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국에 15GW AI 데이터센터 짓는다...반도체 생산벨트엔 1,100조 원 투자..."AI 쓰는 나라서 파는 나라로"
SK가 전국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SK가 대한민국을 인공지능(AI) 강국으로 키우겠다며 전국 단위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놨다. SK는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는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맡았다. AI 인프라란 인공지능을 돌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설비 등 기반 시설 전반을 일컫는다.
이번 계획의 뼈대는 두 갈래다. 하나는 전국 각 지역에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총 1,100조 원을 들여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GW는 전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데이터센터가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전기를 쓰며 얼마나 큰 규모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SK는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바꿔 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국에 15GW AI 데이터센터..."AI 컴퓨팅 능력이 국가 경쟁력"
SK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제로 답을 내놓게 하는(추론) 과정에서 필요한 계산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는 일이 국가 AI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이처럼 방대한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시설인 동시에, 로봇과 피지컬 AI(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며 일하는 AI), 헬스케어,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기반 설비라는 것이 SK의 판단이다.
SK는 한국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과 고성능 AI 반도체를 만드는 생산기지를 함께 갖춰, AI 데이터센터를 세우기에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이런 강점 덕분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수요와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SK는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전력과 부지를 갖춘 여러 지역에 5GW 규모를 순차적으로 짓고, AI 수요와 투자 여건을 살펴 가며 2035년에 10GW를 추가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전략적 파트너의 투자, 고객사 입주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해 약 1,0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특정 사업의 미래 수익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방식을 말한다.
SK텔레콤은 이미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AI Factory)'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SK는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를 미리 넉넉하게 확충해, 대한민국을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용인-청주-서남권 잇는 '메모리 생산벨트'에 1,100조 원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그 안에서 계산을 담당하는 AI 반도체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여서, 이 수요가 메모리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SK의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생산능력 확대를 이어 가는 한편, 생산 기반 자체를 한층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 1,100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AI 메모리 생산벨트 구축에 나선다. 기존 생산거점은 고도화하고 차세대 거점은 단계적으로 확보해, 급증하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완공 시점을 크게 앞당긴다. 당초 2045년 완공 예정이었던 용인 클러스터는 일정을 12년이나 당겨, 2033년까지 네 번째 팹(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생산에 필요한 설비와 장비가 단계적으로 투입되면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600조 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거점인 청주에는 약 100조 원을 투자한다. 낸드플래시 증산을 위한 투자를 앞당겨 신규 팹을 짓고 생산장비를 들이는 한편,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후공정을 담당하는 첨단 패키징 역량도 강화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저장용 메모리이며,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위로 쌓아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게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후공정과 패키징은 만들어진 반도체 칩을 조립하고 포장해 제품으로 완성하는 단계를 가리킨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대형 거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생산기지를 세우려면 넓은 부지와 함께 전력·용수 같은 기반 시설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남권을 차세대 생산거점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투자가 본격화되면 부지 확보와 팹 건설, 생산설비 도입 등을 포함해 총 약 400조 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 "AI로 '지능 생산 시장' 만들어 국민 경제 키울 것"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대한민국이 AI를 추진하는 궁극적 목표에 대해 "'지능 생산 시장'을 활성화해 사회의 고(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국민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생산 기지 등 SK가 만드는 AI 인프라는 다양한 산업까지 함께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용해 대한민국의 핵심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며 "SK는 AI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장에 동참하고,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이남규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