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이미지 생성 AI '퀜-이미지 3.0' 공개...핵심은 '진짜같음'...4500토큰짜리 긴 지시문 한 번에 소화해 신문 지면·수식 논문·다층 UI까지 그려내, 다만 가중치·벤치마크·기술보고서는 이번엔 함께 내놓지 않아
알리바바가 이미지 생성 AI '퀜-이미지 3.0'을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중국 알리바바(Alibaba)의 인공지능(AI) 연구조직 퀜(Qwen)팀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새 AI 모델 '퀜-이미지 3.0(Qwen-Image-3.0)'을 공개했다. 퀜팀은 지난 7월 21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 모델을 선보이며, 시리즈의 세 번째 세대인 이번 모델의 핵심을 '진짜같음(实)'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이미지 생성 AI란 사람이 글로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이나 사진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퀜팀은 앞서 2025년 8월 1세대 모델의 핵심을 '정확함'으로, 올해 초 2세대 모델의 핵심을 '정확함·다양함·완성도·아름다움·진실성'으로 각각 소개한 바 있다. 이번 3세대 모델은 만들어 낸 이미지가 실제로 쓸 수 있을 만큼 진짜에 가깝다는 점을 앞세웠다. 회사는 이 '진짜같음'을 긴 지시문 처리, 미세한 디테일 표현, 세계 지식 반영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 4500토큰짜리 긴 지시문 한 번에 소화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길고 자세한 지시문을 한 번에 처리하는 능력이다. 퀜-이미지 3.0은 최대 4500토큰 분량의 지시문을 받아들인다. 토큰이란 AI가 글을 처리할 때 쓰는 최소 단위로, 다룰 수 있는 토큰이 많을수록 더 길고 복잡한 설명을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는 전 세대 모델이 처리하던 약 1000토큰의 4.5배에 해당한다.
지시문이 길어졌다는 것은 이용자가 원하는 바를 잘게 쪼개 여러 번 요청할 필요 없이, 화면 구성과 글자 내용, 시각 스타일, 배치까지 마치 설계 문서를 쓰듯 한 번에 적어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퀜팀은 대표 사례로 물리학 도표와 군론 증명, 생물학 설명 등 서로 관계없는 아홉 개의 인포그래픽을 3×3 격자로 배치한 이미지를 제시했다. 이 이미지는 여러 그림을 따로 만들어 이어 붙인 것이 아니라, 3700토큰짜리 지시문 하나로 한 번에 생성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인포그래픽이란 정보나 자료를 그림과 도표로 알기 쉽게 정리한 시각물을 말한다.
복잡하게 겹친 화면도 그려 낸다. 예컨대 프로그램 개발 도구(VSCode) 화면 안에 채팅 앱 화면을 넣고, 그 안에 다시 커피 포스터를 배치하는 식으로, 여러 겹으로 중첩된 사용자 화면(UI)을 하나의 지시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둘째, 10픽셀 작은 글자까지 또렷하게
두 번째는 세밀한 디테일 표현이다. 퀜팀은 이 모델이 10픽셀 수준의 아주 작은 글자도 알아볼 수 있게 그려 내고, 피부와 머리카락, 종이 같은 질감을 사진에 가깝게 재현한다고 설명했다. 픽셀은 화면을 이루는 가장 작은 점으로, 10픽셀이면 화면에서 매우 작게 표시되는 글자 크기다.
회사가 공개한 예시에는 여러 줄의 수식이 담긴 학술 논문 한 면과, 실제처럼 꾸민 신문 1면이 포함됐다. 손으로 쓴 주석을 이미지에 덧붙이거나, 손상된 전통 회화를 복원하는 등 이미 있는 이미지를 고치는 작업도 함께 선보였다. 그동안 이미지 생성 AI는 그림 속에 글자를 넣으면 글자가 뭉개지거나 깨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퀜 시리즈는 이 글자 표현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셋째, 12개 언어·실시간 데이터까지 반영
세 번째는 회사가 '세계 지식'이라고 부르는 능력이다. 퀜-이미지 3.0은 12개 언어와 20종이 넘는 글꼴을 자체적으로 표현하며, 웹페이지나 생중계 화면 같은 인터페이스도 재현한다. 특히 인터넷에서 실시간 자료를 끌어와 이미지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회사는 특정 도시와 날짜의 일기예보 그래픽을 만들어 내는 사례를 예로 들었는데, 이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자료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도구에 가까운 기능이다.
