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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자체 '1호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공공와이파이·스마트시티 사업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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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첫 적용 사례… 자체 통신망 활용해 디지털 격차 해소 및 가계통신비 절감 기대, 타 지자체 확산 주목

[한국정보기술신문] 2025년 8월 27일,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서울특별시가 신청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최종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통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확보한 '1호 기간통신사업자'가 되었다. 이번 결정은 2024년 1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이 적용된 첫 사례로, 기존에 민간 기업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통신 시장에 공공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이미 구축된 방대한 규모의 자가 광통신망을 활용해 공공장소와 정보 취약계층 이용 시설을 중심으로 무료 공공 와이파이를 대폭 확대하고, 도시 행정 전반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자 등록은 과거 법적 문제로 좌초되었던 '까치온' 사업의 논란을 종식시키고, 시민의 디지털 접근권을 보장하며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 목표를 향한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지방정부 통신 시대' 개막: 서울시, 1호 사업자로 공식 출범

과기정통부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완료를 넘어, 지방정부가 시민의 통신 복지를 위해 직접 나설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서울시의 제1호 지자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민의 디지털 접근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례가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어 지역 주민들이 보다 쉽게 디지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간통신사업자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같이 자체적인 통신 설비(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해 음성, 데이터 등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과거 전기통신사업법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나 지자체가 기간통신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법 개정을 통해 비영리 공익 목적에 한정하여 △공공장소에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 △지방자치단체의 사무 처리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사업의 경우, 지자체도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의 사업자 등록은 이 새로운 법적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 시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과기정통부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 공익성, 서비스 안정성 및 지속가능성, 그리고 관련 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검토 결과,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시민의 디지털 접근권을 강화하고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되어 최종 승인이 결정된 것이다.

이번 승인은 과거의 규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공공의 역할과 시장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중요한 정책적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 법률이 정부의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금지' 중심의 틀이었다면, 개정된 법은 공공 와이파이와 행정용 IoT라는 특정 조건 하에 지자체의 역할을 '허용'하고 규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디지털 접근성을 전기나 수도와 같은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특정 영역에서는 민간 시장의 논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공공이 보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즉, 이번 결정은 단순한 예외 허용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철학이 진일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법적 빗장 풀렸다: '까치온' 논란 딛고 제도적 기반 마련

서울시가 '1호 지자체 기간통신사업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수년간 이어진 법적, 정책적 논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 '까치온'이 있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2024년 1월 19일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이었다. 개정법은 지자체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사업에 한해 기간통신사업을 등록할 수 있도록 명시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장소에서 제공하는 공공 와이파이 사업과 △지자체의 행정 사무 처리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사업, 이 두 가지로 범위를 명확히 한정했다. 이는 지자체의 공익 사업 추진 의지를 존중하면서도, 민간 통신 시장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하고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이 법 개정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 '까치온' 사업의 전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발표된 '스마트 서울 네트워크(S-Net)'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 '까치온'은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3년간 총 1,02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5,954km에 달하는 자가 광통신망을 서울 전역에 구축하고, 1만 대가 넘는 공공 와이파이 접속장치(AP)를 설치하여 시민의 통신 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시작부터 거대한 법적 장벽에 부딪혔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지자체가 직접 통신망을 구축해 불특정 다수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과기정통부의 시정명령과 서울시의 반발이 이어지며 양측의 갈등은 수년간 지속되었다. 서울시는 통신 격차 해소를 위한 공익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 법적 근거의 부재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결국 정권 교체와 시정 방침의 변화 속에서 '까치온' 사업은 2022년 사실상 중단되었고, 예산은 대폭 삭감되었으며 기 구축된 일부 망의 운영은 민간 통신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축소되었다.

이처럼 '까치온'의 좌초는 기술적 야망과 사회적 요구가 낡은 규제 체계와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적 비용과 행정력 낭비는 상당했다. 2024년의 법 개정은 이러한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정교한 입법적 해법이었다. 이는 단순히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 양측의 핵심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지자체에게는 '비영리 공익 목적'이라는 틀 안에서 통신 복지 사업을 추진할 합법적 권한을 부여했고, 동시에 과기정통부와 민간 통신사가 우려했던 시장 교란 가능성은 사업 범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차단했다. 결국, 이번 서울시의 사업자 등록은 과거 '까치온'이 추구했던 공익적 목표를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종식이자 정책적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의 청사진: 자가망 기반 공공와이파이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기간통신사업자라는 법적 날개를 단 서울시는 이제 구체적인 청사진을 실행에 옮길 준비를 마쳤다. 그 핵심 전략은 이미 보유한 방대한 '자가망'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공공 와이파이와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시 전략의 중심에는 '자가망(자가전기통신설비)'이 있다. 이는 서울시가 통신사로부터 회선을 임대하지 않고 직접 구축·소유한 광케이블 통신망을 의미한다. 이 네트워크는 이미 서울시청과 각 구청, 행정복지센터 등을 연결하고, 시 전역에 설치된 수많은 CCTV의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 등 행정 목적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 기존의 행정용 네트워크를 공공 와이파이와 IoT 서비스의 백본(Backbone)으로 활용함으로써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민간 통신사의 망을 임대할 경우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회선 사용료 부담이 없기 때문에, 초기 AP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만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전략적인 와이파이 확대 계획을 수립했다. 사업의 우선순위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장소와 디지털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맞춰져 있다.

