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Chat, 미성년자에 '성적 암시' 콘텐츠 차단한다...나이 확인 체계 영국부터 손질...'나이 확인'을 '나이 보증'으로 바꿔 나이 추정 방식 도입, 18세 미만엔 콘텐츠 게이팅 의무 적용 예고
VRChat이 나이 보증·콘텐츠 차단 개편을 영국부터 시작한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가상현실(VR) 소셜 플랫폼 VRChat(브이알챗)이 이용자의 나이를 확인하고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가리는 안전장치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VRChat은 현지시간 6월 24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나이 확인(Age Verification)'이라 불러 온 절차를 '나이 보증(Age Assurance)'으로 바꾸고, 영국을 시작으로 나이 보증과 콘텐츠 게이팅(content gating·콘텐츠 차단) 방식을 단계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VRChat은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분신)로 가상 공간에 모여 대화하고 어울리는 서비스로, 전 세계에서 많은 이용자를 두고 있다.
회사는 이번 발표가 구체적인 출시 약속이 아니라 진행 상황을 알리는 '현황 공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능을 제대로 만들고 시험한 뒤에야 공개할 수 있어 지금 날짜를 못 박으면 다음 달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무엇을, 왜, 대략 어떤 순서로 만들고 있는지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나이 확인'에서 '나이 보증'으로...용어부터 바꾼 이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용어다. VRChat은 앞으로 '나이 확인' 대신 '나이 보증'이라는 말을 쓰겠다고 밝혔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나이 보증은 사람의 나이를 가늠하는 여러 방법을 아우르는 상위 개념이다. 그 아래에 나이를 추정하는 방식과 신분증 등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식 등이 들어가며, 이들은 같은 것의 다른 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단독으로 또는 함께 쓰이는 서로 다른 수단이라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결제'라는 큰 범주 안에 현금과 카드가 함께 들어가는 것에 빗댔다.
VRChat이 용어를 바로잡고 나선 데는 의지할 수단을 바꾸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회사는 업계 전반과 이용자의 요구 모두에서 나이 추정(age estimation) 방식으로 분명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 흐름에 맞춰 활용하는 방법과 공급업체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나이 추정은 신분증을 직접 받지 않고도 얼굴 분석 등으로 나이를 가늠하는 방식을 말한다.
영국부터 시작...무료 시험 후 단계적 도입
이 같은 변화가 가장 먼저 적용되는 곳은 영국이다. VRChat은 영국의 규제 요건 변화에 발맞춰야 하는 데다, 전 세계로 넓히기에 앞서 시험해 보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영국 이용자는 나이 보증을 받을 수 있는 링크를 받게 되며, 회사는 도입 초기에는 운영 비용을 가늠하기 위해 이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절차를 마치면 VRChat 안에서는 기존 나이 확인과 똑같이 작동한다. 만 18세 이상으로 확인되면 '나이 인증' 상태로 표시되며, 절차의 모습은 다소 달라질 수 있어도 결과는 같다. 다만 이 방식은 몇 달에 걸쳐 영국 전역에 차례로 적용되는 만큼, 기다리기를 원치 않는 이용자는 한 달 이상 유료 구독 서비스 'VRC+'에 가입하면 곧바로 나이 보증을 받을 수 있다. 회사는 한 번 받은 나이 보증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구독을 계속 이어 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18세 미만엔 '성적 암시' 콘텐츠 차단
VRChat은 콘텐츠 게이팅에도 손을 댄다. 콘텐츠 게이팅은 이용자의 상태에 따라 특정 콘텐츠를 보이지 않게 가리는 장치를 말한다. 이 변화 역시 영국에서 먼저 시작되며, 나이 보증과 동시에가 아니라 그 뒤에 적용된다. 회사는 나이 보증의 시험 도입과 콘텐츠 게이팅 변경 사이에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나이 보증이 얼마나 매끄럽게 자리 잡느냐에 따라 그 간격은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나이 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18세 미만으로 판정된 이용자에 대한 처리다. 이 경우 '성적으로 암시적인(Sexually Suggestive)' 콘텐츠를 가리는 필터가 강제로 켜지고, 이용자가 이를 끌 수 없게 된다. 해당 콘텐츠는 보이지 않으며 대체 표시(플레이스홀더)로 바뀐다. 회사는 지금 단계에서 바뀌는 것은 이 한 가지 분류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제작자는 미리 대비해야 한다. VRChat은 제작자들에게 올려 둔 콘텐츠를 지금 점검해 '성적으로 암시적인' 범주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적절히 태그(꼬리표)를 달아 둘 것을 당부했다. 태그는 콘텐츠의 성격을 표시해 두는 분류 표식으로, 판단이 애매하면 일단 달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회사는 안내했다. 다만 게이팅이 켜진 직후부터 곧장 단속에 나서지는 않고, 제작자들이 태그를 바로잡을 시간을 두는 유예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회사는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도 달아야 할 태그가 빠져 있는 콘텐츠에는 결국 제재가 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무료 확대는 '더 어려운 문제'
VRChat은 콘텐츠 게이팅은 비교적 무리 없이 넓힐 수 있지만, 모든 지역의 모든 이용자에게 나이 보증을 무료로 제공하는 일은 한층 어려운 과제라고 인정했다. 이런 서비스에는 비용이 들고, 전 세계 곳곳을 빠짐없이 보증하려면 비용과 적용 범위 양쪽에서 현실적인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회사는 같은 기능을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다른 기업들만큼의 자원을 갖추지 못했다며, 규제 요건이 나라마다 바뀌는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하는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영국 적용을 먼저 제대로 다듬고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넓혀 가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
VRChat은 앞으로의 구상도 일부 내비쳤다. 우선 18세 이상으로 나이 보증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나이 보증 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것이 기반을 제대로 갖춘 뒤에야 나올 수 있는 기능이라며, 생태계를 먼저 다진 다음 접근을 여는 식으로 순서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스턴스(instance)는 같은 공간을 여러 벌로 나눠 띄운 개별 방을 가리키는데, 회사는 콘텐츠를 가리는 장치만으로는 누군가의 나쁜 행동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며 공개된 인스턴스에서 벌어지는 악행과 무례한 행동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이 문제를 직접 다루겠다고 지난해 12월에 예고한 바 있으며, 그 뒤로도 신뢰·안전(Trust & Safety) 분야 투자를 늘려 신고가 들어온 뒤 조치가 나가기까지의 시간을 좁히고, 피해에 단순히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 자체를 줄이는 체계를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설계됐는지, 이용자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다루는 별도의 글을 7월에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피드백 게시판과 디스코드, 소셜미디어, 영상 댓글 등으로 들어오는 의견을 살피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논의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길을 발견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실감형콘텐츠분과 강문영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