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듀오' 내놨다...펼치면 7.6인치·접으면 5.4인치, 1999달러부터 10월 16일 예약 판매
애플이 접히는 첫 아이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애플이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첫 아이폰을 내놨다. 애플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아이폰 듀오(iPhone Duo)'를 공개했다. 예약 판매는 10월 16일, 정식 판매는 10월 23일 시작한다. 가격은 25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1999달러(약 280만원)부터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폴더블은 화면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삼성전자 등 여러 제조사가 2019년부터 이런 제품을 팔아 왔다. 애플이 폴더블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아이폰 듀오가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큰 화면을 담았으면서도, 접으면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라고 설명했다. 색상은 스타 화이트와 나이트 스카이 두 가지다.

화면 두 개, 비율은 하나
아이폰 듀오는 책처럼 펼치는 구조다. 펼치면 안쪽에 7.6인치 화면이 나타난다. 접으면 바깥쪽 5.4인치 화면을 쓴다. 애플에 따르면 안쪽 화면은 아이폰 18 프로 맥스보다 면적이 50% 넓다. 바깥 화면은 아이폰 18 프로 화면의 90% 수준이다. 접었을 때 크기는 여권과 비슷하다.
두 화면은 가로세로 비율이 같다. 접거나 펼쳐도 화면 속 내용이 비율 그대로 늘거나 줄어 이어진다는 뜻이다. 두 화면 모두 화면 갱신 속도를 상황에 맞춰 바꾸는 프로모션과, 화면을 끈 뒤에도 시간 같은 정보를 흐리게 남기는 올웨이즈 온을 지원한다. 야외 최대 밝기는 3000니트다.

안쪽 화면에는 나노 텍스처 처리가 들어갔다. 표면을 아주 미세하게 거칠게 만들어 빛 반사를 흩뜨리는 방식이다. 애플은 이 처리가 접힌 자국을 덜 눈에 띄게 하는 효과도 낸다고 밝혔다. 화상 통화용 페이스타임 카메라는 안쪽 화면 아래에 숨겨, 쓰지 않을 때는 화면이 끊기지 않는다.
지문 인식 기능인 터치 ID는 측면 버튼에 넣었다. 접은 상태와 편 상태 모두에서 쓸 수 있다. 애플워치로도 잠금을 풀 수 있다. 올해 안에 USB-C 방식 애플 펜슬 지원도 더할 계획이다.
100개 넘는 부품으로 짠 경첩
폴더블 제품에서 가장 자주 지적받는 약점은 접히는 부위의 내구성이다. 애플은 이 대목에 설명을 많이 할애했다.

본체는 5등급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경첩 덮개는 3차원(3D) 프린팅 방식으로 찍어 냈다. 경첩은 100개가 넘는 부품으로 짜, 여닫는 동작을 정밀하게 잡아 준다. 펼쳤을 때는 화면 가운데를 아래에서 받쳐 평평하게 유지한다. 안쪽에는 지지용 뼈대를 넣어 뒤틀림을 줄였다.
화면 보호 소재도 손봤다. 뒷면에는 세라믹 실드가, 바깥 화면에는 이전 세대보다 긁힘에 3배 강한 세라믹 실드 2가 쓰였다. 접히는 화면 판은 위아래를 강화 유리로 감쌌다. 층과 층 사이는 특수 접착제로 이어, 책장이 넘어가듯 서로 미끄러지게 했다. 접을 때 쏠리는 힘을 분산시키기 위한 설계다. 아래쪽에는 티타늄 판을 덧댔다. 방수·방진 등급은 IP68이다. 애플은 실험실 조건에서 수심 6m·30분 기준으로 시험했다고 밝혔다.
접는 구조에서 나온 촬영 기능
카메라는 4800만 화소 퓨전 메인과 4800만 화소 퓨전 울트라 와이드로 구성했다. 메인 카메라는 셔터를 누른 순간과 촬영 시점의 시차가 거의 없고, 광학 수준의 2배 망원을 품고 있다. 기본 저장 화소는 2400만이다. 울트라 와이드는 아이폰 18 프로와 같은 부품이다.
눈에 띄는 것은 접는 구조에서 나온 기능들이다. △스마트 테이크는 기기 안 인공지능(AI)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살펴 인물이 자세를 잡으면 알아서 찍는다 △듀오 프리뷰는 찍히는 사람이 바깥 화면으로 자기 모습을 보며 자세를 잡게 해 준다 △후면 카메라로 찍는 자기 사진도 바깥 화면으로 미리 볼 수 있다 △키드 큐는 바깥 화면에 만화 영상을 띄워 아이의 시선을 카메라로 끌어온다 △듀오 페이스타임은 옆에 있는 사람이 바깥 화면으로 영상 통화에 함께 들어올 수 있게 한다.
영상은 메인 카메라로 초당 120장짜리 4K 돌비 비전 촬영을 지원한다. 재생 속도를 늦춰 느린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소리를 다듬는 오디오 믹스에는 음악만 따로 떼어 내는 기능이 새로 들어갔다.
아이폰에서 처음 두 앱을 나란히
소프트웨어는 iOS 27이다. 잠금 화면 조작부와 홈 화면 독, 앱 조작 단추가 화면 옆쪽으로 옮겨 갔다. 세로 공간을 내용에 더 많이 쓰기 위해서다. 펼치면 홈 화면 두 쪽이 한꺼번에 보이고, 왼쪽에는 위젯을 세로로 늘어놓은 투데이 뷰가 뜬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도 화면 옆에 세로로 자리를 잡았다.

