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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암호화 메시지 검열 권한 통신규제기관에 부여...2026년 4월 시행 예고
온라인안전법 121조 근거로 메시징 앱 전수조사 가능해져
[한국정보기술신문] 영국 정부가 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에 암호화된 메시징 서비스의 내용을 검열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조치로 시그널, 페이스북 메신저, 아이메시지 등 주요 암호화 메시징 앱들이 영국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될 전망이다.
1월 8일 영국 상원에서 핸슨 경은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121조에 따라 오프콤이 온라인 메시징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대해 테러 및 아동 학대 자료 검색을 위한 기술 도입을 강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핸슨 경은 오프콤이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는 즉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며, 2026년 4월을 시행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클라이언트 측 스캔 기술 도입
이번 조치의 핵심은 클라이언트 측 스캔 기술의 도입이다. 이는 메시지가 암호화되기 전 사용자의 기기에서 모든 메시지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되더라도 암호화 이전 단계에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암호화의 효과를 무력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안전법 121조는 오프콤에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들이 인증된 기술을 설치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메신저, 시그널, 아이메시지 등 주요 메시징 플랫폼들은 영국 정부가 요구하는 검열 기술을 탑재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라이버시 논란 가중
버틀러-슬로스 남작부인은 상원에서 오프콤이 즉시 작업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으며, 버거 남작부인은 업로드 방지 기술 도입을 주장했다. 버거 남작부인은 암호화된 메시지를 스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기술 기업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판하며 법적 강제를 통해 이를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이러한 검열 인프라가 일단 구축되면 아동 학대나 테러 방지를 넘어 다른 목적으로 확대 사용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처음에는 범죄 예방을 명목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증오 발언, 허위 정보, 정치적 비판 등으로 검열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주의 후퇴 우려
영국은 최근 급격한 시민 자유 제한 조치를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오프콤은 이미 온라인 언론에 대한 검열 압력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이며, 이번 암호화 메시지 검열 권한 부여로 감시 체계가 한층 강화됐다.
비판론자들은 한 번 구축된 검열 시스템은 영구적으로 남으며, 정부의 다른 목적을 위해 재활용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범죄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시작된 검열이 결국 일반 시민의 사적 대화까지 감시하는 디지털 감시 사회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프콤은 2026년 4월까지 관련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이후 협의 절차를 거쳐 내무부가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영국 내 프라이빗 메시징 서비스의 종단간 암호화는 사실상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정보기술신문 정보보안분과 안서진 기자 news@kitpa.org