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특화 AI '에이전트 툴킷' 공개...모델·도구·런타임 한데 묶었다...기업이 직접 다듬어 쓰는 오픈·모듈형 기반으로 안전·저비용 'AI 동료' 구축 겨냥, 생명과학·의료·보안 등 산업별 적용 확산
엔비디아가 특화 AI 에이전트 구축용 통합 기반을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엔비디아(NVIDIA)가 기업이 자사 업무에 맞춘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통합 기반 '엔비디아 에이전트 툴킷(NVIDIA Agent Toolkit)'을 공개했다고 현지시간 6월 23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회사는 이 툴킷이 AI 모델과 도구, 스킬, 그리고 보안 런타임을 한데 묶은 '열린(오픈)·모듈형'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에이전트(agent)란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목표만 주면 스스로 판단해 여러 단계의 작업을 처리하는 AI를 말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도구를 직접 다루고 실제 행동에 나선다는 점에서, 회사는 이를 '디지털 동료(digital coworker)'라고 표현했다.
오픈·모듈형이란 누구나 가져다 쓰고 고칠 수 있도록 공개돼 있으며, 부품을 끼워 맞추듯 필요한 요소만 조합해 쓸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기업과 개발자가 AI 에이전트를 자기 방식대로 다듬고(커스터마이즈), 특정 분야에 특화하며, 통제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용 AI, '접근'에서 '특화'로
엔비디아는 기업용 AI의 흐름이 한 단계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초기에는 기업들이 새로 나온 AI 모델을 시험 삼아 써 보며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접근'의 단계였다면, 이제는 업무를 가장 잘 아는 현장 사람들이 자기 일에 맞춰 쓸 수 있는 '특화된 에이전트'의 단계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화된 에이전트는 추론하고, 도구를 쓰며, 복잡한 업무에서도 직접 행동에 나서는 '모델들의 묶음'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런 특화 에이전트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명과학 연구자가 신약 후보를 더 빨리 찾도록 돕고, 보안팀이 더 풍부한 맥락을 가지고 취약점을 조사하도록 지원하며, 운영팀이 공급망을 매끄럽게 조율하도록 거드는 식이다. 엔비디아는 기업들이 이런 에이전트를 쓰려면 자신이 손볼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는 기반, 즉 직접 다듬는 모델과 이미 쓰고 있는 시스템에 연결되는 도구, 그리고 에이전트가 대규모로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봤다.
엔비디아가 모델을 그대로 쓰지 않고 기업이 손볼 수 있는 기반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업마다 다루는 자료와 일하는 방식, 지켜야 할 규정이 제각각이어서, 모든 곳에 똑같이 들어맞는 범용 AI보다 특정 분야에 맞춰 다듬은 AI가 실제 업무에서 더 쓸모가 크다는 것이다. 회사는 앞으로 산업 전반에서 가장 가치 있는 에이전트는 결국 특화된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기업이 모델과 도구, 실행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민감한 자료를 다루거나 중요한 결정을 맡길 때 믿고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제권을 기업이 쥔다는 것은 AI가 어떤 자료를 보고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는지를 기업이 직접 정하고 제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 가지 구성요소...모델·도구와 스킬·런타임
엔비디아 에이전트 툴킷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첫째는 추론의 바탕이 되는 모델, 둘째는 에이전트를 실제 행동과 전문 지식에 연결해 주는 도구와 스킬, 셋째는 에이전트가 작업 절차를 실행하도록 돕는 런타임이다. 런타임(runtime)은 프로그램이 실제로 돌아가는 환경을 말한다.
엔비디아는 이 세 요소를 각각의 제품으로 채웠다. 모델로는 '네모트론(Nemotron)' 계열의 오픈 모델을 제공해, 기업이 자기 필요에 맞게 모델을 손보고 성능을 평가하며 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 모델은 내부 구조와 가중치가 공개돼 누구나 받아서 고쳐 쓸 수 있는 AI 모델을 뜻한다. 도구·스킬 영역에서는 '네모클로(NemoClaw)' 블루프린트를 통해 에이전트가 더 안전하게 동작하면서 더 낮은 비용으로 정확한 결과를 내도록 하는 본보기를 제공한다. 블루프린트(blueprint)는 설계도라는 뜻으로, 비슷한 작업을 만들 때 그대로 가져다 응용할 수 있는 미리 짜인 틀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런타임은 '오픈셸(OpenShell)'이 맡는다. 오픈셸은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가 이뤄지는 시스템 안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실행 환경이다. 엔비디아는 이 세 요소를 묶으면 강력한 기반 모델 하나를 온전히 제 몫을 하는 '디지털 동료'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용자는 에르메스 에이전츠(Hermes Agents)나 오픈클로(OpenClaw) 같은 외부 회사의 에이전트 운영 틀(하니스)을 골라 함께 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이런 구조가 기업이 통제권을 쥔 채로 AI 도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과학·의료부터 칩 설계·보안까지
엔비디아는 특화 AI 기반이 이미 여러 산업 현장에 들어와 있다고 소개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에이전트가 단백질 설계와 후보 물질을 걸러 내는 가상 선별, 유전체 분석, 질병 표지자(바이오마커) 발견 등에 쓰이는 전문 모델을 불러와 연구를 돕는다. 회사가 새로 내놓은 '바이오니모 툴킷(BioNeMo Toolkit)'은 과거 몇 달이 걸리던 작업을 며칠 만에 끝낼 수 있게 해 준다고 밝혔다.
의료 분야에서는 에이전트가 진료 기록 작성과 임상 의사결정 지원, 환자 돌봄 조율을 거든다. 여기에 더해, 병원을 그대로 본뜬 가상 공간(디지털 트윈)에서 훈련한 로봇이 수술 보조와 병원 자동화를 맡아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한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실제 사물이나 공간을 컴퓨터 안에 똑같이 만들어 두고 미리 시험해 보는 기술을 말한다.
소프트웨어와 사이버 보안, 산업 운영, 고객 응대 등 분야에서도 에이전트가 활약한다. 반도체 설계 도구 기업 케이던스(Cadence)와 시놉시스(Synopsys)는 칩 설계와 엔지니어링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자율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다.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는 보안 경보를 추려 내는 전문 에이전트를 운영하는데, 그 정확도가 98.5%에 이른다고 엔비디아는 전했다. 이 밖에 팰런티어(Palantir), SAP, 서비스나우(ServiceNow), 지멘스(Siemens), 다쏘시스템(Dassault Systèmes) 등은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에이전트 기능을 심고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이런 사례들이 하나의 큰 흐름을 가리킨다고 봤다. 에이전트가 모델과 도구, 스킬, 런타임, 인프라를 기업이 자기 업무에 맞게 조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더 쓸모 있어진다는 것이다. 회사는 에이전트 툴킷이 바로 이런 조합을 가능하게 하는 열린·모듈형 기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안지환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