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 VR 브랜드 '피코', 한국 판매 중단...국내 시장서 철수...공식 수입사 대행CTS "여러 상황 종합 검토 결과"...기존 고객 A/S·지원은 유지, "적절한 시기 재진출" 밝혀
바이트댄스의 VR 브랜드 피코가 한국 판매를 중단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의 가상현실(VR) 기기 브랜드 피코(PICO)가 한국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 피코 제품의 국내 공식 수입사인 대행CTS는 지난 6월 26일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의 고객 문의 답변을 통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피코 XR(PICO XR)의 한국 판매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가상현실이란 컴퓨터로 만든 3차원 공간을 머리에 쓰는 화면 장치를 통해 실제처럼 체험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번 사실은 별도의 공식 보도자료가 아니라, 한 고객이 브랜드스토어 문의 게시판에 "한국 사업을 접었느냐"고 물은 데 대한 수입사의 답변으로 확인됐다. 대행CTS는 답변에서 이번 결정으로 고객에게 불편과 아쉬움을 주게 된 점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기존 고객 지원은 지속..."적절한 시기 재진출"
대행CTS는 판매 중단 이후에도 기존 고객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피코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앞으로도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이용을 위한 운영 지원과 사후 서비스(A/S), 고객 지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A/S는 제품을 산 뒤 고장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받는 수리·점검 등의 사후 관리를 뜻한다.
대행CTS는 또 "앞으로 더 발전된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적절한 시기에 다시 한국 시장에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 뒀다. 관련 문의는 고객 지원 전화(1533-6310)와 이메일(support.kr@pico-xr.com)을 통해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재진출의 구체적인 시점이나 조건은 함께 밝히지 않아, 이번 표현이 실제 복귀 계획을 담은 것인지 아니면 고객을 향한 인사말 성격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2021년 바이트댄스가 인수한 VR 브랜드
피코는 2015년 설립된 중국의 가상현실 기기 제조사로, 2021년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에 인수됐다. 이후 피코는 바이트댄스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메타(Meta)의 퀘스트(Quest) 시리즈에 맞서는 대표적인 VR 기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내에는 2022년 출시된 피코4(PICO4)와 이후 나온 피코4 울트라(PICO4 Ultra) 등이 판매됐다. 피코4는 PC 연결 없이도 단독으로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일체형 기기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준수한 화질을 앞세워 가상현실 채팅(VR챗) 등 일부 이용자층에서 입문용 기기로 꼽혔다. VR챗은 이용자가 각자의 아바타로 가상 공간에 모여 대화하고 어울리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피코4와 피코4 울트라는 몸의 여러 부위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래킹 성능이 간편하다는 평가를 받아, 아바타로 활동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었다. 트래킹은 이용자의 머리·손·몸의 움직임을 기기가 읽어 가상 공간 속 아바타에 그대로 반영하는 기술이다.
퀘스트·바이브에 밀린 국내 시장
그럼에도 국내 가상현실 기기 시장은 메타의 퀘스트와 대만 HTC의 바이브(Vive)가 사실상 양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발 주자인 피코는 이 틈을 좀처럼 파고들지 못했고, 이런 판매 부진이 이번 철수 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가상현실 기기 시장 전반의 침체도 겹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세계 VR 헤드셋 출하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 직전 분기보다 39% 줄었다. 출하량은 제조사가 시장에 내보낸 제품 수량을 뜻하며, 판매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새로운 제품 출시가 뜸하고 시장을 끌어올릴 요인이 부족했던 것이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1위인 메타조차 가상현실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 부문의 비용을 최대 30%까지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며 구조조정을 이어 가고 있다. 다만 메타는 출하량 감소에도 가상현실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시장이 좀처럼 커지지 않는 가운데,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가 개별 국가에서 판매를 접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가상·증강현실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 XR을 내놓는 등 새로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피코가 빠진 자리를 두고 남은 기기들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피코나 바이트댄스 본사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국내 수입사가 고객 문의에 답하는 형태로 알려진 만큼, 철수의 구체적인 시점과 범위, 남은 재고 처리 방안 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또한 한국과 달리 일본 등 다른 시장에서는 피코 제품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결정이 한국 시장에 한정된 것인지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무엇보다 기존 이용자 입장에서는 판매 중단 이후 사후 서비스와 부품 공급이 얼마나 오래, 어떤 수준으로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수입사가 지원 지속을 약속하기는 했으나, 브랜드가 시장에서 발을 빼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남는다. 앞서 국내에서 특정 브랜드가 판매를 접은 뒤 수리와 부품 확보가 어려워진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피코 이용자들도 이번 결정 이후의 지원 상황을 눈여겨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실감형콘텐츠분과 박성빈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