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대화형 미니 앱으로 바꾸는 '시트 캔버스' 공개...제미나이에 말로 시키면 대시보드·칸반보드 제작, 원본 시트와 실시간 양방향 동기화
구글이 제미나이로 스프레드시트를 대화형 앱으로 바꾸는 기능을 내놨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구글이 구글 스프레드시트(구글 시트)에 쌓인 데이터를 대화형 화면으로 바꿔 주는 새 기능 '시트 캔버스(Sheets canvas)'를 공개했다. 구글은 8월 1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이 기능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고, 같은 날 워크스페이스 업데이트 블로그를 통해 관리자와 이용자를 위한 세부 안내를 함께 공지했다. 시트 캔버스는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하며, 이용자가 원하는 화면을 평소 쓰는 말로 설명하면 표 형태의 데이터를 대시보드나 일정 관리판 같은 시각적 화면으로 바꿔 준다. 블로그 글은 구글 시트의 제품관리 책임자인 에릭 번바움(Eric Birnbaum)이 작성했다.
구글은 이 기능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을 '미니 앱(mini-app)'이라고 표현했다. 특정한 목적에 맞춰 간단하게 꾸린 작은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대시보드는 여러 지표를 한 화면에 모아 보여 주는 요약 화면을 말한다. 구글은 스프레드시트가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해하는 데 강력한 도구이지만 수백 개의 행과 열을 들여다보는 일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이용자가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확인하도록 돕기 위해 기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코딩도 수식도 없이...자연어 요청 한 번으로 화면 제작
구글이 밝힌 시트 캔버스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코딩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나 스프레드시트 수식을 다루지 않아도, 시각적인 학습 관리표를 만들어 달라는 식으로 요청하면 제미나이가 화면을 구성한다. 자연어는 사람이 일상에서 주고받는 말을 뜻하며, 컴퓨터가 알아듣도록 정해진 명령어와 구분해 쓰는 표현이다. 구글은 별도의 외부 도구 없이 요청 한 번으로 완성된 화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원본 시트와의 실시간 동기화다. 시트 캔버스는 스프레드시트 데이터 위에 얹히는 층으로 작동하며,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하다. 캔버스에서 작업 카드를 옮기거나 항목을 새로 넣으면 원본 시트의 값이 곧바로 바뀌고, 반대로 원본 시트를 고치면 그 내용이 캔버스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화면과 데이터가 따로 놀지 않도록 한 구조다.
셋째는 만들어진 화면을 계속 손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제미나이에 다시 요청해 배치와 디자인, 기능을 바꿀 수 있다. 넷째는 협업이다. 시트 캔버스는 구글 시트 안에 하나의 탭으로 자리 잡기 때문에, 스프레드시트에 설정해 둔 공유 권한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별도의 공유 절차 없이 기존 문서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칸반보드·대시보드·화이트보드...업무용 활용 사례 제시
구글은 업무 현장에서 만들 수 있는 화면의 예로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칸반보드다. 칸반보드는 할 일을 카드 형태로 만들어 진행 단계별로 나눠 놓은 관리판을 말한다. 작업을 단계별로 묶어 두고 카드를 끌어다 옮기면 진행 상황이 곧바로 갱신된다.
두 번째는 대시보드다. 구글은 여러 조건을 바꿔 가며 결과를 비교하는 이른바 시나리오 계획 기능을 갖춘 재무 예측 모형을 예로 들었다. 세 번째는 화이트보드로, 화면에 메모지를 붙여 가며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으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요청 문구도 함께 공개됐다. 구글은 재무 분석 담당자라면 예산 스프레드시트를 열어 두고 여러 비용 요인이 분기 예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할 수 있는 대화형 대시보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물류를 총괄하는 담당자라면 지역별 현장 업무 배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관리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다.
학업 관리·좌석 배치까지...개인 이용 사례도 소개
구글은 일반 이용자를 위한 활용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학생의 경우 여러 과목의 과제와 마감 일정이 길게 나열된 목록을 대화형 학습 도구로 바꿀 수 있다.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알림을 설정하며 한 주 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취미 활동에도 쓸 수 있다. 구글은 미국에서 인기 있는 판타지 풋볼 리그를 예로 들며, 선수별 기록을 추적하고 성적을 나란히 비교하는 화면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판타지 풋볼은 실제 선수들의 경기 기록을 바탕으로 가상의 팀을 꾸려 순위를 겨루는 놀이다.
결혼식 준비도 사례로 들었다. 하객의 참석 여부를 정리한 데이터를 대화형 좌석 배치도로 바꾸면, 하객을 끌어다 각 식탁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원본 시트가 함께 갱신된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 시트 캔버스가 업무용 문서뿐 아니라 생활 속 기록에도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8월 10일 신속 출시 시작...유료 요금제 이용자 대상
시트 캔버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배포된다. 개인 이용자 가운데는 구글 AI 프로와 울트라 요금제 가입자가 대상이다. 기업 이용자의 경우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비즈니스 스탠다드·플러스와 엔터프라이즈 스탠다드·플러스 요금제에 적용되며, 교육 분야에서는 구글 AI 프로 포 에듀케이션 부가 상품 가입자가 쓸 수 있다.
배포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새 기능을 먼저 받아 보는 신속 출시(Rapid Release) 방식과 일정을 두고 나중에 적용하는 예약 출시(Scheduled Release) 방식으로 도메인을 나눠 관리한다. 신속 출시 도메인에는 8월 10일부터 적용이 시작됐으며, 기능이 화면에 나타나기까지 15일 이상 걸릴 수 있다. 예약 출시 도메인에는 8월 31일부터 적용이 시작돼 최대 15일이 걸린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연 뒤 제미나이 측면 패널에서 캔버스 만들기 항목을 고르면 된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구글 시트에서 제미나이를 쓸 수 있도록 설정된 이용자에게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용자는 워크스페이스의 스마트 기능이 켜져 있어야 하며, 조건을 갖추면 측면 패널에 제미나이 아이콘이 나타난다.
영어 설정 웹에서만 이용...사용량 제한도
다만 이용 조건에는 제약이 따른다. 구글은 이 기능이 현재 웹에서만 제공되며, 계정 언어가 영어로 설정된 경우에만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이용자가 한국어 환경에서 곧바로 쓰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또 캔버스를 만들고 고치는 작업에는 이용자별 사용량 제한이 적용된다. 구글은 자세한 제한 내용을 고객센터에서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시트 캔버스는 표 계산 프로그램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스프레드시트는 오랫동안 수식과 차트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나,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데이터를 바꾸지 않은 채 보여 주는 방식만 바꿔 주는 이번 기능은 이런 부담을 줄이려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성연주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