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약지반 속 위험을 찾는 AI – 학술대회 대상 대구소마고 권대형 학생을 만나다
2026년 3월 11일
5분

"다중 평면 기반 객체 탐지에서 입력 데이터 구성과 증강 전략이 일반화 성능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2026 동계 청소년 IT학술대회 빅데이터분석 트랙 대상 수상한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권대형 학생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며 수많은 AI 분야 중 특별히 '지중 탐사(GPR)'라는 생소하고도 어려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반침하가 실제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를 접하면서 예방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GPR은 비파괴로 넓게 탐사할 수 있지만 해석 자동화가 어렵고, 이 지점이 AI로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낯선 분야였지만 사회적 영향이 분명하다고 느꼈고, 제가 잘하는 컴퓨터 비전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논문 서론에서 '도심 공사 구간 인명 피해'와 '지반 붕괴' 문제를 언급하셨습니다. 기술이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지반침하와 같은 사고는 "사고 후 대응"보다 사전 탐지와 선제 점검이 안전망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연구는 연약지반 GPR처럼 신호 변동이 큰 환경에서, 다중 평면 입력과 증강 전략을 통해 일반화 성능을 높이고 해석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학습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기술은 현장에서 1차 스크리닝(미탐 최소화)과 2차 정밀 확인(오탐 감소)처럼 목적별 운영 단계에 맞춰 적용되어, 위험 구간을 우선순위화하고 점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즉, 전문가 판단을 대체하기보다 객관적·재현 가능한 조기 탐지와 의사결정 근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기존 연구들이 주로 '단일 평면'이나 '안정된 지반'에 집중할 때, 본인은 가장 까다롭다는 '연약지반'과 '다중 평면'을 선택했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연약지반은 토질·수분 변화가 커 지반 거동이 불안정해질 수 있어, 안전 관리가 특히 중요한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약지반의 특성상 GPR 신호가 안정적이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실제 현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연약지반의 GPR 데이터를 활용한 모델을 설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중 평면을 활용한 이유는, 단순한 단일 평면 기반 학습으로는 지하 구조물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모델의 일반화 성능 향상이 제한될 수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 더 많은 GPR 정보로 강건하게 탐지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실제 현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들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지반 침하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조금 더 어렵더라도 가치 있는 연구를 하고자 했습니다.
무려 30만 장에 달하는 AI-Hub 대규모 데이터셋을 활용하셨습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이 정도 규모의 빅데이터를 정제하고, 독자 규격의 라벨을 YOLO/COCO 형식으로 직접 변환하며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YOLO/COCO 형식으로 변환하기 위해 파이썬을 활용했습니다.
이때 가장 큰 어려움은 bbox 라벨 정합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원본, YOLO, COCO 라벨이 각각 요구하는 bbox 형식이 달라 이미지 크기를 기반으로 계산하며 변환을 수행했습니다.
이때 변환 과정에서 사용된 계산식에 오류가 수차례 발생해 실제 이미지와 bbox가 정합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해결을 위해 matplotlib를 통한 GPR 이미지와 bbox 시각화를 반복적으로 수행해가며 계산식을 꼼꼼히 점검했습니다.
학습에 NVIDIA A100(80GB)이라는 고사양 GPU를 사용하셨는데, 학교 환경이나 외부 지원을 통해 이러한 연구 환경을 어떻게 구축하고 관리했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A100 GPU가 필요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다중 평면을 활용하기 위해 Mid-fusion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평면 개수만큼 독립적인 백본이 필요했기 때문에 VRAM 3배나 더 소요되어 대략 60GB 이상의 VRAM이 소모되어 로컬 PC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Google Colab의 크레딧을 사비로 구매해 A100 GPU 환경을 활용했고, 세션 종료에 대비해 체크포인트/로그를 Drive에 자동 저장하는 방식으로 관리했습니다. (세션 종료 시 데이터 소실 위험)
이때 데이터셋은 Google Drive에 압축 파일로 보관하고, Colab 컴퓨터에서 압축 해제하여 활용하는 식으로 조달했습니다.
