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차원 지도 넘어 '3차원·AI 공간정보' 시대로...제4차 공간정보산업진흥 기본계획 확정, GeoAI 기반 신성장 동력 창출 추진
국토부가 공간정보산업 진흥 5개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가 앞으로 5년간 공간정보산업을 키우기 위한 「제4차 공간정보산업진흥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국토부는 「공간정보산업 진흥법」에 따라 이 계획을 국가공간정보위원회(위원장 국토부 장관)의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공간정보란 땅 위와 땅속, 물 위와 물속 등 공간에 있는 자연물이나 인공물의 위치 정보와, 이를 바탕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말한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지금까지 종이 지도처럼 평면(2차원)에 그려 온 공간정보를, 인공지능(AI)이 읽고 분석할 수 있는 고정밀 3차원 정보로 바꾸는 것이다. 정부는 2026년을 'AI 3대 강국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공공서비스와 산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국토부는 디지털트윈, 자율주행, 로봇 배송, 스마트 물류, AI 시티 등 새로운 산업의 바탕이 되는 핵심 데이터로서 공간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디지털트윈이란 현실의 도시나 시설을 컴퓨터 속에 똑같이 옮겨 놓고 각종 상황을 미리 실험해 보는 기술을 말한다.

3대 전략·12대 과제로 추진
기본계획은 크게 세 갈래의 추진 전략과 12개 세부 과제로 짜여 있다. 첫째는 'GeoAI 핵심 공간정보 구축', 둘째는 '공간정보 유통·활용 활성화', 셋째는 '공간정보산업 경쟁력 강화'다. 여기서 GeoAI(지오에이아이)란 공간정보에 AI를 결합해 지역과 공간을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기술을 가리킨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국토·산업의 AI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공간지능(GeoAI) 강국'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전국을 3차원으로...'新대동여지도' 만든다
첫 번째 전략의 뼈대는 AI가 활용할 수 있는 고정밀 3차원 핵심 공간정보 6종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지금의 1/5,000 축척 평면 지도에서 나아가 전국을 5cm급 해상도의 정밀한 3차원 입체지도로 구축한다. 국토부는 이를 조선시대 대동여지도에 빗대 '신(新)대동여지도'로 이름 붙였다. 더 자세한 1/1,000 지도도 구축 대상을 넓힌다.
교통·물류를 뒷받침할 지도도 함께 만든다. 전국 법정도로의 차선과 교통안전표지, 횡단보도 등을 센티미터(cm) 단위까지 표현하는 정밀도로지도를 2030년까지 100% 구축하고, 실외 이동 로봇을 위한 보행지도와 대형 실내 공간에서 사람의 이동을 돕는 실내공간정보도 넓혀 나간다. 땅속을 입체적으로 관리하고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지하공간통합지도도 고도화한다. 지금은 상하수도 같은 지하시설물의 위치 정보 중심이지만, 앞으로 땅의 성질에 관한 정보까지 더할 예정이다.
이렇게 만든 3차원 공간정보를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공간을 분석해 의사결정을 돕는 'Geo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도 추진한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방대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해 여러 용도에 두루 쓸 수 있도록 만든 기반 AI를 말한다. 이를 위해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린다. 또 현재 운영 중인 국토위성 1·2호기에 더해 3·4호기를 추가로 띄우고, 구름이나 빛 같은 날씨와 상관없이 지표를 관측할 수 있는 레이더 위성(SAR)도 도입해 다양한 위성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SAR 위성은 미세한 지표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어 재난 감시 등에 유용하다. 국토부는 위성으로 모은 대량의 영상을 AI로 분석·제공하는 등 위성영상을 활용한 공간정보 산업도 함께 키운다는 방침이다.
규제 풀고 공공 데이터 개방...유통·활용 넓힌다
두 번째 전략은 만들어진 공간정보가 널리 유통되고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공간정보의 자유로운 활용을 가로막던 규제를 손질할 계획이다. 공개를 제한하는 기준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민간기업이 스스로 만든 공간정보를 보안 처리해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보안 시설과 분석 도구를 갖춘 '공간정보 안심구역'(현재 서울·대전 2곳)도 늘려, 기업이 공개가 제한된 공간정보를 가공·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한다.
공공기관이 가진 다양한 공간정보는 국가공간정보통합플랫폼(K-GeoP)으로 폭넓게 모으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브이월드(vworld.kr)'를 통해 제공한다. 재난 예측·대응 등에 쓰이는 디지털트윈국토 모델을 확산하고, GeoAI를 활용한 '토지개발 인허가 사전진단 서비스'와 '공장 인허가 서비스' 등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도 늘린다. 아울러 서로 다른 공간정보가 잘 맞물려 쓰이도록,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AI-Ready) 표준을 도입하는 등 표준과 품질관리 체계도 정비한다. 토지를 입체적으로 개발하는 흐름에 맞춰 3차원 입체지적 제도도 도입한다. 지적이란 토지의 위치·경계·면적 등을 등록해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토부는 지적정보를 부동산 기술(프롭테크)이나 금융 기술(핀테크) 같은 새로운 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민간이 참여할 기회도 넓힐 계획이다.
강소기업·인재 지원...산업 경쟁력 강화
세 번째 전략은 공간정보 기업과 인력을 키우는 것이다. 지금은 수도권(판교)에만 있는 창업지원센터를 지방에도 새로 세워, 사무공간 제공과 창업 컨설팅, 시제품 개발 등을 지원한다.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에는 사업 참여 기회를 넓히고, 공간정보 펀드와 혁신 도전형 R&D, 국내 최대 공간정보 박람회인 'K-Geo Festa' 등을 통해 성장을 돕는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과 정부 정책을 묶은 '패키지 수출 모델'을 발굴하고, 해외 공관 등과 협력 체계를 갖춘다. 인재 양성도 확대해, 현재 고교·전문대·대학원 19곳에서 운영 중인 공간정보 특성화교에 AI 등 신기술 교육을 강화하고 4년제 대학교도 추가로 지정한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공간정보산업 규모는 2024년 12월 기준 매출액 11조 3천억 원, 사업체 수 5,854개, 종사자 수 7만 4,067명에 이른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기본계획은 공간정보산업을 정부 주도의 데이터 구축 산업에서 AI 시대 민간이 주도하는 융·복합 산업으로 조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3차원 고정밀 공간정보와 GeoAI를 토대로 도시·물류·모빌리티·재난안전 등 국민 생활과 산업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공간정보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유관기관분과 김정호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