구체적인 대상 지역으로는 △공원, 하천, 전통시장, 주요 거리 등 시민들의 휴식 및 생활 공간과 △노인복지관, 아동센터, 장애인 시설 등 복지시설이 포함된다. 또한, 단순히 망을 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노후 장비를 최신 기술 표준인 '와이파이 6(Wi-Fi 6)'로 교체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와이파이 6는 기존 기술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연결을 제공하여, 다수의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해도 품질 저하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사업자 등록은 단순히 무료 인터넷 제공을 넘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비전의 법적 토대를 다지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자가망은 서울 전역에 촘촘하게 깔릴 IoT 센서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송하는 핵심적인 '신경망'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미 'S-DoT(Smart Seoul Data of Things)'라는 도시 데이터 센서를 시내 곳곳에 설치하여 미세먼지, 소음, 조도, 유동인구 등 다양한 도시 현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이번 사업자 등록을 통해 이러한 IoT 망을 더욱 안정적이고 합법적으로 운영·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수집된 데이터는 △AI 기반 지능형 CCTV를 통한 범죄 예방 및 신속 대응 △실시간 주차 정보 제공을 통한 도심 교통난 완화 △재난 예측 및 환경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 과학 행정 등 시민의 삶과 직결된 다양한 스마트 도시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이중 활용 인프라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본래 행정 효율화를 위해 투자된 자가망이라는 기반 시설이, 이제는 시민을 위한 통신 복지 서비스와 미래 도시 운영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라는 두 가지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 이는 행정 자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한정된 예산으로 다양한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효율적인 도시 운영 모델을 제시한다.

시민의 삶 속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와 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

서울시의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은 행정적, 기술적 성과를 넘어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접근권은 교육, 구직, 금융, 복지 등 사회경제적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경제적, 신체적, 지리적 이유로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고 있다. 2024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정보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특히 고령층의 경우 일반 국민 대비 71.4% 수준에 머물러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역시 여전히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확대 사업은 이러한 디지털 격차를 메우는 중요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보 취약계층이 자주 이용하는 복지관, 공원, 전통시장 등에 무료로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디지털 정보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정보 소외 계층에게 동등한 사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고물가 시대에 가계통신비는 많은 가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은 12만 8,000원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통신 서비스 요금 자체는 다소 인하되었지만,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체감하는 통신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공공 와이파이의 확대는 이러한 가계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줄 수 있다. 특히 데이터 사용에 민감한 청년, 학생, 저소득층은 외부 활동 시 공공 와이파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고, 이를 통해 더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하는 등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 과거 서울시가 'S-Net' 사업 추진 당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서울 전역에 공공 와이파이가 구축될 경우 시민 1인당 연간 최대 63만 원, 서울시 전체로는 연간 약 3조 8,776억 원의 통신비 절감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이 수치가 다소 낙관적인 전망일 수 있으나, 공공 와이파이가 가계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의 잠재력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이처럼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단순한 기술 인프라 구축 사업이 아니다. 이는 모든 시민에게 기본적인 디지털 접근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망이자,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민생 정책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인터넷 접근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에, 공공 와이파이는 시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고 포용적인 디지털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넘어야 할 산: 보안, 재정 지속가능성, 그리고 해외 사례의 교훈

