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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AI로 모든 걸 한다"는 건 착각...미국인 3분의 1은 AI를 아예 안 쓴다, 덕덕고 창업자 "써 본 사람 상당수도 가끔 이용자일 뿐"

덕덕고 창업자가 'AI를 모두가 쓴다'는 통념을 자료로 반박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모두가 인공지능(AI)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세간의 통념이 실제 이용 데이터와 어긋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검색 서비스 덕덕고(DuckDuckGo)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게이브리얼 와인버그(Gabriel Weinberg)는 6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사람은 전체의 3분의 1 안팎에 그치며 3분의 1가량은 AI를 아예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객관적 보도가 아니라 여러 조사 자료를 엮어 와인버그가 자신의 견해를 편 분석에 해당한다.
와인버그가 겨냥한 것은 지난해 같은 시기 한 유력 매체가 내건 'AI 특집'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이 특집이 두 가지를 사실처럼 전제했지만 모두 빗나가고 있다고 봤다. 첫째는 한번 AI를 써 보면 '모든 일에' 쓰게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AI가 너무 좋아져 결국 '모두가' AI를 쓴다는 것이다. 와인버그는 첫째에 대해 써 본 사람 대다수가 가끔 쓰는 이용자에 머물고 있다고, 둘째에 대해 상당히 많은 인구가 AI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가 말하는 AI는 채팅창으로 쓰는 생성형 AI를 가리킨다. 생성형 AI란 사람의 질문에 글이나 그림 등을 새로 만들어 내놓는 AI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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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제공

여러 조사가 가리키는 '3 대 3 대 3'

와인버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 기관의 조사를 끌어왔다. 먼저 AI 인지도가 가장 높은 세대로 꼽히는 'Z세대'를 대상으로 한 갤럽(Gallup) 조사다. 그는 AI가 더 좋아졌다는데도 Z세대의 AI 도입이 사실상 멈춰 섰다고 짚었다. 와인버그가 인용한 갤럽의 2025년·2026년 비교 수치를 보면, 적어도 가끔이라도 AI를 쓴다는 응답은 79%에서 81%로 거의 그대로였고, AI를 한 달에 한 번 또는 몇 달에 한 번만 쓴다는 응답은 32%에서 31% 수준이었다. AI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응답도 21%에서 19%로 큰 변화가 없었다.
기업 자료도 비슷한 그림을 보였다. 와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익명·집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미국 AI 확산 자료에서, 미국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AI를 쓰는 사람은 3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5년 말보다 3%포인트 늘어난 것이지만, 뒤집어 보면 약 70%는 AI를 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이 자료는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주요 AI 서비스를 한 달에 90분 이상 쓴 경우를 '이용'으로 정의했다.
와인버그는 실제 이용 기록을 분석한 다른 조사들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했다. 한 분석 업체가 컴퓨터 이용 기록을 들여다본 결과, 지난해 6월 기준으로 'AI 도구'를 한 달에 10번 넘게 방문한 컴퓨터는 21%에 그쳤고,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컴퓨터가 62%, 그 사이가 17%였다. 또 다른 설문에서는 AI를 써 봤다는 응답이 58%였는데, 그 안에서도 한 달에 몇 번 이상 꾸준히 쓰는 쪽과 한 달에 한 번 이하로 드물게 쓰는 쪽이 비슷하게 갈렸다. 한 매체의 새 설문에서는 대다수 미국인이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AI를 쓴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와인버그는 전했다.
와인버그는 이런 자료들이 한곳으로 모인다고 봤다. 미국의 AI 이용은 대략 적극적으로 쓰는 3분의 1, 가끔 쓰는 3분의 1, 전혀 쓰지 않는 3분의 1로 나뉜다는 것이다. 정의에 따라 다소 움직이긴 하지만, 이는 '모두가 AI로 모든 걸 한다'와는 거리가 멀고 '일부가 일부 일에 쓴다'에 가깝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는 최근 6개월에서 1년 사이 이용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두드러지게 바뀐 것은 AI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크게 늘어난 점이라고 덧붙였다. 갤럽의 Z세대 조사에서 AI에 대한 분노가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는 게 그 예다.

