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FMS 2026'서 차세대 3D 메모리 'zHBM·zNAND-O' 목업 업계 최초 공개...400단 이상 'V10 BV-NAND'도 첫선, AI 시대 메모리 기술 비전 제시
삼성전자가 FMS 2026에서 차세대 3D 메모리 비전을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삼성전자가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아키텍처인 zHBM과 zNAND-O의 목업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회사는 8월 4일부터 6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참가해 이 같은 기술 방향을 내놨다. 목업은 제품의 형태와 기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만든 모형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메모리 기술 비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FMS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분야의 세계적인 전시 컨퍼런스다. 과거 낸드플래시 중심의 '플래시 메모리 서밋'으로 열리다가, D램과 스토리지 전반으로 범위를 넓히며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20평 규모 최대 전시 공간...30여 개 제품 선보여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약 20평 규모의 최대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부스는 AI 클라우드 서버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전시 공간은 하이라이트(Highlight)와 클라우드 AI(Cloud AI), 엣지 AI(Edge AI) 등 세 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D램부터 낸드, 스토리지에 이르는 폭넓은 메모리 제품군을 중심으로 약 30개 제품이 전시됐다. 회사는 이를 통해 AI 메모리 핵심 기술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소개했다. 엣지 AI는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 안에서 직접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행사 첫날인 8월 4일 오전 11시 40분에는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연단에는 이진엽 플래시개발실 부사장과 김경륜 D램개발실 상무가 함께 올랐다. 주제는 'AI 혁명의 물결을 이끄는 메모리·스토리지 아키텍처의 3D 혁신'이었다.
두 연사는 zHBM과 zNAND-O 등 차세대 3D 메모리를 기반으로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AI 시스템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AI 가속기 위에 메모리 쌓는 zHBM...HBM5 대비 최대 8배 성능
zHBM은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한계를 넘기 위해 제시된 구조다. HPC와 AI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고용량·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졌지만, 기존 HBM만으로는 앞으로 필요한 성능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회사의 진단이다.
기존 방식은 AI 가속기(xPU) 옆에 HBM을 나란히 배치한다. 반면 zHBM은 AI 가속기 위에 HBM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AI 가속기는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만든 전용 반도체를 말한다.
이 구조는 AI 가속기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 거리를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대역폭과 전력효율을 높이고,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초고속 데이터 처리를 지원한다. 대역폭은 정해진 시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zHBM이 적용된 차세대 인터페이스 시스템이 HBM5 대비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낸다고 밝혔다. 데이터 이동 거리가 짧아진 덕분에 HBM5 대비 전력 대비 성능은 최대 3배 향상되고, 열 저항은 절반 이상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열 저항이 낮을수록 칩에서 발생한 열이 밖으로 잘 빠져나간다.
zHBM은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메모리와 AI 가속기 사이에 놓인 인터레이어에 맞춤형 설계자산(IP)을 더해 메모리 용량을 늘리거나 가속기 성능을 강화하는 식이다. 설계자산은 반도체의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해 둔 설계 덩어리를 말한다. 회사는 고객과 협업해 AI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최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 겨냥한 zNAND-O...4단·8단 3D 패키징
낸드 분야에서도 3D 아키텍처 구상이 나왔다. zNAND-O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세대 고성능 낸드플래시다.
이 제품은 기존 V낸드의 수직 적층 기술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4단 또는 8단 반도체 칩을 3D로 묶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든다. TSV는 칩에 구멍을 뚫어 위아래 칩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제품명 끝에 붙은 'O'는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뜻이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안에서 AI 연산을 직접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zNAND-O가 높은 공간 효율성과 데이터 로딩 대역폭, 빠른 응답 속도를 갖춰 실시간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환경에서 성능을 낸다고 설명했다.

집적도 58% 높인 400단 이상 'V10 BV-NAND'
삼성전자는 기조연설에서 수직 적층 400단 이상의 10세대 V낸드 'V10 BV-NAND'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BV는 셀과 회로를 따로 만든 뒤 수직으로 붙이는 기술을 뜻한다. 회사는 13년 전 같은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V낸드 기술을 발표한 이후 이어온 기술 혁신의 성과라고 밝혔다.
V10 BV-NAND는 웨이퍼 본딩 기술과 3스택 기술을 통해 400단 이상의 초고적층 구조를 구현했다. 웨이퍼 본딩은 두 장 이상의 웨이퍼를 수직으로 접합하는 기술이다. 3스택 기술은 V낸드 셀을 세 덩어리로 나눠 각각 만든 뒤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제품의 메모리 집적도는 전 세대인 V9 대비 약 58% 높아졌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적층 수만 늘린 것이 아니라 데이터 읽기·쓰기 성능과 입출력(I/O) 속도도 전 세대보다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HBM4E·HBM5부터 PIM·SSD까지 로드맵 공개
이번 전시에서는 차세대 메모리·스토리지 제품군도 함께 공개됐다. HBM4E와 HBM5, LPDDR5X-PIM, PM1763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1c D램과 4나노 베이스 다이 기술을 적용한 HBM4를 양산 출하했다. 이어 5월에는 업계 최대 성능과 최고 용량의 HBM4E 샘플을 세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HBM4E가 적용된 차세대 AI 플랫폼과 웨이퍼가 전시됐다. 신규 열관리 기술인 HPB(Heat Path Block)를 적용해 더 높은 대역폭과 용량을 제공하는 HBM5 목업도 함께 공개됐다.
LPDDR5X-PIM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을 수행해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전력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기업용 SSD인 PM1763과 초고용량 기업용 SSD인 BM1773도 전시됐다. PM1763은 빠른 읽기 속도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가 강점이며, BM1773은 대규모 AI 학습 데이터 저장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메모리부터 패키징까지...'원스톱 솔루션' 앞세워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로직,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반도체(IDM)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이런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자사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파운드리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회사는 고객의 제품 설계 단계부터 양산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성능과 전력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혁신과 차별화된 솔루션을 통해 AI 시대의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황재섭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