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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컴퓨터과학 수업서 낙제율 급등...교수들 "AI 과의존·수학 기초 부족이 원인"...CS 10 낙제 35%로 학과 기준 5배, 한 강의는 AI·인터넷 허용 시험까지

UC버클리 컴퓨터과학 수업의 봄학기 낙제율이 예년의 몇 배로 치솟았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미국 UC버클리(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의 여러 컴퓨터과학(CS) 수업에서 2026년 봄학기 낙제(F) 비율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신문 데일리 캘리포니안이 6월 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봄학기 낙제율은 학과의 성적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수준이다. 강의를 맡은 교수들은 학생들의 인공지능(AI) 의존 심화, 수학 기초 부족, 조교 인력난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성적 집계 사이트 '버클리타임'에 따르면 봄학기 'CS 10' 수강생의 35.3%, 'CS 61A' 수강생의 10.6%가 낙제 학점을 받았다. 두 과목 모두 2024년과 2025년 봄학기에는 낙제 비율이 10%를 넘지 않았다. CS 10과 CS 61A가 포함된 저학년 과목에 대해 전기공학·컴퓨터과학(EECS) 학과는 D와 F를 받는 학생이 7% 수준이어야 한다는 성적 기준을 두고 있다. 이번 학기 낙제율은 이 기준을 한참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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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제공

평균 학점도 기준 밑돌아

학과 기준은 저학년 과목의 평균 성적이 평점(GPA) 2.8에서 3.3 사이에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버클리타임 집계 결과, 봄학기 두 과목의 평균 성적은 모두 'C+'로 평점 2.3에 해당했다. 평균 성적이 학과가 제시한 기준선보다 낮게 형성된 것이다. 평점은 학점을 숫자로 환산한 값으로, 미국 대학에서는 4.0을 만점으로 계산한다.
봄학기에 CS 10('컴퓨팅의 아름다움과 즐거움')과 CS 61A('컴퓨터 프로그램의 구조와 해석') 두 과목을 모두 가르친 댄 가르시아 교육 담당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낙제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학업 부정행위의 급증을 꼽았다. 학생들이 클로드(Claude), 챗지피티(ChatGPT), 구글 제미나이(Gemini)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사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규모 언어모델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글을 생성하는 대형 AI 모델을 가리킨다.

"부정행위 적발과 AI 과의존이 겹쳐"

가르시아 교수는 낙제 학생 수가 늘어난 데에는 두 가지 흐름이 겹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이 본 낙제 학생 수 가운데 일부는 부정행위를 적발해 학생행동지도센터로 사건을 넘긴 경우"라며 "다른 경우는 LLM에 지나치게 기대어 과제를 맡겨 두었다가 시험 때가 되면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봄학기 CS 10에서는 약 30명의 학생이 집에서 보는 시험(테이크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가르시아 교수의 두 과목은 이번 학기에 상대평가(커브)를 적용하지 않았다. 대신 학점마다 점수 기준선을 두어, 학생의 성적이 다른 수강생의 성적에 좌우되지 않도록 했다. 그는 교수들이 상대평가를 해서는 안 되며, 학점별 기준을 공개하고 학생이 그 기준에 도달할 기회를 여러 번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A 학점에 인원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교수는 "나는 일부 학생만 A를 받을 수 있게 하는 하버드의 방식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A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한 기준을 두고, 기준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그 기준에 도달할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평가가 문제를 가린 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급 과목 낙제율도 3배 이상

AI 과의존과 함께 가르시아 교수가 지적한 또 다른 문제는 수학 기초 부족이다. 이 우려는 같은 캠퍼스의 기리자 라나데 부교수도 공유했다. 라나데 부교수가 봄학기에 가르친 'EECS 127'('공학 최적화 모델')의 낙제율은 16.8%로, EECS 학과가 상급 과목에서 '일반적'이라고 보는 D·F 비율 5%보다 훨씬 높았다. 그는 이번 학기 강의가 '다른 의미로 까다로웠다'고 표현했다.
라나데 부교수에 따르면 이 과목을 듣는 학생은 선형대수, 벡터 미적분, 수학적 증명 등을 다루는 과목을 미리 이수한 것으로 전제된다. 그러나 그는 면담 시간(오피스 아워)에서 많은 학생이 선형대수를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한 학생으로부터 버클리에서 들은 선형대수 수업이 과제와 시험에서 '인터넷과 AI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을 두고 있었다는 말을 듣고 더 놀랐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교수와 라나데 부교수는 모두 UC 시스템의 이공계(STEM) 입학 전형에서 ACT·SAT 같은 표준화 시험 성적을 다시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1300명이 넘는 UC 교원이 동참한 이 청원과 공개서한에는 학생들의 수학 준비 부족에 대한 비슷한 우려가 담겼다. ACT와 SAT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학 입학 표준화 시험이다.

조교 인력난에 강의 구조도 바뀌어

라나데 부교수는 인력 부족 탓에 강의 구성도 바꿔야 했다. 기존 EECS 127에는 교수와 조교(TA)들의 지도 아래 진행하는 기말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는 인력이 모자라 대부분의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던 이 과정을 없앨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ECS 학과장 젤라니 넬슨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 따르면, 캠퍼스는 EECS 조교에게 지급하는 높은 시급 부담 때문에 학부 CS 정원과 학부 조교 수를 모두 줄여야 했다. 인력난이 성적 지도와 강의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면담 시간 발길도 끊겨

두 교수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가 줄어든 점도 함께 짚었다. 라나데 부교수는 예전에는 면담 시간이 '넘쳐났다'고 회상하면서도, 이번 학기에는 자신과 조교들이 학생들에게 자주 참석을 권했는데도 '참여가 매우 저조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교수 역시 최근 두 학기 동안 면담 시간에 학생이 거의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면담 시간이 꽉 찼는데, 처음으로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사무실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이 무척 놀라웠다"고 말했다.

"AI 시대일수록 더 가르쳐야"

두 교수는 앞으로의 수업 운영 방식을 다시 짜고 있다. 가르시아 교수는 앞으로 맡을 수업의 첫날에 봄학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미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추가 보충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가려낼 방법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나데 부교수는 AI 시대일수록 교수가 학생을 '덜'이 아니라 '더'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경쟁이 치열한 세계에서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능력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학생들이 버클리 학생으로서 내년이나 그 이듬해만이 아니라 앞으로 40년의 삶 동안 든든하게 기여하는 시민이자 리더가 되도록 준비시켜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두 교수는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에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가르시아 교수는 동료 교수가 쓰는 표현을 빌려 "'혼란은 배움의 땀'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며 "많은 학생이 그 땀을 흘리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고등평생교육분과 양윤서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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