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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으로 참여 개시
아시아 최초로 세계 최대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 본격 진입
[한국정보기술신문] 우리나라가 2025년 1월 1일부터 세계 최대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유럽연합(EU)의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아시아 최초로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이하 '과기정통부')는 유럽연합 연구혁신총국(DG RTD)과 협력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참여는 한국이 유럽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호라이즌 유럽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55억 유로(한화 약 140조 원)가 투입되는 초대형 R&D 프로그램으로, 유럽연합의 회원국뿐 아니라 일부 비유럽 국가들도 특정 조건 하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뉴질랜드(2023), 캐나다(2024)에 이어 세 번째로,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이 프로그램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국가가 되었다.
호라이즌 유럽이란 무엇인가?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1984년부터 운영해온 연구혁신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P)의 아홉 번째 단계로,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차별 실행 계획인 워크프로그램(Work Programme)을 수립하고, 공모방식으로 과제를 운영한다. 연구의 주제, 목표, 예산, 참여 조건 등이 상세히 명시되며, EU 전체의 연구역량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국제 문제 해결'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연구 분야인 제2분야(Pillar 2)에 한정해 준회원국으로 참여한다. 이는 국내 연구자들이 유럽연합 연구자들과 대등한 조건에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2025년부터 공고될 Pillar 2 워크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연구자들은 다양한 국제 과제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될 예정이다.
준회원국이 되면 달라지는 세 가지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한국의 연구자는 다음 세 가지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첫째, 과제 참여 자격이다. 기존에는 제3국 자격으로 참여가 제한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총괄기관(Consortium Coordinator)이나 주관기관(Participant) 자격으로 직접 참여가 가능하다.
둘째, 연구비 수혜 구조가 바뀐다. 과거에는 EU 연구비를 직접 받을 수 없어 국내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자금을 충당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별도의 국내 평가 없이 EU 평가만으로도 연구비를 직접 받을 수 있다.
셋째, EU의 프로그램 위원회(Programme Committee)에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 위원회는 향후 워크프로그램을 논의하는 핵심 기구로, 우리나라 연구계가 보다 선제적으로 연구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참여 지원 체계도 본격 가동 중
과기정통부는 국내 연구자들의 호라이즌 유럽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4년 5월부터 EU대표부, 한국연구재단 등과 협력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전 기획을 위한 협력진흥과제를 운영해왔다.
특히 지난 7월에는 한국연구재단 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브뤼셀에 위치한 한-EU 연구협력센터(KERC)를 통해 온·오프라인 설명회, 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 제공에 나서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한-EU 연구혁신의 날(R&I Day)'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우수사례 공유, 워크프로그램 소개, 실무 지침 제공, 연구자 간 교류 등을 포괄하는 대규모 행사로 계획되어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들의 실질적인 참여율을 제고하고, 글로벌 협력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국제적 협력 다변화와 국내 기술역량 강화의 기회
호라이즌 유럽 참여는 단지 연구자 개인의 활동 영역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외교 역량을 끌어올리고, 다자간 협력을 통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적 포석이기도 하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참여 가이드라인 배포, 협력진흥과제 확대(2025년 1차로 15개 과제 예정), 유럽연합 연구자와의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속적인 후속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호라이즌 유럽이 EU의 연구자 네트워크 중심축이란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연구자들이 이 시스템에 본격 편입되는 것은 국제적인 연구 협업 기회를 획기적으로 넓히는 계기가 된다.
연구비 수혜 외에도 글로벌 수준의 연구 성과 창출, 차세대 기술 공동개발, 인재교류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세계와 함께하는 과학기술 대한민국으로"
과기정통부 유상임 장관은 "이번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은 유럽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제도적으로 공고히 하는 한편, 대한민국의 협력 지형을 다변화하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국내 연구자들이 유럽 최고의 연구자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는 무대를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참여 연구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 정보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호라이즌 유럽은 단순한 R&D 자금조달 프로그램을 넘어, 국제 과학기술 정책 협력의 상징이자 기술 주권 강화를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이 시스템에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단순히 "첫 번째"라는 타이틀을 넘어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외교 무대의 선도자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외교
2025년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국제화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이다. 호라이즌 유럽 참여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 확장의 기회이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과학기술 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프로젝트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기후변화, 에너지, 디지털전환, 보건 등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한국은 단순한 참여국을 넘어 글로벌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구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시점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유관기관분과 김류빈 기자 news@kit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