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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스노우플레이크·서비스나우 전 CEO "진짜 성과 중심 문화, 속도·기준·집중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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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슬루트만, '해병대식' 극한 경영론 공개...직원 만족보다 고객 성과에 집중

[한국정보기술신문]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와 서비스나우(ServiceNow) 등을 성공으로 이끈 프랭크 슬루트만 전 CEO가 자신만의 성과 중심 문화 구축 방법론을 공개했다. 슬루트만은 최근 발표한 에세이를 통해 "대부분 기업이 성과 중심 문화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그 의미와 필요한 희생을 모른다"며 극한의 성과 추구 경영론을 제시했다.

'해병대 vs 평화봉사단' 철학으로 조직 운영

슬루트만은 자신이 이끈 회사들을 "해병대와 같았지, 평화봉사단 같은 곳은 아니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신생 기업들이 매일 시장의 거대 기업들과 생존을 걸고 싸워야 하는 현실을 강조하며, 전투적 사고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러한 철학 하에서 운영된 조직들은 극도로 예민했고, 항상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긴박감을 유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슬루트만은 "우리는 언제나 치열한 싸움 한복판에 있었으며, 이런 환경에서 전투적 사고방식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차등 보상으로 성과자와 비성과자 구분

성과 중심 문화의 핵심 중 하나로 슬루트만이 제시한 것은 차등 보상 체계다. 그는 관리자들이 보너스를 모든 직원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피넛버터 방식'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항상 벨 커브(정규 분포) 형태로 차등 지급하도록 고집했다.

보너스 지급 과정에서 A급 인재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기 위해서는 성과가 낮은 직원들의 몫을 줄여야 했다. 이런 구조를 통해 누가 정말 성과를 내는지, 누가 그렇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직원들은 매 분기마다 매니저와 직접 성과를 기준으로 보상에 대한 대화를 나눴으며, 이 대화가 기존의 서면 평가를 대신했다.

슬루트만은 서비스나우에서 직원들에게 항상 '운전자'가 되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승객은 결국 운전자와 같은 목적지에 도착하긴 하지만, 사실상 조직에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은 매주, 매월 스스로에게 "내가 이 자리에 있었던 것이 진짜, 정말로 의미가 있었는가?"라고 물어봐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런 질문에 확신에 찬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러한 태도는 직원들의 안정감, 자신감, 자존감까지 모두 바꿔놓는다고 슬루트만은 설명했다.

성과 실행의 3대 축: 속도, 기준, 집중

성과 중심 문화 구축을 위해 슬루트만이 제시한 핵심 요소는 '속도', '기준', '집중'이다. 그는 자신이 이끈 회사들이 대부분의 조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더 높은 기준을 세웠으며, 더 좁고 명확한 초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를 강화시키기 때문에 전체 조직에 미치는 시너지가 엄청나다고 그는 설명했다. 슬루트만은 "세상에는 믿기 힘들 만큼 느리고, 기준이 낮고, 집중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회사들이 정말 많다"며 "하지만 이런 곳들에는 언제나 성과를 끌어올릴 여지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의 속도를 높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슬루트만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누군가가 "이 문제는 다음 주쯤 다시 말씀드려도 될까요?"라고 물으면, 그는 항상 "내일 아침은 어떨까요?"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여도 상관없었으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긴박감을 바꾸는 것이었다.

속도를 끌어올리면 사람들이 단순히 더 빨리 움직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고, 요구 수준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서비스나우는 무슨 일이든 반드시 끝을 보는 집요한 'Get Shit Done'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있었다고 슬루트만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기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슬루트만은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인용했다. 잡스가 제품이나 결과를 '기막히게 훌륭하든가(insanely great), 아니면 완전 형편없다(total shit)'로만 구분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지(like)' 아니면 '사랑하는지(love)' 물어보곤 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좋아는 하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답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만드는 결과물을 '사랑하자'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슬루트만은 "평범함은 조직을 잠식하는 침묵의 살인자"라며 "진짜 조직을 갉아먹는 건 B급 인재들"이라고 지적했다.

극도의 집중으로 자원 배분 최적화

집중의 중요성에 대해 슬루트만은 "무언가를 가장 빠르게 변화시키는 길은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결정하지 못해서 자연스럽게 집중을 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초점을 좁히면 남은 가장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자원을 쏟을 수 있고, 그 일은 여러 가지 과제들과 시간을 나눠가질 필요 없이 온전히 집중받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CEO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목표를 극도로 명확하게 하고 한 방향에 집중하는 것이었다고 슬루트만은 밝혔다. 특히 테크 업계에서는 성장이 회사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모든 운영을 성장 최우선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슬루트만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그는 성별, 인종, 출신과 상관없이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이고 남기는 데 집중했지만, 단지 피부색이나 성별, 출신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데이터 도메인과 서비스나우에서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사람을 뽑았으며, 단순히 어떤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채용할 수는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슬루트만은 "좋은 인재라면 누구나 오직 자기 역량으로 평가받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이런 기준을 고집한 덕분에 직원들을 부유하게 만들었고, 오히려 '사회 정의'를 그 어떤 방식보다 더 많이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트렌드와 상반된 경영 철학

슬루트만의 성과 중심 사고방식은 요즘 조직 사회의 분위기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는 인정했다. 많은 회사들이 이제는 고객의 만족도보다 직원 만족도에 더 집착하는 분위기이며, 직원들을 지나치게 배려하고 핵심 미션과 상관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스타일을 꾸준히 실행하려면 강한 신념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 '브레이브하트'에서 윌리엄 월리스가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직함이 아니라 용기를 따라간다'는 진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그는 믿고 있다. 결국 좋은 결과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조직에서 엄청난 신뢰와 인기를 얻게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마지막으로 슬루트만은 리더십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제시했다. 그는 리더란 단순히 관리직 직함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도록 성과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에서는 리더십이 꼭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지 않으며, 조직 어디에서나 누구나 언제든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슬루트만은 "그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라며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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