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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

"소셜 네트워크는 이미 죽었다" 관심 미디어로 전락한 SNS 플랫폼들...무한 스크롤·허위 알림이 바꾼 소셜의 본질, 마스토돈 등 대안 플랫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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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16년을 기점으로 SNS가 '관심 경제' 도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한때 지인 간의 소통 공간이었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사용자의 주의를 상품화하는 '관심 미디어(Attention Media)'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삼 팔(Susam Pal)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현재의 주요 SNS 플랫폼은 소셜 네트워크가 아닌 관심 미디어"라고 단언하며, 약 10년에 걸친 플랫폼의 변질 과정을 상세히 서술했다.

수삼 팔은 SNS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을 회상하며, 당시 플랫폼들이 진정한 의미의 소셜 네트워크로 기능했다고 회고했다. 사용자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나 관심 있는 인물을 팔로우하고 그들의 업데이트만을 받아볼 수 있었으며, 알림은 실질적인 사교 활동을 의미했다. 이 시기는 웹 2.0이라는 개념과 함께 인터넷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했던 때이기도 했다.

무한 스크롤과 허위 알림, 신뢰를 무너뜨리다

그러나 2012년에서 2016년 사이를 기점으로 플랫폼의 성격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무한 스크롤' 기능이었다. 수삼 팔은 "웹 페이지에 더 이상 끝이 없어진 첫 순간, 불편함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물리적 끝이 사라진 페이지는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멈추지 않는 한 끝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이어 알림 시스템도 변질됐다. 과거에는 의미 있는 신호였던 알림이 이제는 사용자가 팔로우한 사람들의 평범한 게시물조차 강제로 노출하는 임의적 자극으로 전락했다. 수삼 팔은 "알림 시스템이 나를 위해 작동하기를 멈추고, 시스템 자체를 위해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묵시적 신뢰 관계가 훼손된 것이다.

알고리즘이 밀어낸 '사람', 채워진 것은 '낯선 콘텐츠'

변질의 정점은 타임라인의 구성 변화에서 나타났다. 팔로우한 지인의 게시물은 점차 사라지고, 알고리즘이 선택한 낯선 이들의 콘텐츠—특히 영상—가 타임라인을 채우기 시작했다. 수삼 팔은 이를 "세계 각지의 대화 파편을 얼굴 앞에 직접 쏘아대는 확성기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묘사했다. 이 시점에서 그는 기존 플랫폼 사용을 포기했다. "더 이상 사회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광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최적화해온 것은 이미 산업 전반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개념은 이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틀로 자리잡았으며, 사용자의 주의 자체가 플랫폼의 핵심 자원이 됐다는 점에서 '소셜' 네트워크라는 명칭은 이미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마스토돈, 원형 소셜 네트워크의 대안으로 부상

수삼 팔은 대안으로 분산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 마스토돈(Mastodon)을 지목했다. 그는 "마스토돈에 접속했을 때 2006년 트위터 초창기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당시 트위터에서는 소수의 관심 있는 인물을 팔로우하고 진정성 있는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현재의 트위터(X) 등 기존 플랫폼은 사용자가 선택하지 않은 무작위 영상으로 가득 찼다는 것이다.

마스토돈의 핵심적 차이는 알고리즘 개입이 없다는 점이다. 팔로우한 계정의 게시물만이 타임라인에 표시되며, 새 게시물이 없으면 타임라인도 비어 있다. 수삼 팔은 "내가 보는 것은 시스템의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의 결과"라고 강조하며 "이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위 알림도 없고, 타임라인은 조용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과거 소셜 네트워크의 본질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플랫폼의 본질 재정의 필요성

이 글이 시사하는 바는 단순한 플랫폼 선호의 문제를 넘어선다. 현재 우리가 '소셜 미디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소셜 네트워크인지, 아니면 방송 미디어와 광고 플랫폼의 혼합물인지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심 경제의 논리가 플랫폼 설계를 지배하는 한, 사용자 간 진정한 연결을 표방하는 서비스라도 구조적으로 그 목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분산형 프로토콜 기반의 플랫폼들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방송통신분과 홍재진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