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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촬영 사진의 진위 증명하는 '레퍼런스 이미지' 공개...아이폰 18 프로 카메라 센서가 촬영 즉시 서명, 양자내성 암호 적용하고 촬영자 신원은 숨겨

애플이 AI 조작 사진과 실제 사진을 구분하는 인증 기술을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애플이 15일(현지시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실제 촬영본임을 증명하는 기술 '애플 레퍼런스 이미지(Apple Reference Image)'를 공개했다. 이 기능은 아이폰 18 프로와 아이폰 18 프로 맥스의 메인 카메라에 처음 적용된다. 이용자가 원할 때만 켜는 별도 촬영 모드다. 이 모드로 찍은 사진은 실제 아이폰 카메라 센서가 특정 시간대에 촬영한 것이라는 점을 암호 기술로 보증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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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제공

AI 합성 사진 늘자 '진짜 사진' 증명 필요해져

애플이 이 기술을 내놓은 배경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이 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AI 도구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사진을 쉽게 만들거나 고칠 수 있게 됐다. 사진 배경의 방해 요소를 한 번에 지우는 편리한 기능도 생겼다. 하지만 그만큼 실제 사건을 담은 사진과 AI로 크게 고치거나 새로 만든 이미지를 가려내기 어려워졌다. 애플은 사진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쓰일 때, 사진처럼 보인다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믿을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문제 해결도 간단하지 않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센서가 받은 빛 신호를 복잡한 소프트웨어로 가공해 최종 사진을 만든다. 따라서 사진이 진짜임을 증명하려면 센서부터 사진 가공 소프트웨어까지 전 과정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업계는 콘텐츠 출처 표준인 'C2PA'를 주로 쓴다. C2PA는 사진이 만들어진 뒤 출처 정보를 붙이고, 그 이후의 편집 기록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이 방식이 편집 과정의 어느 단계에서든 뚫릴 수 있고, 보는 사람은 이를 알아차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사진을 특정 기기나 개인의 신원과 연결하기 때문에, 위험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기자 등에게 신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센서가 촬영 직후 서명하는 '보안 디지털 네거티브'

애플은 인증 과정을 두 단계로 나눴다. 첫 단계는 '보안 디지털 네거티브'를 만드는 것이다. 네거티브는 필름 카메라의 현상 전 필름처럼, 아직 가공되지 않은 원본 데이터를 말한다.
이용자가 카메라를 '레퍼런스 모드'로 바꾸면 카메라 센서가 보안 모드로 다시 켜진다. 이 모드에서 센서는 촬영 직후 픽셀 데이터에 암호 서명을 한다. 서명은 데이터가 바뀌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디지털 도장이다. 센서 펌웨어도 데이터를 고칠 수 없다. 이에 따라 운영체제는 센서가 찍은 그대로의 데이터를 받게 된다. 해커가 센서와 기기 사이의 통신에 가짜 데이터를 끼워 넣는 공격도 막을 수 있다.
디지털 줌 범위나 초점거리처럼 센서 밖에서 나오는 정보는 아이폰 내부의 보안 전용 칩인 '시큐어 엔클레이브 프로세서(SEP)'가 서명한다. 이런 정보는 픽셀 값 자체를 바꿀 수 없도록 설계됐다.
촬영 시각도 암호 기술로 보증한다. 기존 방식은 기기 운영체제가 알려주는 시각을 그대로 썼다. 애플은 이 방식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이폰은 평소 애플의 시간 인증 서비스에서 주기적으로 '타임스탬프 토큰'을 받아 가장 최근 것을 보관한다. 전 세계 평균으로 약 15분마다 갱신되며,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 토큰은 사진이 그 시각 이후에 찍혔다는 증거가 된다. 촬영 뒤에는 새 토큰을 한 번 더 받아 사진이 그 시각 이전에 존재했다는 증거로 삼는다. 결과적으로 사진이 두 시각 사이에 찍혔음을 보증하는 셈이다. 인터넷이 끊긴 상태라면 연결될 때까지 뒤쪽 시각 요청을 계속 시도한다.