"일자리·사생활 걱정에 스스로 AI를 절제"

와인버그는 상당수 사람이 AI 이용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실제 우려와 효용에 대한 회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가 인용한 조사에서 가장 많이 꼽힌 걱정은 'AI가 일자리를 대체해 실업을 부른다'(42%)였고, 이어 '사생활을 침해한다'(35%),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33%) 순이었다. 또 미국이 중국 같은 나라보다 AI를 더 느리게 개발하더라도 정부가 안전·사생활 규칙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다수였다고 그는 전했다.
또 다른 축은 AI가 정말 쓸모 있느냐에 대한 회의다. 와인버그에 따르면 한 조사에서 여러 기술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물었더니, AI는 긍정에서 부정을 뺀 순점수가 +8%에 그쳤다. 이는 소셜미디어(+7%)와 비슷하고 암호화폐(-17%)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휴대전화(+68%)나 인터넷(+67%), 태양광 에너지(+65%)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는 사람들이 AI 옹호론자들이 내세우는 장밋빛 전망을 좀처럼 믿지 않으며, 이 회의가 막연한 인상이 아니라 실제로 써 본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와인버그는 사회 전체 차원의 생각과 개인의 행동이 다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가끔 쓰는 사람이 가장 많고 아예 안 쓰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은, 많은 이가 우려를 무릅쓸 만큼의 가치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는 '모두가 AI로 모든 걸 한다'는 언론의 서사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자신을 포함한 일부 얼리어답터와 기술 매체가 만든 좁은 거품을 비추는 것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고기 소비에 빗댄 'AI 식단'

와인버그는 AI 이용 양상을 사람들의 고기 소비 습관에 빗댔다. 단백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AI의 생산성 효용을 강조하는 흐름과 닮았고,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 고기인 것이 생성형 AI의 주요 통로가 채팅 도구인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가 인용한 미국 조사들에 따르면 고기를 먹는 사람은 95%지만, 붉은 고기 섭취를 줄였다는 응답이 70%, 고기를 드물게만 먹는다는 응답이 30%였다. 붉은 고기를 안 먹는 사람이 12%, 채식주의자가 4%, 동물성 식품을 전혀 안 먹는 사람이 1%였다. 건강·비용·환경·윤리 등 저마다의 이유로 고기를 절제하듯, AI도 같은 이유들로 절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비유가 시장 기회도 보여 준다고 했다. 자신이 이끄는 덕덕고가 AI 기능을 모두 선택 사항으로 두고, 사생활 보호형 채팅 서비스 '덕에이아이(duck.ai)'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식당이 다양한 메뉴를 갖추듯, AI를 적극 쓰는 이용자부터 끄고 싶은 이용자까지 폭넓게 끌어안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는 와인버그가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는 대목으로, 사생활 보호를 앞세운 검색·AI 기업의 창업자라는 그의 위치가 분석의 방향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 읽을 필요가 있다.
와인버그는 그렇다고 3분의 1이 영원히 AI를 멀리하리라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고기와 달리 AI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어, 제품이 더 쓸모 있어지거나 규제가 우려를 덜어 주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지금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상당수 사람이 현재의 AI를 써 본 뒤 스스로 이용을 줄이기로 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글은 검증된 보도가 아니라 한 기업 창업자가 여러 조사를 자신의 관점에서 엮어 낸 분석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인용된 조사들은 대체로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국내 상황과는 다를 수 있고, 'AI 이용'의 정의나 조사 방식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AI 이용이 정말 정체 상태인지, 아니면 완만하게 늘고 있는지에 대한 해석도 보는 관점에 따라 갈릴 수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이세정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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