가장 큰 변화는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는 방식이다. 스플릿 뷰를 쓰면 아이폰에서 처음으로 앱 두 개를 나란히 열 수 있다. 사파리처럼 같은 앱의 창을 두 개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자주 쓰는 앱 조합을 저장해 뒀다가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 한쪽 화면으로 내용을 보면서 다른 쪽에서 시리와 대화하는 것도 된다. 넷플릭스와 줌, 슬랙 등은 이미 접는 구조에 맞춰 앱을 고쳤다.
시리 AI는 iOS 27과 함께 시험판(베타) 형태로 제공된다. 영어부터 시작하며, 한국어는 10월에 더해진다. 다만 유럽연합(EU)에서는 처음에 제공되지 않는다.
성능과 배터리, 통신
칩은 A20 프로다. 아이폰 18 프로에 들어간 것과 같다. 애플은 열을 퍼뜨리는 증기 챔버를 넣어, 아이폰 17 프로보다 오래 이어지는 성능이 최대 35% 좋아졌다고 밝혔다. 중앙처리장치(CPU)는 A19 프로보다 최대 2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최대 40% 빨라졌다. AI 연산을 맡는 뉴럴 엔진은 연산 능력이 2배가 됐다. 공정은 2나노미터다.
배터리는 양쪽에 하나씩 넣었다. 접히는 구조에서 공간을 알뜰하게 쓰기 위한 선택이다. 두 배터리는 소프트웨어로 묶여 하나처럼 움직인다. 애플은 안쪽 화면으로 영상을 볼 때 최대 31시간, 바깥 화면만 쓸 때 최대 44시간, 두 화면을 비슷하게 쓸 때 최대 24시간이라고 밝혔다. 유선으로 20분, 무선으로 30분 충전하면 50%까지 찬다.
통신 부품은 심(SIM) 카드를 꽂는 자리를 없앤 이심(eSIM) 전용이다. 내부 공간을 아껴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애플은 전 세계 500곳이 넘는 통신사가 이심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자체 개발한 무선 칩 N1은 와이파이 7과 블루투스 6을, 통신 모뎀 C2는 미국에서 밀리미터파를 지원한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아이폰 듀오는 초기 아이폰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했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 주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액세서리로는 받침대가 달린 폴리오 케이스(129달러·약 18만원)와 두 쪽으로 감싸는 케이스(79달러·약 11만원)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 듀오가 재활용 소재를 35% 썼으며, 배터리의 코발트와 경첩 덮개의 티타늄은 100% 재활용 소재라고 밝혔다.
예약 판매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70여 개 국가·지역에서 10월 16일 시작한다. 28개 국가·지역은 10월 30일부터 판매한다. 저장 용량은 256GB와 512GB, 1테라바이트(TB), 2TB 네 가지다.
1999달러라는 시작 가격도 기존 아이폰 최상위 모델보다 높다. 소비자가 접히는 구조에 그만한 값을 치를지는 판매 성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접히는 화면의 내구성 역시 폴더블 제품에서 거듭 제기돼 온 쟁점이어서, 출시 뒤 실제 사용 평가가 남아 있다. 애플이 뒤늦게 뛰어든 만큼, 먼저 시장을 닦아 온 제조사들과의 경쟁도 이제 시작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전호재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