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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서남권에 400조원 반도체 클러스터 짓는다...곽노정 사장 "용인만으론 부족"...30일 광주 국민보고회서 발표, 서남권에 1GW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구축해 폭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4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는다.
[한국정보기술신문] SK하이닉스가 우리나라 서남권 지역에 400조원 규모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로 짓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CEO)은 6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남권 반도체·AI 투자 계획' 비전을 발표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란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 연구 시설 등이 한곳에 모여 서로 힘을 주고받는 산업 단지를 뜻한다.
곽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인공지능(AI) 산업의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점을 투자 배경으로 들었다. 그는 "AI 산업은 학습의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가 본격 확산되는 시대로 진입했다"며 "향후 미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전제하에, 용인 클러스터로 충분히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조성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 기지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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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AI가 '서비스 시대'로...메모리 수요 폭증

SK하이닉스가 새 클러스터를 결정한 배경에는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옮겨 가고 있는 점이 있다. 지금까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배우는 '학습' 단계에 힘이 실려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학습한 AI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답을 내놓는 '서비스'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AI 서비스가 널리 퍼지면서, AI를 돌리는 데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함께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잠시 담아 두는 반도체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에는 메모리가 단순한 부품을 넘어, AI의 성능 자체를 좌우하는 핵심 기반 시설로 그 역할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AI가 얼마나 빠르고 똑똑하게 답을 내놓느냐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저장하고 꺼내 오느냐에 크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개의 D램을 층층이 쌓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만든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D램은 컴퓨터가 작업을 하는 동안 데이터를 잠시 저장해 두는 기억 장치이며, SK하이닉스는 이 HBM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발표가 이뤄진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는 서남권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다. SK하이닉스는 이 자리에서 서남권을 새로운 반도체·AI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공식화한 셈이다.
곽 사장은 이런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지를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새로운 클러스터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며 "대규모 부지에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가능한 입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장은 수많은 장비를 쉼 없이 돌려야 해 막대한 전기가 들고, 반도체를 씻어 내는 과정 등에 많은 양의 깨끗한 물(용수)도 필요하다.

용인 넘어 서남권으로...400조원 투자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으로 서남권을 지목했다. 대규모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전력과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입지라는 점에서다. 회사는 이곳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생산 기반을 갖추고,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생산 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서남권 클러스터는 앞서 조성 중인 용인 클러스터에 이은 이른바 '포스트(post) 용인' 성격의 미래 부지로, 용인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지어 장비를 들여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앞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 그 수요가 실제로 닥치기 전에 미리 생산 기반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판단이다. 회사가 서남권이라는 새 부지를 서둘러 확보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남권에 1GW AI 데이터센터...전국 15GW 청사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기지와 함께 AI 데이터센터도 지어, 반도체를 만드는 일과 AI를 돌리는 일이 한곳에서 맞물려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데이터센터란 수많은 컴퓨터 서버를 한데 모아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대규모 시설로, AI를 돌리는 데 꼭 필요한 기반 설비다.
이는 SK하이닉스만의 계획이 아니라 SK그룹 차원의 청사진이다. SK그룹은 반도체 생산 기지와 더불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넓혀 나갈 방침이다. 우선 5GW(기가와트) 규모를 시작으로, 전국에 15GW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지어 나갈 계획이다. GW는 전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데이터센터가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전기를 쓰며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특히 서남권에는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지어,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AI 산업 생태계를 이곳에 만들겠다는 것이 SK 측 설명이다. 한곳에서 AI 반도체를 만들고, 바로 그 옆에서 그 반도체로 AI를 돌리는 구조를 갖추면 두 산업이 서로 맞물려 성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곽 사장은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반도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제 그 토대 위에서 글로벌 AI 인프라의 다음 단계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AI 반도체의 새로운 도약, 이곳 서남권에서 SK가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청사진, 실행이 관건

이번 발표는 SK하이닉스가 자사 계획을 직접 알린 내용으로, 투자 규모와 기대 효과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점은 감안할 대목이다.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와 1GW AI 데이터센터는 모두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장기 계획이어서, 실제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고 성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시장 상황과 자금 조달 여건에 달려 있다.
특히 대규모 반도체 생산 기지는 곽 사장이 직접 강조했듯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정부·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과 기반 시설 확보 여건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남권의 구체적인 부지 위치와 착공·완공 시점 등 세부 계획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아, 앞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SK가 용인에 이어 서남권까지 새로운 생산 거점을 넓히겠다고 밝힌 것은,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AI 수요 급증에 대비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어,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어떻게 채워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황재섭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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