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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청주 신규 팹에 54조원 투자 결정...7일 이사회 의결, 용인 Y2에 35조2000억원·청주 M17에 19조1000억원, D램과 낸드 생산 거점 동시 확충

SK하이닉스가 용인과 청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과 충북 청주에 신규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두 곳을 짓는다. 회사는 8월 7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용인 'Y2'와 청주 'M17' 건설에 각각 35조2000억원과 19조1000억원 등 모두 약 5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늘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생산 기반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팹은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을 뜻하는 업계 용어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 시설을 주로 가리킨다.
이번 결정은 SK하이닉스가 지난 6월 공개한 중장기 투자 전략을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회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원, 청주 생산기지 확대에 10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현재 용인에서는 1기 팹인 Y1이 건설 중이며, 이번 의결로 용인과 청주에서 후속 팹 공사에 나서게 됐다.

용인 Y2, 연면적 34만 평 규모 D램 거점

용인 Y2는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순차적으로 조성하는 팹 4기 가운데 두 번째다. 연면적 34만1000평 규모로 지어지며, D램 생산 거점 역할을 맡는다. 착공 시점은 2027년 7월, 첫 번째 클린룸 개소 목표는 2029년 6월이다. 클린룸은 먼지와 정전기를 극도로 낮춘 반도체 생산 전용 공간으로, 이곳이 문을 열어야 실제 장비를 들여놓고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
Y2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을 생산한다. HBM은 D램 여러 장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를 넓힌 제품으로,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짝을 이뤄 쓰인다. AI 연산 속도가 메모리의 데이터 전송 능력에 좌우되면서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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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이번 투자액에는 생산시설 외에 부대시설 건설 비용도 포함됐다. Y2에서 일할 구성원의 업무·복지시설을 갖춘 지원동, 개발 제품의 실험과 테스트, 분석 기능을 한데 모은 연구개발통합센터, 용수와 변전 설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Y2 관련 투자는 2031년 10월까지 사업 일정에 맞춰 나눠 집행된다.
기반 시설 준비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용인 클러스터에서 Y2 가동에 필요한 1단계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공정률은 99%에 이른다. 회사는 팹 건설과 인프라 조성을 함께 진행해 온 만큼 Y2도 예정된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건설 중인 Y1은 2027년 2월 첫 클린룸 개소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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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청주 M17, 낸드 생산 확대...기존 캠퍼스와 연계

청주 M17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팹이다. 연면적 20만6000평 규모로 건설되며, 2027년 2월 착공해 2028년 12월 첫 번째 클린룸을 연다는 계획이다. 투자 기간은 2031년 4월까지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끊겨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메모리로,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SK하이닉스가 새 낸드 거점으로 청주를 택한 이유로는 건설 속도가 꼽힌다. 청주캠퍼스에는 이미 낸드를 만드는 M11과 M12, M15가 자리 잡고 있어 기존 팹과 연계한 생산이 가능하다. 부지와 전력, 용수도 상당 부분 갖춰져 있어 새로 확보해야 할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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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낸드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AI 서비스 확산이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중심으로 주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AI가 답을 만들어 내는 추론 과정에서 이전 대화 내용을 임시로 저장해 두는 이른바 KV 캐시 수요가 더해졌다. 스스로 여러 단계를 밟아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와 로봇 등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도입되면서 낸드가 쓰이는 분야는 앞으로 더 넓어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구조적 성장" 판단...옴디아, 연평균 19% 성장 전망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근거로 제시한 것은 메모리 시장의 성장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D램과 낸드 수요는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두 시장 모두 연평균 19%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이를 한때의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메모리가 단순 부품을 넘어 AI 성능 자체를 좌우하는 핵심 기반 시설로 자리 잡으면서 나타나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라며 "면밀한 수요 검토를 거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투자 속도를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절한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팹 건설은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하되, 클린룸 증설과 장비 투입은 실제 수요 흐름에 맞춰 순차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생산 인프라는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실제 생산능력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춰 늘려 투자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AI 시대 성장 기회를 적기에 포착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선제적 생산기반 확보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되는 대규모 생산 단지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팹 4기를 순차적으로 지어 D램 중심의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청주캠퍼스는 낸드 생산이 중심이어서, 이번 결정으로 두 지역의 역할 분담이 한층 뚜렷해지게 됐다. 두 지역에 나란히 대규모 팹을 두면 특정 지역에 생산이 몰릴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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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제공

협력사 동반 성장·지역 경제 효과 기대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인과 청주 두 지역에서 대규모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의 사업 기회가 넓어지고 건설 단계와 가동 단계 모두에서 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 팹 모두 착공은 2027년이며, 첫 클린룸이 문을 여는 시점도 M17이 2028년 12월, Y2가 2029년 6월이다. 반도체 팹은 건물 공사가 끝난 뒤에도 생산 설비를 들여놓고 공정을 점검하는 데 통상 6개월가량이 더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Y2의 실제 가동 시점은 이르면 2029년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재무 부담과 시장 상황에 대한 검토도 뒤따를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과거에도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주기를 보여 왔고, 대규모 증설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이번 투자가 2031년까지 여러 해에 걸쳐 단계적으로 집행되는 구조라는 점, 회사가 장비 투입 시점을 수요에 연동하겠다고 밝힌 점은 이런 위험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옴디아의 성장 전망 역시 시장조사기관의 예측치인 만큼 실제 수요 흐름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권가영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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