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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러트베이, 압수수색 20년 지나도 건재...사흘 만의 부활이 단속을 무색하게 만들다

세계 최대 토렌트 사이트가 2006년 대규모 압수수색 이후에도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세계 최대 규모의 토렌트 파일 공유 사이트로 알려진 파이러트베이(The Pirate Bay)가 대규모 압수수색을 당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터넷에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사이트 폐쇄를 노린 단속이 오히려 사이트를 더 널리 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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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제공

65명의 경찰이 데이터센터 급습

토렌트프릭(TorrentFreak)의 보도에 따르면, 2006년 5월 31일 스웨덴 경찰 65명이 스톡홀름의 한 데이터센터에 들이닥쳤다.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범죄 수사의 일환으로, 사이트 서버를 오프라인 상태로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토렌트는 여러 이용자가 파일 조각을 나눠 주고받는 방식의 파일 공유 기술이며, 파이러트베이는 이러한 파일을 찾을 수 있는 정보를 모아 둔 대표적 사이트였다.
경찰이 진입하기 직전, 파이러트베이의 공동 설립자 고트프리드 스바르트홀름과 프레드릭 네이는 사설탐정에게 미행당하고 있다는 점을 눈치챘다. 이날 오전 10시경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 중 네이는 현장으로 향하던 길에 문제가 토렌트 추적 시스템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만일을 대비해 사이트 전체를 백업해 두기로 했다.

백업 한 번이 사이트를 살리다

네이가 데이터센터에 도착했을 때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수십 명의 경찰이 서버를 압수하고 있었으나, 그 대부분은 파이러트베이와 무관한 다른 고객들의 서버였다. 이후 며칠 사이 네이의 백업 결정이 사이트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운영진은 이 백업 덕분에 사흘 만에 사이트를 되살렸다.
운영진은 특유의 조롱 섞인 방식으로 상황에 대응했다. 사이트 이름을 '더 폴리스 베이(The Police Bay)'로 바꾸고 할리우드를 향해 포탄을 쏘는 새 로고를 내걸었으며, 며칠 뒤에는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선다는 의미로 불사조 로고로 교체했다. 폐쇄를 노린 단속은 오히려 사이트를 주류 언론의 조명 아래로 끌어올렸고, 할리우드의 의도와 정반대로 방문자 수를 크게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배후에서 작동한 미국 정부

수사와 압수수색은 스웨덴에서 이뤄졌으나, 미국 정부가 배후에서 큰 역할을 했다. 2017년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공개된 자료가 그 정황을 일부 메웠다. 토렌트프릭에 따르면, 압수수색 약 6개월 전인 2005년 11월 스웨덴 주재 미국 대사관이 워싱턴에 보낸 전문에는 할리우드를 대변하는 미국영화협회(MPA)가 미국 대사 및 스웨덴 법무부 차관과 각각 만나 파이러트베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전문은 MPA가 세계 최대 토렌트 추적 사이트인 파이러트베이를 특히 우려하고 있으며, 스웨덴이 거물급 사이트를 상대로 조치에 나서기를 바란다는 취지를 전했다. 2007년 4월 전문에서는 대사관이 한 직원을 표창 후보로 추천하면서 파이러트베이 사건을 그 공로로 언급하기도 했다. 직원의 적극적 활동이 스웨덴 사법당국의 단속 결정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인터넷 저작권 침해 대응의 주요 성과로 평가됐다는 내용이다.

두 차례 단속에도 살아남아

신속한 복귀는 설립자들을 많은 이들에게 영웅으로 만들었다. 스톡홀름 거리에서는 해적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이러한 분위기는 당시 막 창당된 해적당(Pirate Party)에도 힘을 실었다. 그러나 단속은 설립자들에게 형사 수사와 재판, 핵심 인물 다수에 대한 실형 선고라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초기 멤버 상당수는 사이트와의 관계를 끊었고, 운영권은 세이셸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익명의 집단에 넘어갔다. 초창기의 거침없던 태도는 침묵으로 바뀌었으며, '윈스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익명의 운영자는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익명성은 2014년 또 다른 압수수색으로 사이트가 수 주간 사라졌을 때 더욱 분명해졌는데, 당시에는 사이트 운영진조차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파이러트베이는 두 번째 단속에서도 회복했고, 현재는 스스로를 '은하계에서 가장 회복력 강한 토렌트 사이트'로 소개하고 있다. 할리우드가 종말을 기대했던 사이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유재섭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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