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년간 방치한 버그 리포트 "검증해라" 압박 후 일방 종결 논란...개발자 커뮤니티 반발
2026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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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기술신문] 애플이 개발자들이 제출한 버그 리포트를 수년간 묵살하다가 갑자기 "베타 버전에서 직접 확인하라"고 요구한 뒤, 응하지 않으면 버그가 해결된 것으로 간주해 종결 처리하는 관행이 드러나 개발자 커뮤니티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맥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프 존슨(Jeff Johnson)은 지난 3월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애플 피드백 어시스턴트(Feedback Assistant)의 버그 리포트 처리 방식에 대한 문제를 공개했다. 그는 2023년 3월 macOS의 네트워크 필터 확장 기능에서 TCP 연결 및 IP 주소가 유출되는 프라이버시 버그(FB12088655)를 제출했지만, 3년간 애플로부터 단 한 차례의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약 3년이 지난 최근, 애플은 갑자기 존슨에게 macOS 26.4 베타 4 환경에서 해당 버그가 여전히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리포트를 업데이트하라고 요청했다. 더욱이 2주 안에 검증하지 않으면 버그가 수정된 것으로 보고 리포트를 종결하겠다고 통보했다.
수정 여부도 밝히지 않고 검증 압박
존슨은 베타 버전 설치에 따른 부담과 과거의 경험 탓에 이 버그가 실제로 수정됐는지 애플에 직접 문의했다. 애플은 재현 절차를 이미 확보하고 있으므로 수정 여부를 스스로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존슨은 macOS 네트워크 모니터링 앱 '리틀 스니치(Little Snitch)'의 개발사에 도움을 구했고, 해당 업체는 macOS 26.4 베타 4에서도 문제를 재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존슨이 일반 공개 버전인 macOS 26.4로 직접 확인한 결과, 버그는 여전히 존재했다. 그는 애플이 수정하지도 않은 버그에 대해 검증을 요구하며 개발자의 시간을 낭비시킨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버그는 "정보 부족" 이유로 종결
존슨이 제출한 또 다른 버그 리포트(FB22057274)의 경우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사파리 브라우저의 고정 탭에서 새 탭으로 열리는 링크가 잘못된 탭에 표시되는 현상을 담은 이 리포트는, 재현이 100%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애플 측으로부터 "현재 정보로는 진단 불가"라는 이유로 종결 처리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3월 26일 해당 블로그 포스트가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 해커뉴스(Hacker News) 메인에 오른 직후, 애플은 문제의 버그 리포트를 업데이트했다. 그러나 업데이트 내용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관련 버그임에도 시스템 진단 로그인 사이즈다이어그노스(sysdiagnose) 제출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존슨은 이에 대해 UI 버그에 사이즈다이어그노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하며, 리틀 스니치 없이도 재현 가능한 더 간단한 방법을 안내했다.
개발자들 "버그 통계 관리 위한 꼼수" 지적
존슨은 이러한 관행의 배경으로 애플 내부의 성과 지표 관리를 지목했다. 미해결 버그를 인위적으로 종결 처리하면 내부적으로는 버그가 적은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잘못된 지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문제가 된 프라이버시 버그는 애플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3년간 미해결 상태로 방치됐으며, 이 기간 동안 개발자에게 단 한 차례의 진행 상황 공유도 없었다. 존슨은 "우리의 시간에 아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마치 애플을 위해 일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대한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애플의 버그 리포트 처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발자 불신을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버그 리포트 제출 자체를 거부하는 개발자 캠페인이 과거에도 있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존슨의 언급처럼, 개발자들이 불만을 품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애플의 플랫폼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최수하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