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칩, 설계부터 제조까지 손잡는다...산업부 'M.AX 얼라이언스' 총회서 '반도체 제조지원 TF' 발족, 8천억 투입 '온디바이스 AI칩' 10종 개발 본격화
산업부가 15일 국산 AI칩 확보 위한 제조지원 TF를 발족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 단계부터 생산 단계까지 한데 묶어 지원하는 협력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산업부는 6월 15일(월) 오후 3시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26년 M.AX 얼라이언스 AI반도체 상반기 총회'를 열고, 국산 AI칩의 안정적인 설계·제조를 뒷받침할 '반도체 제조지원 태스크포스(TF)' 발족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수요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반도체산업협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등 업계·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의 무대가 된 'M.AX 얼라이언스'는 제조업(Manufacturing)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뜻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AI 기술이 필요한 제조 기업과 AI·반도체 기업, 연구기관을 서로 연결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출범 당시 1000여 곳이던 참여기관은 빠르게 늘며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그 가운데 AI반도체 분과는 자율주행차·스마트가전·로봇 같은 기기에 직접 탑재할 국산 AI칩을 개발하는 일을 맡고 있다. 팹리스란 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파운드리란 설계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온디바이스 AI칩' 10종 개발, 8천억 원 투입
이번 총회에서 산업부는 지난해 9월 AI반도체 분과 발족 당시 핵심 전략으로 내놓았던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알렸다. 온디바이스 AI칩이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가전제품, 자동차 같은 기기(디바이스)가 외부 서버에 연결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직접 처리하도록 만든 맞춤형 반도체를 말한다.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아 처리 속도가 빠르고 개인정보 보호에도 유리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부는 이 사업을 통해 곧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수요기업 맞춤형 국산 첨단 온디바이스 AI칩' 10종의 개발을 지원하고, 개발된 칩을 실제로 생산해 완제품에 탑재하고 성능을 검증(실증)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수요기업 맞춤형'이란 칩을 실제로 쓸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성능과 기능에 맞춰 설계한다는 뜻으로, 만들어 놓고 살 곳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사겠다는 기업을 먼저 정해 두고 그에 맞춰 개발하는 방식이다.
사업의 규모도 구체화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사업은 총사업비 8002억3000만 원(국비 5111억1000만 원) 규모로 최종 예산이 확정돼, 6월 11일 사업 공고가 진행됐다. AI 연산을 데이터센터의 대형 칩에 의존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처리하려는 흐름이 자율주행차와 로봇, 가전 등으로 넓어지면서, 이 분야의 전용 반도체를 국산화하는 일이 산업 경쟁력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설계는 IP가, 생산은 파운드리가"...제조지원 TF 발족
산업부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요기업과 팹리스 기업 사이의 연구개발(R&D) 협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팹리스 기업이 고성능 칩을 원활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국내외 반도체 IP 기업이 협력하고, 설계된 칩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검증해 줄 파운드리 기업의 역할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IP란 칩을 설계할 때 부품처럼 가져다 쓸 수 있는 검증된 회로 설계 자산을 말한다. 산업부는 이러한 협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날 반도체 제조지원 TF 발족식을 열었다.
이번 TF에는 반도체 IP 기업인 Arm, 시높시스, 케이던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퀄리타스반도체, 칩스앤미디어와 국내 파운드리 기업인 삼성전자가 참여한다. TF는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팹리스 기업을 대상으로, 개발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IP 구매 비용과 설계 소프트웨어(EDA) 사용권(라이선스)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DA는 반도체를 설계할 때 쓰는 전문 소프트웨어를 가리킨다. 고성능 칩을 설계하려면 검증된 IP와 고가의 설계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인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규모가 작은 팹리스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TF는 이 비용 부담을 덜어 줘 국내 기업이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TF는 K-온디바이스 사업으로 개발된 국산 AI칩 시제품이 일정 지연 없이 제작과 실증에 들어갈 수 있도록 파운드리 기술지원과 제조라인 할당 등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칩을 설계하더라도 생산 라인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상용화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생산 단계의 병목을 미리 풀어 두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국내 팹리스 기업은 설계를 마치고도 파운드리의 생산 일정에 밀려 시제품 제작이 지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요기업이 필요한 칩을 앞에서 끌어당기고, IP·파운드리가 설계와 생산을 뒤에서 받쳐 주는 협력 구조를 통해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 산업부의 구상이다.
"수요가 당기고 제조가 밀어주는 생태계"
김성열 산업부 산업성장실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수요기업이 시장 니즈를 반영하여 앞에서 당겨 주고, 반도체 IP사와 파운드리가 첨단 설계·제조 기반을 뒷받침해 주는 온디바이스 AI반도체 제조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산 첨단 AI반도체가 우리 제조업 전반의 대전환(M.AX)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는 제조지원 TF 업무협약(MoU) 체결식과 함께,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2026년 신규 추진 방향을 알리는 사업 설명회로 이어졌다. 설명회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국산 AI반도체 생산을 위한 지원 방향을, KEIT가 사업 공고와 연구개발계획서 작성, 전산 접수 방법 등을 안내했다. 참여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실제 사업 신청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공고문 해설부터 접수 절차까지 단계별로 짚어 주는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산업부와 KEIT, IP 기업, 삼성 파운드리, 협회 등 11개 기관은 이날 지원기관 업무협약에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산업부는 앞서 수요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IP 기업을 서로 연결해 2028년 미래차·로봇·가전 분야의 온디바이스 AI칩 시제품을 내놓고, 2030년까지 10종 이상을 개발해 실제 제품에 탑재하는 'K-온디바이스 생태계' 구상을 밝혀 왔다. 이번 제조지원 TF 발족과 사업 공고는 그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첫 단계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 발표는 사업의 추진 계획과 협력 체계를 알리는 단계인 만큼, 실제 칩 개발과 양산, 완제품 탑재로 이어지는 성과는 앞으로 지켜볼 대목으로 남는다. 글로벌 반도체 IP·파운드리 기업이 함께 참여한 만큼, 국산 설계 역량과 국내 생산 기반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사업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반도체분과 황재섭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