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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상용 로보택시 주요 사업, 모두 자사 플랫폼 위에서 돌아간다"...학습·모의실험·차량용 '세 대의 컴퓨터' 구조 공개, 우버 28개 도시·현대차기아도 협력

엔비디아가 세계 로보택시 기업들의 자사 기술 채택 현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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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Halos
[한국정보기술신문] 엔비디아가 세계 주요 로보택시 기업들이 자사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9월 10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현재 상업 규모로 운영되는 주요 로보택시 사업이 모두 엔비디아의 모듈형 기술 묶음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 학습과 모의실험, 차량 내부 연산이라는 세 영역 가운데 하나 이상을 엔비디아 기술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엔비디아 오토모티브 부문을 이끄는 알리 카니(Ali Kani) 부사장이 작성했다.
로보택시는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로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차량 호출 서비스를 뜻한다. 엔비디아는 로보택시를 '피지컬 AI'가 처음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분야로 규정했다. 피지컬 AI는 화면 속에서 글이나 그림을 만들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이나 자동차처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기계를 다루는 AI를 말한다. 엔비디아는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로보택시 시장이 2035년 4000억 달러(약 560조원) 규모로 커지고, 상업용 차량이 6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학습·모의실험·차량으로 나눈 '세 대의 컴퓨터'

엔비디아가 이번에 정리해 내놓은 것은 로보택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연산 자원을 세 단계로 나눈 구조다. 회사는 이를 '세 대의 컴퓨터'라고 불렀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컴퓨터 △주행 상황을 흉내 내 검증하는 컴퓨터 △차 안에서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컴퓨터다.
엔비디아가 이런 구분을 앞세운 이유는 차량 한 대를 무인으로 굴리는 것과 수천 대 규모의 차량을 운영하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차량 수가 늘어도 똑같이 안전하고 일정한 성능을 내려면 개발 전 단계에 걸쳐 막대한 연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학습용 장비인 DGX 시스템이다. 주행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나은 모델을 만들 수 있는데, 이 학습 과정을 맡는다. 엔비디아는 여기에 '알파마요(Alpamayo)'라는 개방형 모델군을 함께 제공한다. 알파마요는 카메라로 본 장면과 언어로 된 지시를 함께 이해해 실제 조작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VLA 모델이다. 복잡한 상황을 잘게 쪼개 단계별로 따져 본 뒤 가장 안전한 경로를 고르는 방식으로, 자주 일어나지 않는 예외 상황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엔비디아는 이 방식의 효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한 자율주행 평가에서 단계별 추론 과정을 담은 데이터를 학습에 더했더니, 차가 예측한 경로와 기준 경로 사이의 평균 오차가 2.08에서 1.18로 43% 줄었다는 것이다.

현실 사례를 수백만 가지 상황으로 불린다

두 번째는 모의실험과 검증을 맡는 컴퓨터다. 로보택시는 실제 도로를 달린 거리만으로는 드물게 벌어지는 위험 상황을 충분히 모으기 어렵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뉴렉(NuRec)'으로 센서에 찍힌 실제 주행 장면을 3차원으로 되살리고, '코스모스(Cosmos)' 모델로 여기에 변형을 준다. 날씨와 조명, 교통량, 다른 차의 움직임을 바꿔 가며 현실의 수천 건짜리 사례를 수백만 가지 상황으로 불리는 방식이다.
이 작업은 RTX 프로 서버에서 돌아가며, 시험 결과가 다시 모델에 반영되는 폐쇄 회로 방식의 검증을 지원한다. '알파심(AlpaSim)'이라는 모의실험 도구는 추론 기반 자율주행 모델의 학습과 평가까지 맡아, 차를 도로에 내보내기 전에 약점을 찾아내도록 돕는다.

차 안에는 칩 두 개와 센서 38개

세 번째는 차량에 실리는 컴퓨터다. 엔비디아는 이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이라는 이름의 기준 설계로 제공한다. 최신판인 하이페리온 10은 블랙웰 구조로 만든 '드라이브 AGX 토르' 칩 두 개를 짝지어 쓴다. 여기에 고화질 카메라 14개, 레이더 9개, 라이다 3개, 초음파 센서 12개를 붙여 차 주변 360도를 실시간으로 살핀다. 라이다는 빛을 쏘아 되돌아오는 시간을 재 사물까지의 거리를 파악하는 장치다.
핵심은 중복 설계다. 연산 장치나 센서 하나가 고장 나도 차가 그대로 멈춰 서지 않고 안전하게 주행을 이어 가도록 만들었다. 칩 두 개는 주변을 인식하고 상황을 따져 경로를 정한 뒤 실제 조작까지 하는 과정을 함께 처리한다. 엔비디아는 여기에 '헤일로스(Halos)'라는 안전 체계를 덧붙여, 독립 검사와 시스템 검증, 대규모 모의실험, 지속 시험을 클라우드부터 차량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버 28개 도시...현대차·기아도 협력 확대

채택 기업은 아시아와 유럽, 중동, 북미에 걸쳐 있다. 우버는 하이페리온 기반 차량을 2028년까지 28개 도시로 늘릴 계획이며, 엔비디아와 함께 주행 데이터에서 드문 상황을 골라내는 'AI 데이터 공장'도 짓고 있다. 리프트는 앞으로의 자율주행 차량 기준 설계로 하이페리온을 쓸 계획이고, 유럽에서는 볼트가, 동남아에서는 그랩과 손잡은 위라이드가 서비스를 준비한다. 웨이모도 자율주행 연산 장치를 만드는 데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도 이름을 올렸다. 웨이브는 닛산·우버와 함께 시제차를 만들고 있고, 죽스와 모멘타, 포니에이아이, 웨이비, 텐서, 딥루트에이아이 등이 엔비디아의 차량용 칩이나 기준 설계를 쓴다. 일본에서는 티어포와 이스즈가 레벨 4 자율주행 버스를 배치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참여도 이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새 S클래스를 바탕으로 우버와 로보택시 생태계를 만들고 있고, 스텔란티스와 루시드, 지리, 지커 등이 하이페리온이나 토르 칩을 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신경망을 학습시키는 데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를 쓰고 있다.
한국 기업도 포함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하이페리온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현대차그룹의 합작사인 모셔널과도 레벨 4 로보택시 서비스를 위한 협력 확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레벨 4는 정해진 조건 안에서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단계를 뜻한다.

남은 과제는 안전 검증과 제도

다만 이번 자료는 엔비디아가 자사 블로그에 올린 글인 만큼, 오차 감소율 같은 수치와 협력 현황은 회사 측 설명에 근거한 것이다. 개별 기업이 엔비디아 기술을 어느 범위까지 쓰는지도 제각각이다. 어떤 곳은 차량용 칩만, 어떤 곳은 학습과 모의실험까지 쓰는 식이어서 '채택'이라는 표현의 무게는 기업마다 다르다.
기술 외의 과제도 남아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어느 수준까지, 어떤 방법으로 입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제 기준은 아직 정리되는 중이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는지, 무인 차량의 운행 구역과 시간을 어떻게 정할지도 나라마다 다르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센서와 연산 장치의 값이 비싸 요금을 낮추기 어렵다는 점 역시 사업성을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이세정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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