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충청에 140조원 투자한다...'소재·부품 초격차 기지'로 키운다...디스플레이·HBM·배터리·기판 4대 사업에 집중, 양질의 일자리 25만개 창출 목표
삼성이 충청을 첨단 소재·부품 기지로 키우려 140조원을 투자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삼성이 충청 지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부품 산업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삼성은 2일 충청남도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을 초격차 소재·부품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약 14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격차란 경쟁 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기술과 생산 능력에서 앞서 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주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한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꼽은 최첨단 디스플레이, HBM 생산공장(Fab), 차세대 배터리, 인공지능(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네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충청을 세계 최첨단 소재·부품 기지로 조성하고, 양질의 일자리 25만개를 새로 만들어 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4대 미래 먹거리에 집중...일자리 25만개 목표
삼성이 이번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한 네 분야는 모두 완성품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소재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화면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계산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 전기차와 각종 기기에 들어가는 배터리, 그리고 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이어 붙여 성능을 끌어올리는 패키지 기판이 그것이다. 이들 부품과 소재는 스마트폰·자동차·인공지능 서버 같은 완성품의 성능을 좌우하는 밑바탕이 된다.
삼성은 이러한 소재·부품 산업을 충청에 집중적으로 키워, 대한민국 소재·부품 산업의 미래를 충청에서 실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규모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25만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인공지능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와 부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데는 방대한 계산이 필요하고, 이 계산을 처리하려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와 이를 담아내는 정교한 부품이 함께 있어야 한다. 삼성이 디스플레이·HBM·배터리·기판을 미래 먹거리로 함께 묶어 충청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 분야는 서로 다른 계열사가 맡고 있지만, 모두 인공지능과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부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에 최첨단 화면 클러스터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지역에 고부가가치 OLED 라인을 새로 늘릴 예정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이용해 얇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로, 최근 스마트폰과 노트북, 텔레비전에 널리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증설을 통해 스마트폰과 정보기술(IT) 기기용 화면뿐 아니라, 확장현실(XR) 기기와 자동차용, 나아가 사람을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와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용 화면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최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클러스터란 관련 기업과 생산 시설이 한곳에 모여 시너지를 내는 산업 집적지를 뜻한다. 확장현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아우르는 기술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화면을 보여 주는 기기에 쓰인다.
이는 화면이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로봇, 착용형 기기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되는 흐름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쓰임새가 늘어나는 만큼 각 기기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고부가가치 화면을 한 지역에서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온양·천안에 HBM 생산 거점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의 중심지를 구축하기 위해 최첨단 HBM 생산공장에 투자한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반도체를 위로 쌓아 올려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의 온양 지역에 HBM 생산공장 5개 라인을 투자해 최첨단 산업 기지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또 인접한 천안에서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설비를 늘리고 현대화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HBM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인공지능 서버 한 대에 여러 개의 HBM이 들어가는 만큼, 인공지능 시장이 커질수록 HBM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삼성전자가 온양과 천안을 잇는 HBM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이처럼 빠르게 커지는 수요에 대응하면서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
삼성SDI는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마더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마더라인은 새로운 기술을 처음으로 시험 생산해 검증하는 기준이 되는 생산 라인을 말한다. 여기서 성능과 안정성이 확인된 기술은 이후 다른 생산기지로 확산된다.
삼성SDI는 천안 마더라인에서 검증을 마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전 세계 생산 거점으로 전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배터리 기술은 한 곳에서 충분히 시험하고 안정성을 확인한 뒤에 여러 공장으로 넓혀 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마더라인은 차세대 배터리 사업의 출발점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전기, 세종에 AI 서버용 기판 허브
삼성전기는 세종에 인공지능 서버용 패키지 기판의 세계적인 제조 거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전자제품의 회로기판을 이어 주는 부품으로, 반도체가 제 성능을 내도록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인공지능 서버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일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설비를 확충하는 한편, 핵심이 되는 요소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문 인재 육성에도 함께 나설 예정이다. 요소기술이란 제품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개별 핵심 기술을 뜻한다.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판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설비 확충과 기술 개발, 인재 확보를 함께 추진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권가영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