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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자국 인프라·데이터로 'AI 주권' 키운다...엔비디아 "AI 팩토리가 현대 경제의 기반"...프랑스·인도·브라질 사례로 본 소버린 AI 확산, 자국 언어·문화·규제에 맞춘 국가 AI 전략 5가지 요소 제시

각국이 자국의 인프라와 데이터로 국가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인프라와 데이터, 인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이른바 '소버린 AI(Sovereign AI·AI 주권)' 전략을 넓혀 가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엔비디아(NVIDIA)는 지난 7월 6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여러 나라가 자국의 언어와 문화, 규제에 맞는 방식으로 AI를 설계하고 학습시키며 배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글은 엔비디아의 캘리스타 레드먼드(Calista Redmond)가 썼다. 소버린 AI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시설이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안에 둔 컴퓨팅 설비와 자국의 데이터·인력으로 AI를 개발·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각국은 그동안 교통·통신·상업·의료 같은 분야에서 자국 산업 기반에 투자해 왔으며, 이제 그 대상이 AI로 옮겨 가고 있다. 자국 인프라와 지역 데이터, 자체 전문 인력으로 모델과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면, AI가 그 나라의 국민과 서비스, 규제에 맞게 다듬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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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제공

지역 언어·문화 반영한 '자국 모델'이 핵심

각국이 AI 역량 확보를 서두르는 배경으로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트형 AI의 확산이 꼽힌다. 생성형 AI는 글이나 그림 등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AI를, 에이전트형 AI는 사람이 목표만 정해 주면 스스로 여러 단계의 작업을 처리하는 AI를 말한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AI가 게임부터 의료까지 여러 산업을 바꾸고 있으며, 많은 직업에서 AI 보조 도구를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국은 자국 팀이 지역 데이터로 학습시킨 거대언어모델(LLM)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로 미리 학습해 여러 용도에 두루 쓸 수 있는 기반 모델을 뜻한다. 이렇게 만든 모델은 지역의 방언과 문화적 맥락, 특정 분야의 특성을 결과물에 반영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음성 AI 모델이 사라져 가는 토착어를 보존하고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사례로 들었다. 거대언어모델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만들어 내는 것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코드 작성, 신약 개발, 금융 사기 방지, 로봇에게 물리적 동작을 가르치는 일 등에도 쓰인다.
엔비디아는 AI와 고성능 연산이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효율 개선, 사이버 보안 위협 방어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AI 역량이 각 나라가 위기에 견디는 힘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연산은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대량의 계산을 처리하는 컴퓨팅 방식을 뜻한다.

'AI 팩토리'를 새 필수 인프라로

엔비디아는 AI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필수 시설로 'AI 팩토리(AI factory)'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AI 팩토리는 데이터가 들어가면 지능이 나오는 곳으로, 계산량이 많은 작업을 처리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가리킨다. 데이터센터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저장하는 서버 등을 모아 둔 시설을 말하며, AI 팩토리는 그 가운데서도 학습과 추론 같은 무거운 연산을 전담하는 형태다.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국의 컴퓨팅 능력을 키우고 있다. 국영 통신사나 공공 설비 기업과 손잡고 AI 클라우드를 마련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지역의 클라우드 사업자를 지원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쓰는 AI 컴퓨팅 기반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 언론 문답에서 "AI 팩토리는 전 세계 현대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AI 전략의 다섯 가지 요소

엔비디아는 국가 AI 전략을 이루는 다섯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첫째는 'AI 당위성'으로, 자국의 AI 역량이 경제 성장과 국가 안보, 문화 보존, 혁신에 필수적이며 지역 정책에 맞는 신뢰할 수 있는 AI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AI 인재'로, 폭넓은 AI 기술 인력과 함께 전 국민의 기초적인 AI 이해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셋째는 'AI 모델과 데이터'로, 지역 데이터로 학습·조정하고 자국 인프라에서 운영하며 자국 법의 적용만 받는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AI 생태계'로, 투자자·개발자·과학자·창업가·기업·정부 조직이 지역 안에서 서로 연결되는 것을 뜻한다. 다섯째는 앞서 설명한 'AI 팩토리'로, 자국이 소유·운영·관리하는 AI 클라우드를 말한다. 엔비디아는 이 가운데 AI 팩토리의 가장 큰 효용이 인프라 규모를 유연하게 키울 수 있는 민관 협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인도·브라질, 공공 서비스에 AI 적용

엔비디아는 2019년부터 'AI 네이션스(AI Nations)' 이니셔티브를 통해 여러 나라의 AI 생태계와 인력 양성을 지원해 왔다며,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유럽에서는 씽크딥(ThinkDeep)의 AI 에이전트가 프랑스 경제·재정부의 복잡한 공공 서비스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수백만 건의 문서와 데이터를 처리해 문서 검색 시간을 이틀에서 2분으로 줄였고, 직원 1만 명을 대상으로 200만 유로를 절감했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설명이다. 아시아에서는 인도의 사르밤(Sarvam) 플랫폼이 엔비디아 GPU와 자국 인프라를 기반으로 22개 공용어에 맞춘 다국어 AI 모델과 음성 에이전트를 제공해, 정부와 기업 서비스가 수억 명에게 각자의 언어로 가닿을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와 연산, 관리 권한은 자국 안에 두었다. 중남미에서는 와이드랩스(Widelabs)의 AI가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검찰의 법률 서비스를 개선해, 약 500개 지방자치단체에 걸친 800만여 명의 시민이 사법 기록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 사례가 내부 조사를 간소화하고 사법 행정을 더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세 사례 모두 공통적으로 데이터와 연산, 관리 권한을 자국 안에 두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이런 노력이 자국 인프라와 지역 데이터, 자체 인재를 사회에 도움이 되는 해법으로 바꿔 낸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7월 7일부터 10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AI 포 굿(AI for Good) 정상회의'에 참여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박정후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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