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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나로아 5월 평균 CO2 432.34ppm '역대 최고'...전년比 1.83ppm 상승, 최근 3년 기록적 급증세는 다소 꺾여

마우나로아 5월 CO2가 432.34ppm으로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또 한 번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글로벌모니터링연구소가 운영하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2026년 5월 월평균 CO2 농도가 432.34피피엠(ppm)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의 430.51ppm보다 1.83ppm 높은 수치로, 직접 측정이 시작된 1958년 이래 5월 기준 가장 높은 값이다. 해당 자료는 지난 6월 5일 갱신됐다.
피피엠은 공기 분자 100만 개 가운데 특정 기체 분자가 몇 개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다. CO2 농도 432ppm은 수증기를 제거한 대기 100만 개 분자 가운데 432개가 이산화탄소라는 뜻이다.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전 세계 대기 CO2 농도를 추적하는 기준점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곳의 측정값은 북반구 대기의 평균 상태를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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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양기상청 제공

5월은 매년 농도가 가장 높은 달

마우나로아의 CO2 농도는 해마다 일정한 주기를 그리며 오르내린다. 매년 초부터 5개월에 걸쳐 높아져 5월 무렵 정점을 찍고, 이후 4개월가량 낮아져 보통 9월에 최저점에 이른다. 이 같은 계절 변동은 북반구 식물의 생장과 관련이 있다. 봄과 여름에 식물이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농도가 내려가고, 가을과 겨울에 낙엽이 지고 식물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로 돌아오면 농도가 올라간다.
5월 정점과 9월 최저점 사이의 차이는 해마다 몇 ppm 정도로, 이 계절 변동은 장기 상승 추세 위에 작은 톱니 모양으로 겹쳐 나타난다. 이 때문에 한 해 가운데 CO2 농도가 가장 높은 5월의 값이 해마다 비교 기준으로 쓰인다. 2026년 5월의 432.34ppm은 이 연중 정점이 또다시 신기록을 세웠음을 의미한다. 북반구의 평균 농도가 이만큼 올라간 것이지만, 남반구의 관측소들은 아직 430ppm 선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에 따라 농도에 차이가 있다.

상승폭은 최근 몇 년보다 줄어

이번 기록에서 주목할 점은 전년 대비 상승폭이다. 2026년 5월의 농도는 1년 전보다 1.83ppm 높아졌는데, 이는 최근 몇 년의 증가폭에 견주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NOAA 기록에 따르면 5월 정점의 전년 대비 증가폭은 2023년 약 3.0ppm, 2024년 약 2.9ppm, 2025년 약 3.6ppm으로 가팔랐다. 특히 2025년 5월은 처음으로 430ppm을 넘어서며 당시 기록상 가장 큰 폭의 연간 증가를 보였다. NOAA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기간은 5월 정점 기준으로 기록상 가장 큰 2년 상승폭을 나타낸 시기이기도 했다.
이처럼 상승 속도가 한 해 만에 둔화한 데에는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엘니뇨 시기에는 육지 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져 대기 중 CO2가 더 빠르게 늘고, 반대로 라니냐 시기에는 식물의 탄소 흡수가 활발해져 증가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경향이 있다. 직전 몇 년간 이어진 엘니뇨 국면이 라니냐 쪽으로 옮겨가면서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국 기상청은 이러한 해수면 온도와 인위적 배출량의 관계를 활용해 2026년 5월 마우나로아 CO2 농도를 432.2ppm으로, 오차 범위 ±0.6ppm과 함께 미리 예측한 바 있다. 실제 측정값 432.34ppm은 이 예측 범위 안에 들어, 통계적 예측 기법의 정확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다만 상승폭이 줄었다고 해서 농도 자체가 낮아진 것은 아니며, 전체 농도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산업화 이전보다 50% 넘게 늘어

장기적으로 보면 마우나로아의 CO2 농도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이 같은 우상향 추세는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 따른 것으로, 계절에 따른 오르내림과 달리 해를 거듭할수록 기준선 자체가 높아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산업화 이전 대기 중 CO2 농도는 약 280ppm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농도는 이보다 50% 넘게 높은 값으로, 수백만 년 동안 지구가 겪지 않았던 영역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늘어난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일 뿐 아니라, 바다에 녹아들면서 해양 산성화를 일으켜 해양 생물의 생존 환경에도 변화를 주는 것으로 지적된다.
농도가 높아지는 속도 자체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측정 초기인 1960년대에는 연평균 증가폭이 1ppm 안팎이었으나, 최근 10여 년 사이에는 연평균 2ppm을 웃도는 수준으로 가팔라졌다. 한 해 단위로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에 따라 증가폭이 오르내리지만, 10년 단위로 보면 상승 속도가 꾸준히 빨라져 온 셈이다.

68년 이어진 세계 기준 관측 기록

마우나로아의 CO2 측정 자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잰 기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 관측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찰스 데이비드 킬링(C. David Keeling)이 1958년 3월 마우나로아 화산의 기상관측소에서 시작했다. NOAA는 1974년 5월부터 별도의 측정을 시작해, 두 기관이 같은 장소에서 각자 독립적인 기록을 나란히 이어 오고 있다. 시간에 따라 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그린 이 곡선은 측정을 시작한 과학자의 이름을 따 '킬링 곡선(Keeling Curve)'으로 불린다.
해발 약 3,400미터(약 1만1141피트) 고지대에 자리한 이 관측소는 주변 오염원의 영향이 적어 대기의 '배경' 상태를 재는 데 적합하다. 연구진은 매시간 측정값 가운데 이런 배경 조건이 유지된 시간대의 자료만 골라 하루 평균을 내고, 이를 다시 모아 월평균을 산출한다. 또 계절에 따른 변동을 걷어낸 보정값을 함께 제시해, 단기적인 오르내림에 가려지기 쉬운 장기 추세를 분명히 드러낸다. 이렇게 쌓인 자료는 단순한 관측 기록을 넘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대기에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보여주는 장기 시계열 자료로 활용된다.

화산 분화로 한때 관측 중단되기도

마우나로아의 관측이 줄곧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11월 29일 마우나로아 화산이 분화하면서 관측소로 향하는 진입로 상당 구간이 용암에 묻혔고, 측정도 중단됐다. 이후 2022년 12월부터 2023년 7월 4일까지는 약 34킬로미터(약 21마일) 북쪽에 있는 마우나케아 관측소에서 측정을 대신했다. 마우나로아의 관측은 2023년 7월 다시 시작됐다.
NOAA는 가장 최근 1년 치 자료는 기준 가스 재보정 등 품질 관리 절차가 남아 있어 아직 잠정값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잠정값이라는 단서에도 5월 정점이 해마다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흐름 자체는 6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가 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하더라도 배출이 계속되는 한 농도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마우나로아 한 지점의 값이 지구 전체의 표면 농도와 똑같지는 않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1958년 한 과학자의 측정에서 출발한 이 기록은, 오늘날 기후 변화를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로 자리 잡았다.
한국정보기술신문 학제간융합분과 이현서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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