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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AI·로봇 고령친화제품 진입 문 넓힌다...우수제품 지정 '품목→기능' 개편...현행 36개 품목 열거 방식 버리고 자세·이동·안전 등 7대 기능 분야로 전환, 6월 23일부터 7월 13일까지 행정예고

복지부가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 방식을 기능 중심으로 바꾼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령친화제품이 정부의 우수제품 지정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지정 방식을 손질한다고 6월 23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대상 품목' 고시 전부개정안을 이날부터 7월 13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설명했다. 행정예고는 정부가 제도를 바꾸기 전에 그 내용을 미리 알리고 국민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말한다. 전부개정은 기존 규정을 일부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새로 쓰는 것을 뜻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정부가 미리 정해 둔 제품 목록에 들어맞아야만 우수제품으로 인정하던 방식을, 제품의 기능과 목적에 따라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데 있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기존 목록에 없던 새로운 기술 제품도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해 혁신 제품의 시장 진입을 돕고, 지정 절차를 명확히 규정해 제도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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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고령친화우수제품이란...장기요양 복지용구 진입 등 혜택

고령친화우수제품은 '고령친화산업진흥법' 제12조에 따라 정부가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돕는 우수한 제품을 가려 지정하는 제도다. 고령친화제품이란 노인의 이동, 식사, 위생 등 일상을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을 통틀어 일컫는다. 지팡이나 보행보조차, 목욕의자처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돕는 물품이 대표적이다.
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 제품을 만든 기업은 여러 혜택을 받는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복지용구' 급여 품목으로 신청할 때 유통 실적이나 품목 심사 같은 일부 절차를 면제받고, 정부 차원의 제품 홍보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돌봄 서비스나 보조 기구 비용 등을 지원하는 사회보험 제도이며, 복지용구는 이 제도를 통해 빌리거나 살 수 있는 보조 기구를 말한다. 즉 우수제품 지정은 기업에게 공공 시장으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일종의 품질 보증인 셈이다. 2025년 말 기준으로 보행보조차 52개, 지팡이 41개 등 모두 508개 제품이 우수제품으로 지정돼 있다.
지정을 받으려면 정부가 고시한 품목에 해당해야 하고,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에 신청해 서류 심사와 사용성 평가, 심사위원회 심사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고시는 행정기관이 결정한 사항을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는 고령친화산업진흥법 제12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7조를 근거로 운영된다. 어떤 제품을 지정 대상으로 삼을지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로 정하는데, 이번에 바뀌는 것이 바로 이 고시다. 즉 법률 자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장관에게 맡긴 '지정 대상 품목'의 범위를 정하는 하위 규정을 손질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전부개정고시안 1부를 함께 공개해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36개 품목'의 한계...신기술 제품 담기 어려웠다

문제는 현행 제도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36개 품목에 한해서만 지정을 허용한다는 점이었다. 이동변기, 목욕의자처럼 품목이 미리 정해져 있어, 여기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은 제품은 아무리 우수해도 지정 심사 자체를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령친화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기존 품목 체계만으로는 이런 제품을 포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물인터넷은 여러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게 하는 기술로, 예컨대 어르신의 움직임을 감지해 가족이나 돌봄 기관에 알리는 장치 등에 쓰인다. 새로운 형태의 제품은 기존의 어느 품목에도 딱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해진 목록에 의존하는 방식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7대 기능 분야로 전환...'무엇이냐'보다 '무엇을 돕느냐'

이에 복지부는 지정 대상을 36개 품목을 늘어놓는 '열거형'에서, 제품이 어떤 기능과 목적을 갖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개방형' 구조로 바꾸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세 지원 △이동 지원 △안전 지원 △청결 지원 △배설 지원 △식사 지원 △인지·정서 지원 등 7대 분야로 폭넓게 규정한다.
이렇게 바뀌면 제품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돕는가'가 지정의 기준이 된다. 기존 품목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제품이라면, 위 7개 기능 분야 가운데 하나에 해당할 경우 우수제품 지정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정해진 칸에 맞는 제품만 받아들이던 방식에서, 기능만 갖추면 형태가 새롭더라도 문을 열어 주는 방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AI나 로봇 등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 제품이 제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청·심사·이의신청 절차 명확화...지원센터 역할도 명시

이번 개정안은 지정 방식뿐 아니라 절차도 손질했다. 그동안 비교적 느슨하게 운영되던 신청·접수·심사 과정을 규정에 명확히 담아, 제도를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정을 받은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가 우수제품의 신청과 접수, 지정 등 실무를 맡도록 명시했다. 이 센터는 고령친화산업진흥법 제10조에 따라 관련 산업의 조사·연구와 기술·표준화 등을 지원하기 위해 장관이 지정하는 기관으로, 2026년부터 2027년까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그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신청과 심사뿐 아니라,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다시 검토를 요청하는 이의신청과 재심사 절차까지 규정에 담아 심사 체계를 한층 분명히 했다. 기업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떻게 결과를 받게 되는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기술 제품 진입 기반"...7월 13일까지 의견 수렴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번 개편으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어르신들이 우수한 고령친화우수제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와의 연계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행정예고 기간에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들은 뒤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의견이 있는 국민이나 기업은 7월 13일까지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나 보건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의 '정보〉법령〉입법/행정예고' 전자공청회를 통해 제출하면 된다.
다만 이번 발표는 제도를 바꾸기에 앞서 개정안을 미리 알리는 행정예고 단계로, 7대 기능 분야로의 전환이 곧바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세부 내용은 달라질 수 있으며, 기능 중심의 개방형 구조가 실제로 신기술 제품의 진입을 얼마나 넓힐지는 개정안의 확정과 이후 심사 운영 과정을 함께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유관기관분과 김정호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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