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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협력사 상생에 5년간 1조 4천억 원 푼다...기술개발부터 판매까지 '성장 주기 맞춤형' 4단계 지원...7월 2일 상생 협약 체결식서 발표, 소부장 협력사 밸류체인 전 과정 도와 국가 반도체 생태계 강화

SK하이닉스가 협력사 상생에 5년간 1조 4천억 원을 활용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1조 4천억 원 규모의 상생 자금을 협력사 지원에 활용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2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1·2·3차 협력사 간 상생 협약' 체결식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협력사 성장 주기 맞춤형 상생 모델'을 통해 동반 성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소부장이란 소재·부품·장비를 줄인 말로, 반도체를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와 제조 장비 등을 뜻한다.
이번 협약은 SK하이닉스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그 아래 단계인 2차·3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넓혔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상 대기업의 상생 지원은 1차 협력사에 집중되기 쉬운데, 공급망 아래로 갈수록 자금과 기술 지원이 닿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하위 단계까지 혜택이 스며들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번 상생 모델은 협력사가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한 뒤 제품을 양산하고 판매하는 사업의 전 과정을 실질적으로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밸류체인이란 원재료에서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가치가 더해지는 일련의 사업 단계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가 세계적 수준의 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국가 반도체 생태계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소부장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해 온 상황에서, 국내 협력사의 기술 자립을 뒷받침하는 것이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의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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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1단계 기술개발...개발비 최대 50% 선지원

SK하이닉스는 상생 모델의 첫 단계로 협력사의 기술개발을 돕는 방안을 마련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게 기술개발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제이지만, 많은 개발 비용과 실패에 대한 부담 탓에 과감한 혁신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새로 도입되는 'R&D 도전 보상제'는 기술력은 갖췄지만 자금 부담을 겪는 협력사에 초기 개발비의 최대 50%를 미리 지원하는 제도다. R&D는 연구개발을 뜻한다. 특히 연구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그동안의 기술적 기여도를 인정해 정산해 주기로 해, 협력사가 실패의 위험을 홀로 떠안지 않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유망 협력사를 발굴하는 '기술 혁신 기업 선정', 대기업의 특허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IPR Sharing 지원센터', 연구용 핵심 시료인 미세 패턴 웨이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 기존 지원책도 이어간다. 웨이퍼는 반도체를 만드는 바탕이 되는 둥근 판을 말한다. 특허나 연구용 시료는 중소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확보하기에는 비용과 절차 부담이 큰 자원인데, 대기업이 이를 나눠 주면 협력사가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2단계 테스트...용인에 '트리니티 팹' 개방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실제 반도체 공장에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사업화가 어렵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자체적으로 시험 생산 라인을 갖추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신기술 실증을 돕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안에 1천 평 규모의 공정 실증 시설인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지어 2027년부터 개방한다. 팹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협력사는 실제 양산 라인과 같은 조건에서 새 기술을 적용한 부품과 장비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어, 시험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사업화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그동안 협력사가 개발한 장비나 소재를 대기업의 양산 라인에서 검증받기 어려워 사업화가 지연되는 일이 잦았던 만큼, 실증 공간을 열어 주는 것만으로도 협력사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밖에도 제품을 정밀하게 살펴보는 '분석/측정 지원센터'와 실제 생산라인에 협력사의 장비·소재를 직접 투입해 수율을 인증하는 '성능평가사업 지원'도 계속 운영한다. 수율이란 생산한 제품 가운데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 양품의 비율을 뜻한다.

3단계 양산...저금리 자금으로 유동성 지원

협력사가 제품을 양산하는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꾸준히 나가는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한 자금 확보, 갈수록 정교해지는 공정 관리, 엄격해진 안전 규제 대응 등이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가 안정적인 재무 기반 위에서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맞춤형 경영 진단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동반 성장 펀드'를 운영해 시설 투자비와 운영비가 필요한 협력사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핵심 기술을 지키기 위한 보안 시스템 구축부터 스마트 팩토리 전환, 안전·보건·환경 관리에 이르기까지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는 경영 분야의 노하우를 나누는 '협력사 컨설팅' 제도를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스마트 팩토리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생산 과정을 자동화하고 효율을 높인 공장을 뜻한다. 규모가 작은 협력사일수록 이런 전환에 필요한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만큼, 대기업이 쌓아 온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4단계 판매...대금 지급 조건 개선

SK하이닉스는 마지막 단계로 협력사의 현금 흐름을 돕는 대금 정산 체계를 강화한다. 제품을 납품한 뒤 대금을 받기까지 자금이 묶이면서 생기는 유동성 문제를 미리 풀어, 공급망 전반에 자금이 원활히 돌게 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대금 지급 조건을 앞장서 개선한 우수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급해 온 '납품 대금 지원 펀드'를 확대한다. 또 '대금 지급 조건 개선'을 이어가 한 달에 네 번 대금을 정산하고 10일 이내에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만기일 이전에도 어음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게 돕는 '상생 결제 시스템'을 1~3차 공급망 전반에 걸쳐 운영해, 대금 회수 지연에 따른 연쇄 부도를 막는다. 규모가 작은 하위 협력사일수록 자금 압박에 취약한 만큼, 공급망 전체에 자금이 막힘없이 돌게 해 상생의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생 모델 외에도 추가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생 협약은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협력사의 기술력이 함께 올라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인식이 배경에 자리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협력사 육성은 공급망 안정과 직결되는 과제로 꼽힌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황미영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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