실험 결과 YOLOv5m은 정확도(mAP)에서, Faster R-CNN은 재현율(Recall)에서 강점을 보였습니다. 만약 내일 당장 실전 현장에 AI 시스템을 배포해야 한다면, 권대형 학생은 어떤 모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현장은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안전 점검처럼 ‘놓치면 안 되는’ 단계라면 Recall 중심으로 Faster R-CNN 계열이 유리하고, 굴착/점검 비용을 줄여야 하는 정밀 판독 단계라면 YOLO가 유리합니다. 현실적으로는 1차 스크리닝은 Recall 중심, 2차 확인은 Precision 중심으로 2단계 운영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반드시 한 모델만 사용해야 한다면, 지반 침하의 징조를 놓치는 것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누락 위험성이 비교적 적은 Recall 중심의 Faster R-CNN을 활용할 것 같습니다.
이메일 주소가 gorani인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혹시 학교에서 '고라니'라는 별명으로 불리시나요? 이 아이디에 담긴 특별한 의미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학교에서 직접적으로 '고라니'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는 않지만 옛날부터 친구들과 부르기 쉬운 별명으로 동물 이름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고라니'라는 이름에 큰 의미는 없지만 '알고리즘'과 살짝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익숙해진 김에 계속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닌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중학교 시절의 '대형' 학생은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코딩과 인공지능 분야에 큰 관심이 있었고, 특히 AI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일찍 세웠습니다. 진로를 탐색하던 중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를 알게 되었고, 인문계 고등학교보다 전공을 깊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저에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 코딩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미리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학교 검정고시를 선택해 1년 일찍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쪼개 끝까지 실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검정고시 준비와 병행하며 코딩 공부 로드맵을 직접 설계하고 실천했고, 그 경험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 습관과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GPR 연구 또한 같은 방식으로, 생소한 분야를 자료 수집부터 실험 설계·검증까지 단계적으로 정리하며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은 언제인가요? 밤늦게까지 코딩이나 논문 작업을 할 때 힘이 되어준 최애 간식이나 습관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학교생활 중 즐거운 시간이라고 하면, 학교에서 심야 자습 시간이 있는데요, 밤 9시부터 2시간 정도 자유롭게 자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에는 조용하게 혼자 자습할 수 있어 집중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힘이 되어준 습관이라고 하면, 반복적인 산책인 것 같습니다.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울 때 마음이 이끄는 데로 산책을 하다보면 머리가 정리된다고 느껴 밤에 종종 산책을 나가기도 합니다. 이때 산책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먹는 디저트들이 밤늦게까지 논문 작업을 할 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졸업 후 바로 취업하게 된다면, 가장 가고 싶은 기업이나 연구소는 어디인가요? 그곳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희 학교에는 실리콘밸리 인턴십 제도가 있는데, 해당 제도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에서 AI/데이터 관련 직무를 맡아 일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대학교에 진학하고 학/석/박 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AI 연구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실제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문제에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접목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엔지니어 혹은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참고한 수많은 논문 저자들 중 가장 영감을 준 인물이나, 본인이 닮고 싶은 엔지니어 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주도적으로 연구하며 혁신을 가져오는 연구자/엔지니어가 되고 싶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많은 논문을 참조했는데, 각 논문은 발표 당시 인공지능 생태계에 변화를 만들 정도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느꼈습니다. 저도 그런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검증해 발표함으로써, 실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변수 분리와 재현 가능한 실험 설계를 통해 ‘근거로 말하는 연구’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받았던 도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교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논문도 완성시키기 위해 밤새도록 스터디 카페에 가곤 했는데, 그때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는 아버지의 조언 덕분에 몸 관리도 신경쓸 수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빅데이터 분석과 AI 연구를 시작하려는 다른 청소년들에게 '이것만큼은 꼭 공부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보니 수학적 기반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공부하다보니 모든 것이 수학에서 시작하고 수학에서 끝나는 듯합니다. 그래서 딱 한 가지 조언한다면 "인공지능을 위해서 수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인공지능분과 김주호 기자 news@kit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