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애플 파트너십 거절하고 독자노선 선택...애플은 구글과 손잡아

2026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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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 하드웨어 개발 집중 위해 애플 제안 거절, 애플은 제미나이로 방향 전환
[한국정보기술신문] 오픈AI가 애플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제안을 거절하고 자체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AI 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오픈AI 관계자를 인용해 회사가 지난 가을 애플의 맞춤형 모델 제공업체가 되지 않기로 의식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구글과 다년간 AI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제미나이를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의 기반으로 채택했다.

오픈AI의 전략적 선택

오픈AI가 애플 파트너십을 거절한 것은 단순한 사업적 결정이 아닌 회사의 장기 비전과 직결된 전략적 선택이다. 오픈AI는 구글, 애플, 삼성 등 주요 기술 기업의 AI 모델 공급자로 남기보다 직접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하는 길을 택했다.
회사는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협력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안경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AI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아이브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디자인해 애플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든 인물로, 그와의 협력은 오픈AI의 하드웨어 야심이 얼마나 진지한지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오픈AI와 조니 아이브의 디바이스 개발 계획을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자사의 전설적 디자이너가 경쟁사와 손잡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상황에서 애플이 오픈AI에 핵심 AI 인프라를 맡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 구글로 방향 전환

오픈AI의 거절로 애플은 구글로 눈을 돌렸다. 양사는 16일 공동 성명을 통해 애플의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이 구글의 제미나이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협력은 올해 출시될 업그레이드된 시리를 통해 첫 결실을 맺는다.
애플은 성명에서 신중한 평가 과정을 거쳐 구글의 AI 기술이 파운데이션 모델에 가장 적합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오픈AI라는 첫 번째 선택지가 사라진 후 내린 결정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과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구글 입장에서는 애플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며 AI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연합에 맞설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애플이 구글의 픽셀 제품군을 큰 경쟁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오픈AI와 조니 아이브가 만들 디바이스는 아이폰 생태계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수 있었다.

ChatGPT의 몰락

오픈AI 입장에서 애플 파트너십 거절은 단기적으로 큰 손실을 의미한다. 샘 알트먼 CEO와 그의 팀은 원래 애플과의 계약이 수십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가져오고 애플 기기에서 구글의 지배력을 깨뜨릴 것으로 기대했다.
더인포메이션의 소식통에 따르면 기존 애플-오픈AI 파트너십은 오픈AI에 거의 추가 트래픽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제 제미나이가 애플 생태계에서 일상적인 사용자 상호작용을 처리하게 되면서 ChatGPT는 선택적 대체 옵션으로 격하됐다.
애플 대변인은 제미나이의 깊은 통합이 더 복잡한 요청에 ChatGPT를 활용하는 기존 계약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구글 계약을 고려하면 ChatGPT의 역할이 실질적으로 축소될 것은 명백하다.
오픈AI는 이러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체 하드웨어 개발이라는 도박을 선택했다. 회사는 에어팟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Sweetpea' AI 웨어러블 기기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미나이 기반의 새로운 시리

구글과의 협력으로 시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제미나이의 멀티모달 기능은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더욱 통합된 AI 경험을 제공한다.
제미나이의 강력한 자연어 처리와 맥락 이해 능력은 시리의 오랜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복잡한 요청도 단계별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핵심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계속해서 애플 기기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실행되며, 업계 선도적인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유지한다. 구글의 AI 기술을 활용하되 사용자 데이터 처리는 애플의 엄격한 기준을 따른다는 것이다.

AI 하드웨어 시장의 신규 도전자

오픈AI의 결정은 AI 산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기업이 하드웨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도전이다. 애플, 구글, 삼성 등 수십 년간 하드웨어를 만들어온 기업들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니 아이브와의 협력은 이 도전에 현실성을 더한다. 아이브는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통합이라는 애플 철학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가 오픈AI와 함께 만들 디바이스가 어떤 형태일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AI 모델 개발과 하드웨어 제조는 완전히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한다. 공급망 관리, 대량 생산, 품질 관리, 유통 채널 구축 등 오픈AI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들이다.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감각만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빅테크 동맹의 재편

이번 사태는 빅테크 기업 간 동맹 관계가 유동적임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며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했지만, 오픈AI는 애플이라는 더 큰 시장을 거절했다. 대신 직접 하드웨어 제조사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iOS와 안드로이드로 치열하게 경쟁해 왔지만, AI 분야에서는 협력을 선택했다. 이는 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 현실을 반영한다.
오픈AI의 선택은 더욱 흥미롭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마트폰 생태계와의 파트너십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플랫폼 종속을 피하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소비자 관점의 변화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번 변화로 더 강력한 AI 기능을 경험하게 된다. 제미나이 기반의 새로운 시리는 더 정교하고 상황에 맞는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멀티모달 기능을 통해 음성뿐 아니라 이미지, 텍스트 등 다양한 입력을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다.
다만 ChatGPT 선호 사용자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이제 ChatGPT는 명시적으로 선택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보조 옵션이 됐다. 기본값은 제미나이로 설정되며, 대부분의 일상적 요청은 제미나이가 처리하게 된다.
오픈AI의 자체 하드웨어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된다.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중심의 현재 생태계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026년의 AI 하드웨어 경쟁

올해는 AI 하드웨어 경쟁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제미나이 기반 시리, 오픈AI의 신규 디바이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이 기술 시장의 핵심 화두가 될 것이다.
오픈AI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하드웨어 시장은 소프트웨어와 달리 자본 집약적이고 진입 장벽이 높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오픈AI는 단순한 AI 모델 제공업체를 넘어 애플,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완전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애플-구글 협력의 구체적 실행 방안도 주목할 지점이다. 두 회사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 수익은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이러한 디테일들이 협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애플을 거절한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자 동시에 큰 도박"이라며 "이번 결정이 AI 산업의 향후 10년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김주호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