젯KVM, 성냥갑 크기 원격제어 장치 '젯KVM 미니' 공개...리눅스 걷어내고 마이크로컨트롤러로 다시 설계, 3개 묶음 기준 개당 33달러부터 10월 26일 판매
젯KVM이 성냥갑 크기의 보급형 원격제어 장치를 내놓는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멀리 떨어진 컴퓨터를 인터넷으로 제어하는 장치를 만드는 젯KVM(JetKVM)이 성냥갑만 한 보급형 제품 '젯KVM 미니'를 공개했다. 회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유선형인 젯KVM 미니와 무선형인 젯KVM 미니 W 두 가지를 소개하고, 오는 10월 26일 공식 판매처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권장소비자가격은 유선형이 39달러(약 5만5000원), 무선형이 42달러(약 5만9000원)다. 3개들이 묶음으로 사면 각각 99달러(약 14만원)와 108달러(약 15만원)로, 개당 33달러(약 4만6000원)와 36달러(약 5만원) 수준이 된다.
KVM은 키보드(Keyboard)와 화면(Video), 마우스(Mouse)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여기에 인터넷을 붙인 'KVM 오버 IP'는 컴퓨터의 화면 출력을 그대로 받아 오고, 키보드와 마우스 입력을 대신 넣어 주는 장치를 가리킨다. 이 장치가 쓸모 있는 이유는 컴퓨터의 운영체제 아래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원격 데스크톱 프로그램은 상대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정상으로 켜져 있어야 쓸 수 있지만, KVM 오버 IP는 바이오스(BIOS) 설정 화면이나 운영체제 설치 과정, 심지어 부팅에 실패한 상태에서도 화면을 보고 조작할 수 있다.

성냥갑 크기 알루미늄 상자
젯KVM 미니의 몸체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크기는 가로세로 42㎜에 높이 23㎜다. 회사는 이 크기를 성냥갑 정도의 바닥 면적이라고 설명했다. 윗면에는 작은 표시창이, 옆면에는 물리 버튼이 달렸다. 표시창에는 이 장치에 부여된 인터넷 주소(IP)와 USB·영상 연결 상태가 나타난다.
기본 기능은 기존 젯KVM과 같다. 영상은 1080p 해상도로 받아들이고, 키보드와 마우스 신호는 USB로 내보낸다. 웹 화면과 클라우드 서비스, 갱신 방식도 그대로 쓴다.
두 모델의 차이는 연결 방식이다. 유선형에는 랜선을 꽂는 RJ45 단자가 있다. 랜선과 영상 케이블, 대상 컴퓨터로 가는 USB 케이블을 꽂은 뒤 표시창에 뜬 IP 주소를 웹 브라우저에 입력하면 된다.
무선형인 미니 W는 RJ45 단자를 빼고 그 자리에 2.4㎓와 5㎓ 대역을 쓰는 무선 장치를 넣었다. 회사는 케이블이 닿지 않는 컴퓨터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방에 있는 PC나 텔레비전 아래 놓인 소형 컴퓨터, 남는 포트가 없는 통신 장비 선반 같은 경우다. 처음 설정은 블루투스로 한다. 휴대전화나 노트북의 웹 브라우저에서 접속할 무선망을 고르고 비밀번호를 넣으면 연결이 끝난다.
리눅스를 걷어내고 마이크로컨트롤러로

이번 제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내부 구조다. 회사는 미니가 기존 제품에서 기능을 덜어낸 보급형이 아니라, KVM이 잘해야 하는 일을 중심으로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컴퓨터에 하나씩 붙여 둘 만큼 값이 싼 제품을 만들려면 밑바닥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는 것이다.
기존 젯KVM은 소형 리눅스 운영체제를 얹은 제품이었다. 로크칩(Rockchip)의 RV1106G3 칩을 쓰고, 별도의 D램과 내장 저장장치(eMMC)를 붙여 리눅스를 돌리는 방식이었다.