클라우드에서 '현상'...처리 소프트웨어는 공개 검증

두 번째 단계는 네거티브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사진으로 '현상'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애플의 보안 클라우드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CC)'에서 이뤄진다. PCC는 애플 인텔리전스 요청 처리에도 쓰이는 시설로, 애플 스스로도 처리 중인 데이터를 볼 수 없게 설계됐다고 애플은 설명한다.
PCC는 먼저 센서 서명과 SEP 서명, 기기 정보를 모두 확인한다. 공장에서 등록된 센서와 보안 칩이 같은 아이폰에 들어 있는지도 따진다. 검사를 모두 통과해야 색 보정과 압축 등 사진 가공을 진행한다. PCC에서 쓰는 소프트웨어 버전은 수정할 수 없는 공개 기록부에 남는다. 외부 전문가는 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살펴 사진을 몰래 바꾸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사진은 JPEG 파일로 만들어지고 애플 서명 서비스의 서명이 붙는다. 현상이 끝난 원본 네거티브는 '최근 삭제된 항목'으로 옮겨지고, 30일 뒤 자동으로 지워진다. 이용자는 필요하면 원본을 복구해 보관할 수 있다. 전문 사진가를 위해 현상 전 네거티브 상태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장 단계부터 보안...양자컴퓨터 공격까지 대비

애플은 센서를 기기에서 떼어내는 등의 하드웨어 공격도 고려했다. 카메라 센서는 공장에서 처음 켜질 때 스스로 서명용 암호 열쇠를 만든다. 비밀 열쇠는 센서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확인용 공개 열쇠만 공장에 전달한다. 보안 칩도 별도의 열쇠를 만들고, 두 열쇠는 기기 기록에 한 쌍으로 묶인다.
미래의 양자컴퓨터 공격에도 대비했다. 양자컴퓨터가 발전하면 현재 널리 쓰는 암호가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애플은 인증 사진이 수십 년 뒤에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며, 최종 서명에 기존 암호(RSA-3072)와 양자내성 암호(ML-DSA-87)를 결합한 방식을 적용했다. 애플은 양자 공격을 방어하는 사진 출처 인증 시스템은 자사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완벽한 보안은 없다는 전제 아래 '폐기' 체계도 만들었다. PCC는 AI 모델로 사진이 애플 센서의 실제 원본 특성을 갖췄는지 신뢰도 점수를 매긴다. 점수가 낮은 센서가 폐기 대상이 되면 이후 해당 센서의 사진에는 서명하지 않는다. 가짜로 확인된 사진도 개별적으로 무효화할 수 있다. 애플 기기는 정기적으로 폐기 목록을 내려받아, 사진을 보여줄 때마다 서명과 폐기 여부를 확인한다.

촬영자 익명성 보장...애플도 사진 못 봐

사생활 보호도 핵심 요건으로 내세웠다. 애플은 분쟁 지역 사진기자 같은 촬영자가 사진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해 신원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종 서명은 촬영자나 기기가 아닌 애플 서명 서비스 명의로 붙는다. 외부인은 두 사진이 같은 기기로 찍혔는지도 알 수 없다.
사진 내용도 애플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폐기 서비스는 사진 고유번호와 센서 정보만 비공개로 기록하고, 사진 데이터에는 접근하지 못한다. 시간 인증 요청은 IP 주소를 숨기는 통신 방식인 '오블리비어스 HTTP'로 전송된다. 사진의 폐기 여부도 기기 안에서 확인하기 때문에, 어떤 사진을 보고 있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적용 기기 한정·애플 의존 등 과제도

현재로서는 아이폰 18 프로 두 기종의 메인 카메라에서만 쓸 수 있다. 사진을 현상하려면 애플 클라우드에 올려야 하고, 최종 인증도 애플 서명 서비스에 의존한다. 사진의 신뢰성이 결국 애플이라는 한 기업에 대한 신뢰에 기대는 구조인 셈이다.
다른 기업의 기기나 C2PA 등 기존 업계 표준과 호환될지도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언론사와 수사기관 등이 이 인증을 증거로 얼마나 받아들일지, 실제 공격에 얼마나 견딜지는 외부 보안 연구자들의 독립적인 검증을 거쳐야 확인될 전망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보안분과 안서진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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