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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1호, 인류 최초 '1광일' 거리 도달...2026년 11월 역사적 이정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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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가 2026년 11월 지구로부터 1광일 거리에 도달하며 인류 최초의 기록을 세울 예정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NASA의 보이저 1호 탐사선이 2026년 11월 15일경 지구로부터 1광일 거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류가 만든 물체가 빛이 하루 동안 이동하는 거리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 도달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광일이란 빛이 24시간 동안 이동하는 거리를 의미하며, 이는 약 259억 킬로미터에 해당한다.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빛의 속도는 우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공에서 초속 약 30만 킬로미터로 이동한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약 253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지구에서 보낸 신호가 탐사선에 도달하는 데 23시간 32분 35초가 소요되고 있다.

보이저 1호는 1977년에 발사되어 목성과 토성을 탐사한 후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공간으로 향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2012년에는 인류 최초로 태양권계면을 넘어 성간 공간에 진입했으며, 현재까지도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탐사선은 초속 약 17.7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으며, 매년 약 3.5천문단위씩 거리를 늘려가고 있다.

통신 지연의 가속화

보이저 1호와의 통신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는 지구에서 명령을 보내면 약 하루가 지나야 탐사선에 도달하고, 응답을 받기까지 또다시 하루가 걸린다. 이는 달까지의 신호 도달 시간인 1.3초, 화성까지의 최대 4분, 명왕성까지의 약 6.8시간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소속 보이저 프로젝트 관리자 수잔 도드는 이러한 통신 지연에도 불구하고 임무가 계속될 수 있는 것은 1970년대 기술로 설계된 탐사선의 중복성과 신뢰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저 1호는 각각 3개의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이는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한 먼 우주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통신 중단 사태 극복

보이저 1호는 최근 통신 문제를 겪었으나 NASA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다시 연결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16일 히터를 작동시키라는 명령을 보냈으나 탐사선의 고장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주 송신기인 X밴드 대신 1981년 이후 사용하지 않던 S밴드 송신기로 전환됐다. S밴드는 신호가 약해 거의 230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신호를 감지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엔지니어들은 신중한 조정을 통해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사건은 47년간 운영되어온 보이저 임무의 기술적 도전 과제를 잘 보여준다. 탐사선의 전력원은 매년 약 4와트씩 감소하고 있어, 팀은 필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비핵심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주 탐사의 상징적 의미

보이저 1호는 단순히 거리 기록을 세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90년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촬영한 창백한 푸른 점 사진은 우주에서 본 지구의 가장 먼 이미지로, 인류에게 우주 속 우리의 위치를 성찰하게 만들었다.

현대 스마트폰보다 300만 배나 적은 메모리를 가진 이 탐사선은 176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외행성의 정렬을 이용해 발사됐으며, NASA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임무다. 보이저 2호 역시 2018년 성간 공간에 진입했으며, 현재 지구로부터 19.5광시 떨어진 곳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NASA는 보이저 1호의 핵 전력원이 2030년대까지 작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리조나 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 리사 응우옌 박사는 2024년 심포지엄에서 보이저의 지속적인 임무가 인내와 혁신이 우주의 신비를 푸는 열쇠임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미래를 향한 여정

보이저 1호는 앞으로도 계속 지구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약 300년 후에는 오르트 구름의 내부 경계에 도달하고, 완전히 벗어나는 데는 약 3만 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약 4만 년 후에는 글리제 445라는 별로부터 1.7광년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글리제 445는 태양 질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M형 주계열성으로, 현재 지구로부터 약 1만 7000광년 떨어져 있다.

우주는 매우 광대하고 인류가 만든 물체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1969년 아폴로 10호가 세운 인류 최고 속도 기록인 시속 3만 9937킬로미터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다. 이러한 속도로도 1천문단위를 이동하는 데 약 155일이 소요된다. 빛은 같은 거리를 8분 20초 만에 주파하지만, 보이저의 속도로는 4년 반 이상이 걸린다.

보이저 1호의 1광일 도달은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 작은 탐사선은 거대한 우주 속에서 인류의 호기심과 끈기를 상징하며, 수십 년간 희미한 신호를 보내며 우주 탐사의 가능성을 계속 증명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디지털인문학분과 남유리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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