미니는 이 구조를 버렸다. 대신 ESP32-P4X라는 마이크로컨트롤러 한 개가 영상 입력과 H.264 압축, USB 처리, 자체 소프트웨어 구동을 모두 맡는다.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정해진 일을 처리하도록 만들어진 작고 값싼 연산 칩이다. 리눅스 같은 운영체제를 돌리지 않아도 되니 별도의 D램과 저장장치가 필요 없어졌고, 그만큼 부품 수와 원가, 부피가 줄었다.
영상 처리 방식도 이 칩 안에서 끝난다. 화면은 1080p 해상도에서 초당 30장, 720p 해상도에서는 초당 60장으로 받아들인다. 이를 칩 안의 전용 회로가 H.264 방식으로 압축한 뒤 웹RTC로 이용자의 브라우저에 보낸다. 웹RTC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끼리 영상과 소리를 주고받게 해 주는 기술이다.
무선형에는 ESP32-C5 칩이 하나 더 들어간다. 이 칩이 무선랜과 블루투스, 그리고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쓰이는 지그비·스레드 통신을 담당한다.
USB 두 개, 하나는 확장용
USB 단자는 두 개다. 하나는 제어 대상 컴퓨터에 연결한다. 이 단자는 초당 480메가비트 속도로 작동하며, 대상 컴퓨터에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가상 저장장치로 인식된다. 장치 전원도 이 선에서 끌어다 쓴다. 가상 저장장치는 옆면 슬롯에 꽂은 TF 메모리카드를 사용한다. 이용자가 직접 카드를 넣고 운영체제 설치 파일(ISO)을 담아 두면, 원격으로 그 파일을 대상 컴퓨터에 물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범용 단자다. 속도는 초당 12메가비트로 느리지만, 보조 전원을 넣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회사는 앞으로 이 단자를 확장 장치 연결에 쓰겠다고 밝혔다. 기존 제품에서 전원 버튼 제어나 직렬 통신에 쓰던 확장 장치를 표준 USB 방식으로 다시 만드는 중이며, 새 제품은 나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외부 전원을 함께 쓰면 이 단자를 USB 주장치로 돌릴 수도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는 그대로, 펌웨어는 공개
칩이 바뀐 만큼 장치 안에서 도는 소프트웨어인 펌웨어도 새로 만들었다. 회사는 이 펌웨어를 출시 첫날부터 공개 소프트웨어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존 제품과 같은 통신 규격을 쓰기 때문에 웹 화면과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치지 않고 그대로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이용자가 쓰던 기능은 대부분 유지된다. 키보드·마우스 조작, 글자 붙여넣기, 자판 배열 선택, TF카드에 담긴 설치 파일로 가상 저장장치 연결, 외부에서 접속하는 젯KVM 클라우드, 네트워크로 컴퓨터를 켜는 웨이크온랜, 스마트홈 연동, 통합 로그인(OIDC), 무선 갱신과 자동 되돌리기 기능이 여기에 포함된다.
새로 붙는 기능도 있다. 회사가 몇 주 안에 내놓을 예정인 '젯KVM OS 서비스'다. 제어 대상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하나 설치하는 방식으로, 미니도 첫날부터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을 깔면 화면을 최대 4K 해상도로 받아 올 수 있고, 복사·붙여넣기 내용을 두 컴퓨터가 공유하거나 명령어 창을 열고 파일을 주고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보안 기능으로는 안전 부팅이 들어갔다. 칩 안에는 젯KVM이 쓰는 전자서명 열쇠의 요약값이 미리 새겨져 있다. 이용자가 웹 화면에서 설정 하나만 바꾸면, 이 장치가 젯KVM이 서명한 펌웨어만 실행하도록 영구히 잠글 수 있다. 다만 이 설정은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직접 만든 펌웨어를 올릴 생각이 있는 이용자라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이지후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