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사상 처음 프로그래밍 언어 인기 순위 '톱10' 진입...메모리 안전성 앞세워 C·C++ 대안으로 부상
러스트가 TIOBE 인기 순위에서 처음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Rust)가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품질 기업 TIOBE가 매달 집계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인기 순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TIOBE는 2026년 7월 인덱스를 공개하며 이번 달의 가장 큰 소식으로 러스트의 톱10 진입을 꼽았다. 프로그래밍 언어란 사람이 컴퓨터에 일을 시키기 위해 명령을 적는 데 쓰는 언어를 말하며, TIOBE 인덱스는 이런 언어들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고 관심을 받는지를 매달 숫자로 나타낸 지표다.
러스트는 이번 집계에서 1.34%의 점유율로 10위에 올랐다. 1년 전인 2025년 7월에는 18위에 머물러 있었으나, 1년 사이 8계단을 뛰어오르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순위권 안에 들어왔다. TIOBE는 러스트가 앞서 지난달에도 신기록을 세웠다며, 이번 달에는 그 흐름이 이어져 역사상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안전성이 인기 비결...C·C++의 대안으로
TIOBE는 러스트의 인기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로 '메모리 안전성'을 꼽았다. 메모리 안전성이란 프로그램이 컴퓨터의 저장 공간(메모리)을 잘못 사용해 오류나 보안 취약점을 일으키는 일을 막아 주는 특성을 말한다. 러스트는 이러한 메모리 안전성에 중점을 두면서도 매우 빠르게 동작하는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TIOBE는 러스트가 오랫동안 널리 쓰여 온 언어인 C, C++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C와 C++은 개발자가 메모리를 직접 관리해야 하는 구조여서, 실수가 생기면 오류나 보안 문제로 이어지기 쉽고 그만큼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다만 TIOBE는 C와 C++ 진영도 언어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제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썬 1위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크게 하락
이번 인덱스에서 1위는 파이썬(Python)이 지켰다. 파이썬은 18.94%의 점유율로 2위 이하를 크게 앞섰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8.03%포인트나 줄어, 선두 자리는 유지했지만 하락 폭은 상위 언어 가운데 가장 컸다.
2위 아래에서는 순위 변동이 두드러졌다. C가 10.86%로 한 계단 올라 2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2위였던 C++은 9.12%로 3위로 내려앉았다. 4위는 자바(Java, 8.03%), 5위는 C샵(C#, 4.49%)이 각각 지난해와 같은 자리를 지켰다. 6위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2.72%)에 이어 비주얼 베이식(Visual Basic)이 한 계단 오른 7위(2.48%)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언어인 SQL은 1년 전 13위에서 8위(1.71%)로, 통계 분석에 많이 쓰이는 R은 15위에서 9위(1.69%)로 크게 뛰어올랐다.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는 작업의 수요가 늘어난 흐름이 이들 언어의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구글이 개발한 언어인 고(Go)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3위(1.17%)로 여섯 계단이나 내려앉으며 상위권에서 밀려났고, 한때 상위권에 있던 에이다(Ada)와 포트란(Fortran)도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TIOBE 인덱스, 이번 달로 25주년
TIOBE는 이번 7월 인덱스가 지표 자체로서도 뜻깊은 시점이라고 밝혔다. TIOBE 인덱스가 이번 달로 집계를 시작한 지 25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TIOBE는 오늘날 상위 5개 언어 가운데 C, C++, 자바 세 언어는 25년 전에도 이미 선두권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파이썬은 약 10년 전에 상위 5위권에 진입했고, C샵은 약 15년 전에 톱5에 합류했다.
TIOBE는 지난 25년간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두루 받아 왔으며, 그러한 의견들이 지금의 인덱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중 자주 나오면서도 타당한 지적으로, 이 인덱스가 프로그래밍 언어의 '인기'를 재는 지표일 뿐 특정 프로젝트나 응용 분야에 어떤 언어가 가장 적합한지는 알려 주지 못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TIOBE는 개발자가 자신의 용도에 가장 알맞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고를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래밍 언어 플로차트(순서도)'를 새로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이 안내 자료는 다음 주 TIOBE 웹사이트에 공개될 예정이다.
25년간 뒤바뀐 순위...파이썬의 역전
지금은 1위인 파이썬도 25년 전에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TIOBE가 함께 공개한 장기 순위 자료에 따르면, 파이썬은 집계 초기인 2001년만 해도 26위에 그쳤으나 이후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려 2021년 3위, 올해 1위에 이르렀다. 반면 C는 지난 25년 내내 1~2위를 오르내리며 가장 꾸준한 언어로 자리를 지켰다. 자바는 2001년 3위에서 2011년과 2016년 1위까지 올랐다가 올해 4위로 내려오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처럼 순위는 특정 시점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크게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TIOBE는 매년 한 해 동안 점유율이 가장 많이 오른 언어에 '올해의 프로그래밍 언어' 상을 준다. 가장 최근인 2025년에는 C샵이 이 상을 받았으며, 2024년에는 파이썬이 선정됐다. 파이썬은 2007년과 2010년, 2018년, 2020년, 2021년에도 이 상을 받아 역대 가장 여러 차례 수상한 언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상은 그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언어를 가려내는 지표로,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러스트 역시 향후 수상 후보로 거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순위는 어떻게 매기나
TIOBE 인덱스는 전 세계의 숙련된 엔지니어 수와 관련 강좌, 외부 공급업체 수 등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긴다. 구글, 아마존, 위키백과, 빙(Bing) 등 20개가 넘는 주요 웹사이트의 검색 결과를 활용해 각 언어의 점유율을 계산한다. 지표는 한 달에 한 번 갱신된다.
TIOBE는 이 순위가 '가장 좋은' 프로그래밍 언어나 '가장 많은 코드가 작성된'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발자가 자신의 프로그래밍 실력이 시대에 뒤처지지 않았는지 점검하거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어떤 언어를 도입할지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데 참고 자료로 쓰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윤다운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