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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거실용 게임 PC '스팀 머신' 공개...512GB 1,049달러부터, 추첨 방식 예약 도입...현지시간 6월 22일 가격·사양 발표, 6월 25일까지 신청 받아 무작위 선정, 6월 29일부터 구매 안내

밸브가 거실용 게임 PC '스팀 머신'의 가격과 예약 방식을 공개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미국 밸브(Valve)가 현지시간 6월 22일 거실용 게임 컴퓨터 '스팀 머신(Steam Machine)'의 가격과 사양, 예약 방식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저렴한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이 1,049달러(약 145만 원)부터 시작하며, 밸브는 같은 날 예약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스팀 머신은 거실 텔레비전에 연결해 소파에서 즐기는 작은 게임 전용 컴퓨터로, 손바닥만 한 정육면체 모양에 약 16센티미터 크기다. 밸브는 이 제품을 게임기(콘솔)가 아니라 'PC 게임의 연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밸브는 스팀 머신을 2025년 11월 처음 공개하면서 차세대 가상현실(VR) 기기 '스팀 프레임', 새 게임 패드 '스팀 컨트롤러'와 함께 선보였다. 그러나 정확한 가격과 출시 시점은 그동안 밝히지 않다가 이번에 확정해 발표했다. 회사 측은 발표가 늦어진 이유로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을 들었다. 처음 제품을 공개한 시점 이후 D램 등 핵심 부품 값이 크게 오르면서 출하 일정과 가격을 다시 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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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제공

네 가지 구성, 1,049달러에서 1,428달러까지

스팀 머신은 저장 용량과 컨트롤러 포함 여부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저장장치가 512GB인 기본 모델은 컨트롤러 없이 1,049달러, 같은 용량에 스팀 컨트롤러를 더한 구성은 1,128달러다. 저장 용량을 2테라바이트(TB)로 늘린 모델은 컨트롤러 없이 1,349달러이며, 여기에 컨트롤러까지 묶은 최상위 구성은 1,428달러다. 2TB 모델에는 본체 겉면을 바꿀 수 있는 교체용 덮개 두 종(붉은 천 재질과 원목)이 함께 제공된다. 표시 가격에는 적용 지역의 부가가치세가 포함된다.
이 가격은 플레이스테이션5나 엑스박스 같은 일반 게임기보다 비싸다. 밸브는 게임기 제조사들이 흔히 쓰는 방식, 즉 기기를 원가 아래로 팔고 게임·콘텐츠 판매로 메우는 '역마진' 전략을 택하지 않았다. 부품 값과 제조 원가를 거의 그대로 가격에 반영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외신과 업계에서는 스팀 머신이 대중적인 게임기 경쟁 제품이라기보다, 이미 스팀을 즐겨 쓰는 PC 게이머를 겨냥한 기기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줄 서기 아닌 추첨...6월 25일까지 신청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예약 방식이다. 밸브는 먼저 신청한 사람부터 차례로 파는 '선착순' 대신, 무작위 추첨으로 구매 순서를 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자동 프로그램(봇)을 이용한 사재기와 되팔이(리셀러)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가장 빨리 신청한다고 먼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신청은 스팀 상점의 스팀 머신 안내 페이지에서 받으며, 마감은 태평양시간 기준 6월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6월 26일 새벽 2시)다. 신청하려면 정상적으로 이용 중인 스팀 계정이 있어야 하고, 2026년 4월 27일 이전에 스팀에서 한 번 이상 구매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새로 만든 봇 계정을 걸러 내기 위한 조건이다. 신청은 한 가구당 한 번만 가능하다.
마감 후 밸브는 모든 신청자를 한 차례 무작위로 뒤섞어 순서를 정한다. 신청자는 6월 25일부터 '예약 대기열에 올라 기기가 확보됐다'는 안내나 '대기 명단에 올랐다'는 안내 중 하나를 이메일로 받는다. 실제 구매를 위한 안내 메일은 6월 29일이 포함된 주부터 순서대로 발송되며, 메일을 받은 사람은 72시간 안에 결제를 마쳐야 한다. 밸브는 올해 남은 기간 내내 순서에 따라 안내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밝혀, 신청 순번에 따라 실제 구매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또 1회차 생산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줄였다고 밝혀,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도 있다.
직접 판매가 이뤄지는 지역은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EU), 호주다. 일본과 대만, 홍콩에서는 공식 유통사 코모도(KOMODO)를 통해 판매된다. 한국을 비롯한 그 외 지역의 판매 일정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Zen 4 6코어에 RDNA 3 그래픽...작은 본체에 PC 성능

