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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 스튜디오 512GB 옵션 조용히 단종...글로벌 D램 대란 여파

2026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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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맥 스튜디오 최고 사양인 512GB 통합 메모리 옵션을 돌연 삭제, 전 세계적 D램 부족 사태를 사실상 인정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애플이 최근 공식 스토어에서 맥 스튜디오 M3 울트라의 512GB 통합 메모리 구성 옵션을 아무런 공지 없이 삭제했다. 기존 9,499달러에 판매되던 512GB 구성은 M3 울트라 칩을 요구하는 최고 사양 제품이었으나, 현재 애플 스토어 구성 페이지에서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이에 따라 맥 스튜디오의 최대 메모리 용량은 256GB로 축소됐다.
애플은 이번 결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D램 공급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6년 1분기 D램 계약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5560%에서 9095%로 대폭 상향 조정했으며, 가트너는 올해 D램과 SSD 가격이 합산 130% 급등해 전 세계 PC 출하량이 10.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D램 대란, AI 붐이 촉발

이번 메모리 부족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인공지능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우선적으로 생산 능력을 집중하면서, 일반 소비자·기업용 D램의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소비자 시장의 공급망을 잠식하는 구조적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 스튜디오에 대한 수요 역시 AI 붐의 영향을 받고 있다. 로컬 AI 에이전트 구동에 적합한 머신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고용량 메모리 옵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이는 256GB 구성의 배송 일정이 5월까지 늘어나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과 배송 지연 이중고

512GB 옵션 삭제와 함께 가격 인상도 단행됐다. 기존에 96GB에서 256GB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1,600달러였던 가격이 현재 2,000달러로 400달러 올랐다. 또한 256GB 최대 사양을 선택할 경우 배송일이 5월 초·중순으로 늦춰지는 반면, 기본 사양의 맥 스튜디오는 수일 내 배송이 가능한 상황이다.

애플도 피해 가지 못한 공급 충격

그동안 애플은 탁월한 공급망 관리 능력 덕분에 부품 부족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 애플은 2026년 1분기까지 장기 D램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단기 조달 방식을 채택하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나 PC 업체보다 공급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번 512GB 옵션 삭제는 초고밀도 메모리 분야에서는 애플과 같은 대형 구매자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전망과 M5 세대 기대

업계에서는 애플이 2026년 M5 맥스 및 M5 울트라 칩을 탑재한 차세대 맥 스튜디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512GB 옵션이 차세대 모델에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D램 공급 상황의 회복에 달려 있으며, 현재로서는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이 우세하다. 애플의 울트라 칩은 128GB 이상의 메모리를 지원하는 유일한 라인업으로, M4 맥스와 M5 맥스는 최대 128GB, 프로 칩은 최대 64GB에서 멈춘다. 이에 따라 512GB 이상의 통합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전문가 및 AI 연구자들의 수요 공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최수하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