서울시의 담대한 도전은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이 존재한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의 고질적인 문제인 보안 취약성, 장기적인 재정 부담, 그리고 앞서 유사한 정책을 펼쳤던 해외 도시들의 교훈은 서울시가 면밀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공공 와이파이의 개방성은 양날의 검과 같다. 편리함의 이면에는 심각한 보안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해커들은 공공 네트워크를 '중간자 공격(Man-in-the-Middle)', '와이파이 스니핑(Sniffing)', '이블 트윈(Evil Twin)' 등 다양한 사이버 공격의 통로로 악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무심코 접속한 가짜 와이파이 핫스팟을 통해 로그인 정보, 금융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유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강력한 보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가상사설망(VPN) 기술 적용 △핫스팟 2.0(Passpoint)과 같은 암호화된 자동 접속 표준 도입 등을 통해 통신 데이터의 보안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에게 공공 와이파이 이용 시 금융 거래나 민감 정보 입력 자제, 출처가 불분명한 와이파이 자동 접속 기능 비활성화 등 안전한 이용 수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자가망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절감한다고 해도, 수만 개에 달하는 AP의 설치, 유지보수, 주기적인 장비 교체에는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공공 서비스 예산이 정치적 상황이나 시의 재정 여건에 따라 언제든 삭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앙정부는 전국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 예산을 2023년 128억 원에서 2025년에는 전액 삭감하며, 관련 책임을 지자체로 이전하는 추세다. 이는 서울시 역시 장기적인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서울시보다 앞서 대규모 도시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추진한 뉴욕과 바르셀로나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두 도시의 상반된 접근 방식과 결과는 서울시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뉴욕 'LinkNYC' (민간 협력 모델의 한계): 뉴욕시는 낡은 공중전화 부스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디지털 광고판과 무료 와이파이, 충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LinkNYC'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사업 모델은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키오스크의 광고 수익과 5G 안테나 임대료로 사업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광고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수익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고, 사업자는 파산 위기에 직면했으며, 와이파이 서비스가 필요한 외곽 지역으로의 확대는 지지부진했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었다. 키오스크가 수집하는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을 '걸어 다니는 광고 타겟'으로 삼는다는 비판과 함께 거대한 도시 감시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바르셀로나 'Barcelona WiFi' (스마트시티 통합 모델의 성공): 바르셀로나는 시의 재정으로 사업을 직접 추진하며 공공 와이파이를 도시 전체의 스마트시티 전략에 깊숙이 통합시켰다. 시가 보유한 500km의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와이파이 AP를 단순히 길거리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LED 스마트 가로등과 같은 다른 도시 인프라에 결합했다. 이 스마트 가로등은 와이파이 신호를 제공함과 동시에 보행자를 감지해 조도를 조절하고, 대기 질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다기능을 수행한다. 이처럼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접근 방식은 공공 와이파이를 단일 서비스가 아닌, 도시 운영 효율화와 시민 서비스 개선이라는 더 큰 목표의 일부로 만들었다. 그 결과, 시는 에너지와 수도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뉴욕과 바르셀로나의 사례는 사업의 성공 여부가 기술 자체보다 '거버넌스 모델'에 달려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상업적 수익에 의존한 뉴욕 모델은 공공성과 지속가능성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낸 반면, 공공 투자를 기반으로 도시 전체의 공익과 연계한 바르셀로나 모델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공공 재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바르셀로나와 유사하지만,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업의 공익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외 사례의 교훈을 바탕으로, 서울시는 재정적, 기술적, 윤리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업계 반응과 전국 확산 가능성: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은?

서울시의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은 통신 시장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통신 업계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다른 지자체들의 관심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상과 달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서울시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교적 조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자사의 핵심 수익원인 5G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그 이유는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온라인 게임 등 대용량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헤비 유저(heavy user)들은 이미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해 있어, 공공 와이파이의 존재 때문에 굳이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즉, 업계는 지자체의 공공 와이파이를 고품질의 유료 이동통신 서비스를 대체하는 '경쟁재'가 아닌, 저소득층이나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이용자들을 위한 '보완재' 성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서울시의 선례는 다른 지자체들에게 새로운 정책적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미 몇몇 지자체는 서울시에 관련 절차와 계획에 대해 문의하며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공공 와이파이 확대'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생활 밀착형 공약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및 도지사 후보들이 너도나도 관련 공약을 내세우며, 이 문제가 지역 정치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지자체 주도 통신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각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 기존에 보유한 자가망 인프라 수준, 기술 전문성 등에 따라 사업 추진 역량에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자칫 부유한 지자체는 고품질의 통신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간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중앙정부와 소수의 대형 통신사가 주도하던 중앙집권적 통신 인프라 정책이, 이제는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연방형 모델'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지역 맞춤형 서비스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기정통부는 기술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보안 기준을 마련하며, 재정이 부족한 지역에는 공동 투자를 지원하는 등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고 서비스의 최소 품질을 보장하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미 부산시의 '동백패스'나 대구시의 스마트시티 사업처럼 각 지역은 독자적인 공공 서비스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서울시의 이번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울시의 '1호 지자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은 대한민국 디지털 인프라 거버넌스의 중대한 전환을 예고한다. 이 첫걸음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전국적인 상생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방송통신분과 진서윤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