스팀 머신은 저장 용량을 빼면 모든 모델의 내부 부품이 같다. 중앙처리장치(CPU)는 AMD의 젠4(Zen 4) 설계를 바탕으로 맞춤 제작한 6코어 12스레드 칩으로, 최대 동작 속도는 4.8기가헤르츠(GHz)다. 코어는 연산을 처리하는 일꾼에 해당하며, 코어가 많을수록 여러 작업을 동시에 다룰 수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MD의 RDNA 3 설계 기반으로 연산 단위 28개를 갖췄고, 전용 그래픽 메모리(VRAM) 8GB를 따로 둔다. 여기에 시스템 메모리 16GB(DDR5)가 더해진다. 한 외신 분석에 따르면 그래픽 성능은 게임에 따라 라데온 RX 6600과 RX 7600 사이 수준으로 평가된다.
저장장치는 빠른 NVMe 방식의 SSD로 512GB 또는 2TB가 들어가며,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으로 용량을 추가할 수 있다. 연결 기능으로는 와이파이 6E, 블루투스 5.3, 유선 기가비트 인터넷, 그리고 스팀 컨트롤러를 별도 동글 없이 바로 연결하는 2.4기가헤르츠 무선 수신부가 들어간다. 영상 출력은 HDMI 2.0과 디스플레이포트 1.4를 지원하며, USB 단자도 여러 개 갖췄다. 밸브는 메모리와 SSD를 사용자가 직접 늘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운영체제로는 리눅스(아치 리눅스) 기반의 자체 운영체제 '스팀OS 3(SteamOS 3)'가 기본 설치돼 출고된다. 운영체제는 기기를 움직이는 기본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스팀OS는 스팀 게임기 '스팀 덱'에 쓰인 것과 같은 계열로, 전원을 켜면 곧바로 게임 화면으로 들어가는 게임기 같은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동시에 일반 컴퓨터처럼 바탕화면 환경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운영체제(윈도우 등)를 설치해 쓸 수도 있다. 밸브는 윈도우용 게임을 리눅스에서 돌려 주는 자체 호환 기술 '프로톤(Proton)' 덕분에, 별도 설정 없이도 대부분의 스팀 게임을 그대로 구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능 면에서 밸브는 스팀 머신이 휴대용 기기 스팀 덱보다 여섯 배 이상 빠르다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스팀 게임을 화질 보정 기술 'FSR'을 켠 상태에서 4K 해상도·초당 60프레임으로 즐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래픽 메모리가 8GB로 제한돼 있어, 사양이 높은 최신 게임에서는 해상도나 화질을 낮춰야 할 수 있다. 밸브는 화면 떨림을 줄이는 기능과 화질 보정, 광선 추적 성능 등을 추후 업데이트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팀 머신은 밸브가 거실 시장에 도전하는 두 번째 시도다. 회사는 2015년에도 같은 이름의 제품을 여러 제조사와 함께 내놨으나, 게임 호환성이 떨어지고 하드웨어가 제각각이라는 한계로 시장에 자리 잡지 못했다. 이번에는 스팀 덱을 통해 다듬어 온 스팀OS와 프로톤 기술을 바탕으로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어 다시 도전하는 셈이다. 다만 1,000달러를 웃도는 가격과 8GB 그래픽 메모리라는 제약, 추첨에 따른 구매 대기 등이 변수로 꼽힌다. 실제 성능과 시장의 반응은 6월 말부터 나올 사용기와 판매 추이를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기술분과 유재섭 기자 news@kit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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