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픈 모델, 세계 AI 연구의 토대 되다...ICML 2026서 '네모트론' 인용 논문 145편...로봇 월드 모델·생명과학·합성 데이터로 확산, 네이버·머크·사카나AI 등 생태계도 성장
엔비디아 오픈 모델이 세계 AI 연구의 토대로 자리 잡았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엔비디아(NVIDIA)가 외부에 공개한 이른바 '오픈 모델'이 세계 인공지능(AI) 연구의 바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7월 6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올해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2026에 채택된 논문 가운데 약 145편이 자사의 오픈 모델 계열인 '네모트론(Nemotron)'을 새로운 연구의 토대로 인용했다고 밝혔다. 이 글은 엔비디아의 JJ 김(JJ Kim)이 썼다. 오픈 모델이란 AI 모델의 핵심 정보인 가중치나 학습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해, 누구나 내려받아 연구와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한 모델을 말한다.
국제머신러닝학회는 해마다 전 세계 수천 명의 AI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대표적인 학술 대회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올해 이 학회에는 엔비디아의 논문 74편이 채택됐고, 채택 논문 가운데 약 2000편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인용했다. 또 네모트론을 인용한 145편 외에도 수백 편이 엔비디아의 '코스모스(Cosmos)',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바이오네모(BioNeMo)' 같은 다른 오픈 모델 계열을 활용했다. 이들 모델은 물리 AI와 로봇공학, 자율주행차, 생명의학 연구에 두루 쓰였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채택된 논문들이 오픈 형태의 첨단 모델과 개방형 AI 인프라가 현대 AI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의 바탕이 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로봇 '월드 모델'부터 생명과학까지...확산하는 연구 주제
엔비디아는 올해 채택된 논문들이 AI 연구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회사에 따르면 영상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비전·영상 생성, 대형 언어모델(LLM)을 위한 강화학습, AI가 스스로 여러 단계의 작업을 처리하도록 훈련하는 에이전트 훈련, 그리고 완성된 모델을 실제로 돌려 답을 내놓게 하는 AI 추론이 올해도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강화학습이란 AI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더 나은 판단을 하도록 보상을 통해 학습시키는 방법을 뜻한다.
여기에 몇 가지 새로운 분야가 두각을 나타냈다. 먼저 로봇의 '월드 모델(world model)'이 큰 관심을 받았다. 월드 모델이란 AI가 물리적 환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스스로 이해하고 예측하도록 만든 모델을 말한다. 엔비디아는 '드림도조(DreamDojo)'라는 연구를 사례로 들었다. 이 연구는 사람이 찍은 영상으로 물리 세계의 움직임을 학습하고,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오픈 모델을 바탕으로 로봇이 한 번도 훈련받지 않은 환경에서 물건을 어떻게 다룰지를 예측한다. 실제 로봇을 직접 움직여 보지 않고도 가상의 로봇으로 동작을 계획하고 검증할 수 있어, 비용과 위험을 줄이며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분야의 AI 연구도 활발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바이오네모 오픈 모델을 활용해 단백질의 기능과 분자의 움직임, 유전 정보를 이해하려는 연구가 이어졌다. 단백질 돌연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AI가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시험하는 공개 평가 기준을 제시한 'FLIP2', 신약 개발에 중요한 분자 특성을 예측하는 새 오픈 모델 'KERMT'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사람이 일일이 이름표를 붙인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AI가 학습용 데이터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합성 데이터 생성' 분야도 올해 큰 관심을 끌었다.
단일 모델 아닌 '리서치 스택'...오픈 인프라로 연구 가속
엔비디아는 네모트론이 하나의 완성된 모델을 내놓는 방식이 아니라, 연구자가 필요에 따라 골라 쓰는 '리서치 스택'처럼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서치 스택이란 연구에 필요한 여러 도구를 층층이 쌓아 올린 묶음을 뜻한다. 성능을 견줘 볼 수 있는 공개된 모델, 직접 학습시키고 다듬을 수 있는 공개 데이터셋, 그리고 추론과 도구 사용, 안전성 확보, 데이터 정제 방법을 담은 '레시피'가 모두 공개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학습 데이터를 정제하는 도구인 '니모 큐레이터(NeMo Curator)'가 연구자에게 재현 가능한 데이터 정제 기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로봇과 자율주행차, 비전 AI를 만들 수 있는 오픈 모델 계열 '코스모스 3', 자율주행차 개발용 '알파마요(Alpamayo)', 로봇공학용 '아이작 그루트', 생명의학용 '바이오네모' 등을 통해 여러 산업 분야의 연구 개발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오픈 인프라가 연구자에게 성과를 앞당길 도구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머크·사카나AI까지...넓어지는 생태계
엔비디아 오픈 모델을 활용하는 움직임은 엔비디아 자체 연구소를 넘어 여러 기업으로 넓어지고 있다. 유전자 서열을 해석하고 설계하도록 돕는 DNA 기반 모델 'EDEN'을 개발한 베이스캠프 리서치, 신약 후보 물질이 몸속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하는 데 KERMT를 쓰는 제약사 머크(Merck)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일본의 사카나AI(Sakana AI)는 자사의 '후구(Fugu)' 모델을 네모트론 3 울트라를 바탕으로 만들어 AI 연구 자동화에 활용하고 있다. 코딩 도구 기업 킬로코드(KiloCode)는 네모트론을 자사 구조에 결합해 토큰 비용을 최대 90%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토큰이란 AI가 글을 처리할 때 다루는 최소 단위로, 이용량과 비용을 매기는 기준이 된다. 국내 기업 네이버(NAVER)도 네모트론의 구조를 활용해 자체 모델을 개발하며 한국어 AI 연구의 기반을 넓히고 있고, 투게더AI(Together AI)는 자사 플랫폼에서 네모트론 모델을 제공해 연구자들이 더 쉽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도 확산이 뚜렷하다. LG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사람 모양 로봇인 휴머노이드의 산업 현장 도입을 앞당기기 위해 아이작 그루트 모델을 채택했고,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애질리티 등은 코스모스 월드 모델과 로봇 개발·검증 도구를 활용해 차세대 휴머노이드를 만들고 있다고 엔비디아는 전했다.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같은 오픈 모델을 각자의 목적에 맞게 변형해 쓰고 있다는 점에서, 오픈 모델이 특정 연구실을 넘어 하나의 공통 기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권지현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