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코딩·에이전트용 AI '제미나이 3.7 플래시' 공개...직전 모델 나온 지 3주 만에, 값은 절반으로 낮추고 소프트웨어 개발·문서 처리 점수 크게 끌어올려
구글이 코딩과 에이전트에 특화한 제미나이 3.7 플래시를 내놨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7 플래시(Gemini 3.7 Flash)'를 공개했다. 회사는 8월 1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이 모델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고, 코딩과 에이전트 작업에서 지금까지 내놓은 실무형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밝혔다. 글은 구글의 제품관리 담당 시니어 디렉터인 툴시 도시(Tulsee Doshi)가 제미나이 팀을 대표해 작성했다. 이번 모델은 직전 모델인 제미나이 3.6 플래시가 나온 지 3주 만에 공개됐으며, 회사는 개발자들의 의견과 알고리즘 개선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플래시는 제미나이 계열 가운데 응답 속도와 비용을 중시한 제품군이다. 구글은 이 계열을 '일꾼 모델(workhorse model)'이라고 부른다. 성능이 가장 높은 대형 모델 대신, 반복적이고 양이 많은 작업을 값싸고 빠르게 처리하는 데 쓰이는 모델이라는 뜻이다. 에이전트는 사람이 매 단계를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불러 쓰며 목표를 달성하는 AI 프로그램을 말한다.

개발자 요금 절반으로...연말까지 도입 가격 적용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이다. 구글은 3.7 플래시를 올해 말까지 도입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입력 100만 토큰당 0.75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3.75달러다. 1달러를 약 1400원으로 환산하면 각각 약 1050원과 약 5250원 수준이다. 회사는 이 가격이 3.6 플래시의 원래 가격에 견줘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토큰은 AI가 글을 처리할 때 다루는 최소 단위를 말한다. 영어 기준으로 단어 하나가 한두 개의 토큰으로 쪼개지며, 이용자가 넣은 글과 모델이 내놓은 답을 각각 입력·출력 토큰으로 계산해 요금을 매긴다.
다만 이 가격은 한시적이다. 구글은 도입 가격이 12월 31일 끝나고, 2027년 1월 1일부터는 입력 100만 토큰당 1.50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7.50달러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요금이 두 배로 오르는 셈이어서, 이 가격을 전제로 서비스를 설계하는 기업은 내년 비용까지 함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평가서 점수 상승...문서 처리는 22%에서 34%로
구글이 공개한 자체 측정 결과를 보면 3.7 플래시는 여러 평가에서 3.6 플래시를 앞섰다. 실제 서비스에 쓸 수 있는 수준의 코드를 만들어 내는지를 보는 '프런티어코드 1.1 메인'에서는 43.6%를 기록해 3.6 플래시의 34.4%보다 높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소프트웨어 개발 과제를 다루는 '딥스위 v1.1'에서는 65.3%로, 이전 모델의 49.0%를 크게 웃돌았다. 벤치마크는 여러 모델을 같은 문제로 시험해 성능을 비교하는 평가 방식을 뜻한다.
웹 개발 분야에서는 아레나에이아이가 운영하는 '웹데브 아레나'에서 엘로(Elo) 점수 1588을 받아 3.6 플래시의 1538을 앞섰다. 엘로 점수는 원래 체스에서 쓰이던 실력 지표로, 두 대상을 맞붙여 이긴 쪽의 점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순위를 매긴다. 구글은 화면 구성을 만들 때 더 적은 요청만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결과물을 내놓으며, 화면 사진이나 이미지 같은 참고 자료를 주면 그 디자인을 비슷하게 따라 만든다고 설명했다.
금융과 법률, 생명과학처럼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를 겨냥한 평가도 제시됐다. 복잡한 문서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보는 'GDP.pdf' 평가에서는 34.0%를 기록해 이전 모델의 22.0%보다 높았다. 업무 자동화 능력을 보는 '오토메이션벤치'에서는 30.4%로, 17.0%였던 이전 모델과 차이를 보였다.
"도중에 막히면 의도를 되묻는다"...구글이 밝힌 사용성 변화
구글은 수치 외에 사용 과정에서의 변화도 함께 소개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3.7 플래시는 작업 도중 문제에 부딪혔을 때 대응 방식을 바꾸고, 지시가 모호하면 이용자의 의도를 되묻는다. 여러 단계를 미리 계획하고 도구를 불러 쓰는 과정에도 더 공을 들인다. 구글은 이런 변화가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고 다시 시키는 횟수를 줄여 준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모델을 활용한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짧은 글 하나만 넣어 실제로 즐길 수 있는 3차원(3D) 게임을 만든 사례에서는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를 함께 써서 등장인물과 물건, 표면 무늬를 그때그때 만들어 냈다. 여러 개의 하위 에이전트를 지휘해 홍보용 웹 화면을 한 번에 완성한 사례, 로봇을 학습시키는 과정에 세 개의 에이전트를 엮어 넣은 사례도 소개됐다. 복잡한 연간 보고서를 표와 그림이 움직이는 웹 화면으로 바꾼 사례도 함께 실렸다.
구글은 초기 이용 기업들이 3.7 플래시의 성능과 정확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자료에는 문서관리 기업 박스, 데이터 분석 기업 데이터브릭스, AI 개발 도구 기업 랭체인, 법률 AI 기업 하비를 비롯해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등의 사용 후기가 담겼다.
개인용 비서 '스파크'에도 적용...유럽 등은 대상서 빠져
구글은 같은 날부터 개인용 AI 비서 '제미나이 스파크'에도 3.7 플래시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스파크는 구글이 개발자 행사 I/O에서 공개한 서비스로,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하루 종일 대신 일을 처리하는 개인 에이전트다. 구글 AI 프로와 울트라 구독자가 쓸 수 있으며 160여 개국에서 제공된다. 회사는 이번 적용으로 구글 워크스페이스 앱을 다루는 능력이 좋아져, 파일을 정리하고 메일 초안을 쓰거나 문서를 갱신하는 작업의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공 지역에는 제한이 있다. 구글 고객센터 안내를 보면 스파크는 유럽경제지역과 영국, 스위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개발자는 구글 AI 스튜디오와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에이전트 개발 도구 '안티그래비티'를 통해, 기업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이 모델을 쓸 수 있다.
화학·생물·사이버 오용 방지 장치 적용
구글은 이번 모델에 오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새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화학·생물·방사능·핵(CBRN) 관련 정보와 사이버 공격 분야다. 회사는 자사의 '프런티어 세이프티' 기준에 따라 위험한 활용을 걸러 내면서도 정당한 연구와 활용은 막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모델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무기 제조나 해킹 같은 분야에 악용될 우려도 함께 커지는 만큼, 주요 AI 기업들은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이런 분야의 답변을 제한하는 장치를 함께 적용하고 있다. 세부 내용은 별도로 공개한 모델 카드에 담겼다. 모델 카드는 AI 모델의 성능과 한계, 안전 조치 등을 정리해 공개하는 설명 문서다.
이번 발표에 담긴 성능 수치는 모두 구글이 자체적으로 측정해 공개한 값이다. 웹데브 아레나처럼 외부 기관이 운영하는 평가도 포함됐지만, 다른 기업의 최신 모델과 견준 비교나 독립 기관의 검증 결과는 이번 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3주 만에 후속 모델을 내놓는 빠른 공개 주기가 실제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도 이용자들의 사용 경험을 통해 확인될 대목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이세정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