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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이크로 공동창업자, AI 반도체 25억 달러 밀수 혐의로 기소...주가 33% 폭락

2026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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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엔비디아 GPU 탑재 서버 중국 불법 유출 혐의로 리아우·창·선 3인 기소
슈퍼마이크로 공동창업자가 엔비디아 AI 반도체 밀수 혐의로 기소되며 주가가 하루 만에 33% 급락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미국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의 공동창업자가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가 탑재된 서버 25억 달러(약 3조 6천억 원) 어치를 중국에 불법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33%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 6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슈퍼마이크로의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이시얀 월리 리아우(Yih-Shyan Wally Liaw), 대만 법인 총괄 매니저 루에이창 스티븐 창(Ruei-Tsang Steven Chang), 그리고 계약업자 팅웨이 윌리 선(Ting-Wei Willy Sun) 3명을 수출통제법 위반, 밀수, 미국 정부 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리아우는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돼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선도 구금된 상태에서 구금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창은 현재 도주 중이다.

동남아 유령 기업 통해 중국에 우회 수출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동남아시아 소재 기업을 중간 거래상으로 활용해, 마치 해당 기업이 서버를 최종 사용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몄다. 또 별도의 물류 업체를 통해 서버를 재포장해 중국으로의 최종 배송 경로를 숨겼다. 피의자들은 슈퍼마이크로 내부 감사팀을 속이기 위해 동남아 거점에 '가짜' 서버를 비치해두는 한편, 실제 서버는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뒤였다. 이들은 또한 감사팀을 압박해 선적을 승인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이 경로를 통한 서버 판매 규모는 2024년 이후 총 25억 달러에 달하며, 그 중 2025년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만 약 5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서버가 동남아 중간 기업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기소장에 명시됐다. 해당 서버에는 엔비디아의 B200, H200 GPU가 탑재돼 있었으며, 이 칩들은 미국 상무부의 수출 허가 없이는 중국에 판매가 금지된 품목이다.

수출 규제 임박하자 선적 서두른 정황도

리아우는 2025년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글로벌 판매에 대한 대대적인 수출 규제를 발표하자, 동남아 파트너 기업 임원에게 "5월 13일 이전에 서둘러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백악관 보도자료 링크를 전송한 것으로 기소장에 기재됐다. 이는 규제 발효 이전에 최대한 많은 서버를 중국으로 넘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른 밀수 사건 보도 링크를 공유한 브로커에게 리아우가 울음 이모티콘으로 답한 문자 메시지도 증거로 제시됐다.
3인은 각각 수출통제개혁법(ECRA) 위반 공모 혐의 1건(최대 징역 20년), 밀수 공모 혐의 1건(최대 징역 5년), 미국 정부 사기 공모 혐의 1건(최대 징역 5년)을 적용받는다. 슈퍼마이크로는 3월 20일 리아우가 이사회에서 즉각 사임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리아우와 창을 행정 정직 처리하고 선과의 계약 관계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거버넌스 위기…주가 급락에 나스닥도 흔들

슈퍼마이크로는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회계 부정 혐의로 1,750만 달러의 합의금을 낸 바 있으며, 2024년에는 공매도 기관 힌덴버그 리서치가 회계 조작 및 내부 통제 부실 의혹을 제기하며 상장 폐지 위기를 겪었다. 이번 기소는 슈퍼마이크로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크게 흔드는 사건으로, 한 애널리스트는 해당 기업을 "투자 불가 종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여서, 이번 사태는 엔비디아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같은 날 약 1% 하락하며 4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정부가 AI 기술의 대중국 유출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수출통제 집행의 허점과 동남아시아를 경유하는 우회 수출 루트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통신분과 송유찬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