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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 부족 사태, 소규모 VPS 호스팅 업계 존폐 위기..."2000년대 ISP 몰락 재현 우려"
AI 수요 집중으로 DRAM 가격 2배 폭등, 서버 가격 5000달러 육박...소규모 업체들 생존 기로
[한국정보기술신문] AI 열풍이 예상치 못한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DRAM 생산업체들이 AI 하이퍼스케일러를 위한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DRAM 가격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소규모 VPS 호스팅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규모 VPS 호스팅 업체인 포플렉스 텔레콤은 지난 29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RAM 가격 급등으로 인한 업계 위기를 경고했다. 마이크론 같은 DRAM 생산업체들이 AI 기업들을 위한 HBM 생산에 주력하면서 일반 소비자와 소규모 기업이 사용하는 DRAM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실제로 뉴에그에서 과거 2500달러에 판매되던 서버가 현재 500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RAM 가격만 25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2000년대 소규모 ISP 몰락 사례 재현 우려
포플렉스 측은 현재 상황이 2000년대 소규모 ISP들의 몰락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인터넷 붐 시기 많은 다이얼업 ISP가 등장했지만, 브로드밴드로의 전환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의 FCC는 2000년 벨 계열 통신사들이 자사의 DSL 회선을 다른 ISP에 명목상의 비용으로 임대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납세자 세금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시기 FCC는 벨 계열사들의 강력한 로비에 따라 이 결정을 뒤집었다. 벨 계열사들은 DSL이나 광섬유 네트워크 공유 의무에서 벗어났고, 이로 인해 7000개의 경쟁 ISP가 폐업했다. 케이블 회사들은 처음부터 네트워크 공유 의무가 없었지만, 민간 자금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달랐다.
VPS 호스팅 업계, ISP와는 다른 양상
포플렉스는 현재 상황이 2000년대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벨 계열사들은 법적으로 회선 공유 의무가 있었지만, DRAM 생산업체들은 DRAM을 생산할 법적 의무가 없다. 또한 벨 계열사들이 의도적으로 소규모 ISP를 제거했다면, DRAM 업체들은 빅테크에 집중하면서 의도치 않게 소규모 VPS 호스팅 업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결과는 유사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일반 소비자 시장에만 집중한 결과 고객들이 획일적인 서비스만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듯이, VPS 호스팅 시장도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규모 업체만의 강점 존재
포플렉스는 AWS 같은 대형 클라우드가 모든 사용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스트리밍, VPN, Tor 릴레이 같은 서비스는 높은 대역폭 비용 때문에 대형 클라우드에 적합하지 않다. 포플렉스는 자사 VPS 호스팅에서 16개의 Tor 릴레이를 운영 중이며, 일부 고객은 더 많은 수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소규모 VPS 호스팅 업체가 생존할 것으로 보지만,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하거나 사업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소규모 업체들이 사라진다면 일반 개발자나 시스템 관리자들은 비싼 빅테크 클라우드만을 선택지로 가지게 되며, 자금이 부족한 소규모 기업이나 대학생들은 VPS 호스팅을 피하거나 감당 가능한 제한적인 옵션만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클라우드분과 이준호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