사회보험료 2년 감면” 인센티브를 검토한다. 노조는 “정부 지원보다 기업 성과공유가 우선”이라 반박한다. 국회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4일제 기업 연구·인건비 세액공제’ 조항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기재부는 재정여력을 이유로 신중론을 편다. 제도가 복잡해질수록 “기업은 사람 대신 자동화를 택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일자리 안전망 예산 병행을 주문한다.

조직 운영—관리 역량이 성패를 가른다

Bolt는 OKR(목표·핵심결과)와 비동기 협업 도구를 묶어 초기 혼란을 하루 만에 잠재웠다. “탁월한 목표 설정 없이는 4일제가 빈 시간투성이가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Kickstarter는 ‘30분 회의 룰’과 ‘3단계 의사결정’으로 블록타임을 확보, 근무일 감소에 따른 정보 공백을 막았다. Buffer는 금요일을 회사 차원의 학습·케어 데이로 지정, “쉼이 아닌 성장”을 제도 핵심으로 삼았다. MS 재팬은 자동 회의록·AI 요약 툴이 회의 빈틈을 메우며 “4일제가 디지털 전환 가속기”가 됐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소 Autonomy는 4일제 기업의 채용 지원자 수가 30 % 늘고, ‘이직 후 재채용 비용’은 19 % 줄었다고 계산했다. 관리 전문가들은 “4일제가 시간 아닌 습관을 바꾸는 일”이라며 관리자 교육을 제도 도입비의 절반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래 시나리오—디폴트가 될까

ILO는 “디지털 고숙련 직군이 4일제 확산을 선도, 다른 업종 전파엔 5~7년 걸릴 것”이라 전망한다.연구기관은 “정부가 4일제 세액공제를 도입하면 스타트업 2,000곳이 즉시 전환 가능”이라 분석했지만, 재정 부담 논쟁이 이어진다. 일부 경제학자는 “4일제→AI 자동화→정규직 축소” 악순환을 우려하며 사회안전망 보강을 촉구한다. 벨기에·영국처럼 ‘자율 선택+철회권’이 병행돼야 제도가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다는 조언도 힘을 얻는다. 결국 IT업계의 강한 목소리는 노동 패러다임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금요일 없는 주말”이 디지털 노동시장의 표준이 될지, 혹은 선택적 특권에 머물지는 정부·기업·노동자가 짜낼 ‘새 시간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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