퀜팀은 이런 기능들을 신문 지면 편집, 짧은 드라마의 장면 구성(콘티), 사용자 화면 시안(목업), 전자상거래용 상품 이미지 같은 콘텐츠 제작 작업에 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정리하면, 보기에 그럴듯한 이미지를 넘어 실제 업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이미지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다만 가중치·벤치마크·기술보고서는 없었다
이번 공개에는 짚어 볼 대목도 있다. 퀜팀의 발표에는 성능을 수치로 보여 주는 벤치마크 표도, 모델의 규모를 나타내는 매개변수 수도, 이용 조건을 정한 라이선스도, 내려받아 쓸 수 있는 모델 가중치도, 어떻게 학습하고 시험했는지 설명하는 기술보고서도 담기지 않았다. 이용자는 퀜의 대화형 서비스에서 모델을 직접 써 볼 수 있을 뿐이다. 벤치마크란 여러 모델의 성능을 같은 기준으로 견주어 매기는 시험이고, 가중치란 모델이 학습으로 얻은 내부 값으로, 이를 공개하면 누구나 모델을 내려받아 고쳐 쓸 수 있다.
이는 같은 시리즈의 앞선 모델과 다른 점이다. 2025년 8월 나온 1세대 모델은 누구나 상업적으로 쓸 수 있는 조건으로 가중치를 공개하고 기술보고서도 같은 날 함께 내놓았으며, 2세대 모델도 별도의 기술보고서를 냈다. 따라서 이번에 강조된 '4500토큰'이라는 숫자는 이번 발표에서 가장 구체적인 수치이지만, 외부 기관이 같은 조건에서 다시 확인한 값은 아니다.
이 점은 이미지 생성 AI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미지의 좋고 나쁨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그림 속 글자 표현은 회사가 고른 예시에서는 뛰어나 보이지만 체계적인 시험에서는 약점을 드러내기 쉬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가중치와 시험용 자료가 없으면, 개발자가 판단할 근거는 회사가 직접 고른 예시 이미지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경쟁사들은 모델을 공개하며 가중치를 함께 열어 왔다. 텐센트는 '훈위안이미지 3.0'을 가중치 공개 방식으로 내놓았고, 오픈AI 출신들이 세운 팅킹 머신스 랩도 최근 첫 모델 '잉클링'을 가중치와 함께 공개한 바 있다.
퀜팀이 스스로 만든 이미지 평가 시험의 결과도 참고할 만하다. 이 시험에서 직전 주력 모델인 퀜-이미지 2.0 프로는 전체 5위에 올랐다. 1위는 오픈AI의 'GPT 이미지 2'였고, 구글의 '나노 바나나' 계열과 오픈AI의 'GPT 이미지 1.5'가 상위권을 채웠다. 이 시험은 사람 대신 자동 판정 모델이 채점하는 방식인 데다 퀜팀이 직접 만든 시험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 대상은 3.0이 아니라 앞선 세대였다.
이를 종합하면, 퀜-이미지 3.0을 곧바로 이 분야 선두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5위에서 출발한 만큼 실제로 크게 나아졌을 여지도 있지만, 이번 발표만으로는 그 향상을 수치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앞으로 알리바바가 이전 세대처럼 가중치와 모델 설명 자료를 내놓는지, 그리고 외부의 독립적인 평가가 긴 지시문 처리와 작은 글자 표현에 대한 회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그 전까지 확실한 것은, 퀜-이미지 3.0이 제작사가 고른 이미지들 속에서 강한 성능을 보였다는 사실뿐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정유리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